Creators’ Kitchen
The time now needs more cooperation of majority interactive creators rather than minor elite designers with outstanding individual performances. If we open our minds even a little bit, we are able to soar through the universe of diverse values and characters as deep and colorful as our own. Even though networking has become much more convenient with the development of social networking services and such, open-mindedness is the key to experiencing the new universe. Opening your mind could require more courage than expected, but the fact is that the means are found easier these days.
Q. 이름이 독특해서 인상 깊다고 생각했는데, 현재 함께 운영하시는 DOMARANG의 설립 동기와 추구하는 가치 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공식적인 네이밍모티브는 가장 일상적인 의미인 주방의 도마로써 개인들의 꿈과 호기심이 적절히 잘 발현될 수 있는 판도마, 플랫폼, Platform, Board, Plate을 만들고 싶다는 저희들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마의 의미와 상상력을 실현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창작인들의 공동 작업실 도마랑DOMARANG입니다. 각 개인들을 요리사料理師, Cook, Chef라 보고 그들의 조리법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개인 작업공간을 도마Kitchen Board 라고 상상했습니다. 그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가치가 있다면 연결하는 길랑, 廊, RANG을 만들면 지금보다 더욱 풍성한 음식을 맛볼 수 있을 테니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동영 디자이너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제품디자인Product Design 전공.
Q. 현재 작업실의 이런저런 모습을 독자분들께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사진으로도 표현하기 힘든 작업실 모습을 말로만 설명하려니 힘드네요. 도마랑에 들어서며 보여지는 장면을 상상하듯이 설명 해볼게요.
주황색 대문을 열고 도마랑에 들어서면, 계단에 놓인 소파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는 디자이너가 보입니다. 계단을 내려서면 유리 벽을 통해 작업실 전경이 눈에 들어와요. 편안한 조명 아래 중앙 휴게공간에 놓인 소파에서는 시나리오 작가가 낮잠을 자고 있고 소파들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작업 테이블들에는 다양한 분야의 창작인들이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간이 바에서 갓 내린 커피를 따르며 졸음을 이기려는 건축가도 보이고요. 회의실에서는 영상을 보며 애니메이터들간에 회의가 한창입니다.
간단한 느낌이라도 전달이 됐을까요? 도마랑은 저희가 창작인의 입장에서 작업하는 데 가장 적합한 공간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만든 공간입니다. 책상 앞에 파묻혀 작업에만 몰두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파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쉬면서도 공상을 할 수 있는, 작업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드는 게 저희 목적이었습니다.

Q. 작업하며 환경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데요, 창작인들을 위해 필요한 환경은 어떤 것일까요?
창작의 분야도 워낙 다양하고 그 분야마다, 사람마다 원하는 작업환경이 다르기에 정답이란 건 없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작업공간과 휴식공간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는 휴식이 낮잠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구에게는 산책을 통해 환기가 되는 사람도 있겠죠. 작업이 정체되어 있고 머리가 복잡할 때는 책상 앞에서만 집중하기보다 오히려 중간중간 환기가 될 만한 휴식을 취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할 때야말로 정말 작업하기에 편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어떤 환경에서 작업하느냐 보다 언제 어디서나 생각의 끈을 놓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창작인에게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언제 어디에서 떠오를지 모르니까요.
Q. 많은 시간 작업에 몰두하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요, 현재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작업실과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창작인에게 필요한 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하는게 도마랑이라면, 지금 준비중인 사이트 ‘아이디어지IDEAZIE’는 창작인에게 필요한 정보가 모여있는 온라인 게시판입니다.
단순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창작인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들을 선정해서 그 정보들로 흐름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A라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출처는 어디이며,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또 그 정보를 이용하여 과거에 성취를 이룬 작업물들을 소개하는 등, 창작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컨텐츠를 다루는 사이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 막바지 제작 단계에 와 있습니다. 조만간 오픈하게 되면 알려드릴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최재혁 컨셉크리에이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운송디자인Transportation Design 전공.
Q. 최근, 비주얼아티스트 OKKI 작가님과 ‘Oriental Renaissance’라는 주제로 코믹콘에 출품하셨는데, 주제부터 결과물 모두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작업이었다고 회상하시나요?
이번 코믹콘 서울 2017에 참여한 것은 도마워크DOMAWORK의 일환이었으며, 그 취지는 동양인인 우리가 서양의 물질중심적 양식을 넘어 일상적인 사고마저 서양의 방식으로 하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일종의 질문이자 실험이었어요. 더불어 이번 행사 참여작을 제작한 것은 권력의 이동으로 인한 미美, beauty와 추醜, ugliness의 이동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자 한동안 우리가 잊고 지냈지만 동양의 정신과 생각들을 다시 꺼내보고 관찰해보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OKKI 작가는 이번 작업을 시작으로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서양(영국)에 의해 부적절하게 쓰여 왜곡되어버린 동양의 르네상스Oriental Renaissance를 이제라도 우리 스스로 교정하고 재정의 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비주얼아티스트인 OKKI 작가와 제 생각을 모두 보여주기엔 보름의 준비기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그 주제도 애초부터 단발적인 작업으로 기획된 주제가 아니기에 앞으로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제약 조건에 비해 훌륭한 성과를 만들었기에 노력 대비 만족스러운 협업이었습니다. 고객 중 96%가 외국인이었던 점도 저희들의 기획과 정확히 맞았던 결과였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시각이 궁금한 분들은 르네상스Renaissance와 오리엔탈Oriental이라는 단어들이 포함하는 서구중심적 의미들을 알아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희는 도마워크DOMAWORK를 통해 OKKI 작가와 지속적으로 이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며 현재 다른 프로들과 새로운 협업 프로젝트들도 협의 중에 있습니다.

Q.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창작인들과 교류하시고, 또 협업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배경에서 그러한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나요?
맞습니다. 덕원예술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2006부터 르노삼성자동차 기흥R&D 센터에서 자동차디자이너로 작업했습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모회사 르노의 컨셉카-프로젝트와 회사의 플래그쉽 모델 SM7 책임디자이너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덕분에 헤드헌터들의 연락도 많이 받았지만 문득 자동차 디자인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인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고민 이후에 다큐멘터리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된 교육이나 정보기술에 대한 정보들과 생각이 이어졌고 곧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과감히 자동차 디자인계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 판단을 믿고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것이죠. 한동안은 수익보단 경험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시각, 건축, 제품 등)에서 활동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서 설명 드린 도마랑DOMARANG을 열었고 현재 그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창작인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 모니터 타블렛 위에 애니메이션 감독의 공개되지 않은 작품을 위한 시나리오가 올려져 있으며, 제 옆자리에선 작가가 새로운 협업 프로젝트를 위해 구상하고 계십니다. 전 이분들이 제 개인의 전공 분야의 개인적 역량만 보는 것이 아닌 협업이라는 가치에 대한 가능성을 토론을 통해 확신했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지금 시대는 뛰어난 개인역량을 갖춘 소수의 엘리트보다 함께 소통하고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창작인들의 협업이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조금만 마음을 열면 우리는 각자가 가진 우주만큼이나 넓고 가치 있으며 색다른 이들의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기술(SNS 등)이 발전해도 본인이 변하지 못하면 생각보다 쉽게 경험할 순 없죠. 변하려면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마음만먹으면 그 수단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협업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때에 따라, 그 개인의 작업보다 나쁜 결과를 만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작업을 만들어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잘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할 준비를 한다면 협업은 점진적으로 높은 가치와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자신의 옆에서 함께하는 이들을 협소한 시각으로 평가하거나 경쟁의 적으로만 단정 짓는 것은 우리가 쉽게 해온 실수이죠.
협업을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경험을 쌓아 나가 협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자신을 발전 시키다 보면 자신의 전공이 더 넓게 이해되고 나아가 세상이 더 넓고 신나는 곳임을 알게 됩니다.
Q.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본 인상적인 창작자와 그들의 작업 과정,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어떠한 개인을 예로 드는 것이 너무 단편적인 것에만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같아서 우려되지만 제가 드리는 사례는 개인적 평가라는 전제로 말씀 드리자면, 영국 길거리예술가Street Artist 뱅크시Banksy와 MBW Mr. Brainwash, Thierry Guetta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봅니다.
이 둘을 예로 든 이유는 우선 뱅크시는 현대예술에 기반한 창작인이 아니지만 데미안 허스트Demian Hirst와 비교될 정도로 그의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타의만으로 중요한 현대예술가가 되었죠. MBW는 미국과 유럽 일대의 길거리 예술가들의 활동을 캠코더에 담는 단순 기록 작업을 하다가 그의 무능력을 조롱하며 던진 뱅크시의 거짓말을 믿고 전 재산을 걸고 거대한 공장식 팝 아트 데뷔 전을 치룬 인물입니다. 그의 전시는 예상과는 달리 부지불식간에 길거리 예술 출신의 팝 아티스트 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뱅크시의 직설적인 비평글을 홍보에 이용하여 더욱 유명해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흔히 MBW는 매우 세속적이고 개념 없이 남의 생각을 훔쳐 성공하는 창작인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저는 이 둘의 역사를 보며 역시 ‘생각’의 중요성을 느끼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짧은 글로 뱅크시와 MBW의 작업과정이나 그들의 가치관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뱅크시의 생각은 예리하고 정확하지만 표현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는 MBW와 달리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강력하게 보여줍니다. 놀랍게도 그는 자신이 다른 길거리 예술가들과 달리 그림을 잘 그리지도, 빨리 그리지도 못해서 스텐실을 선택했다고 자신의 영화를 통해 고백했죠. 즉, 표현력에 ‘장애가 있는’ 길거리 예술가로서 부적합했지만 그 누구보다 정확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작업에 담아내면서 그런 선입견을 없앴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것입니다.
결과론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MBW의 다큐 영화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Exit Through the Gift Shop, 2010’에서 보여준 그의 작업 과정을 보면 의식을 담기 위한 뱅크시의 작업과 그렇지 못한 MBW의 공작식 작업들의 실체를 알게 됩니다.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가로 평가하는 방식이 아닌 무슨 생각을 담으려 했는지를 평가하는 관점에서 창의성Creativity과 독자성Originality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지속되는 합리와 자본중심의 시대를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둘 다 가치 있는-현상이라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뱅크시의 가치가 현재 우리에게 조금은 더 중요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아직은 ‘공장工場, Factory’을 위한 ‘생각thought, Ideas, Concept’ 보다는 가치 있는 생각을 위해 공장이 필요한 것이 인류 중심적이고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저는 창작Creative Works이 삽으로 모래를 퍼내는 정량적Quantitive-인 것으로 이해되는 비극을 보지 않기를 바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Q. 함께 또는 혼자 작업을 해오시면서, 과정상 가장 무게를 두어온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음… 매우 어려운 질문이네요. DOMALEARN 학생들에게 했던 말을 제게도 똑같이 적용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호기심Curiosity을 갖고 세상을 보고 그 호기심의 가치에 확신을 갖고 그 선택을 현실로 선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행력Proactivity, 이 두 가지가 제게 제일 중요한 것 같네요. 일단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알게 된 후 그것들이 타당한지 또, 어떻게 하면 실현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순서가 따라온다는 선후 관계를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최근 협업을 하면서 객관성Objectivity의 중요성을 고민 중입니다. 이 관점이 추가된다면 호기심Curiosity, 객관성Objectivity, 선행력Proactivity 이렇게 세 가지가 되겠네요.

마지막으로 창작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재혁
앞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가름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추가하자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아내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받은 19년에 걸친 주입식 교육의 목적이 각 개인의 꿈이나 희망과 닿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전공이 결정된 후에도 이러한 현실적 고민이 계속되는 중요한 이유는 ‘낮은 자기 주도적 판단능력’ 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시면서 스스로 가치판단을 하는 것을 멈추지 않길 바랍니다.
판단하려면 보고 아는 것이 아닌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렵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가장 신나는 일이란 것을 금방 느끼실 겁니다. 자기 주도적 판단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과서 이외에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른으로서 판단해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며 창작인들이 가장 원하는 창의력도 그런 태도를 갖게 되면 노력하는 만큼 커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동영
뒤돌아 생각했을 때 제가 대학 생활 중에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을 말해주고 싶네요… 대학생 때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정말 하고 싶다고 느끼는 일을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직업’이라는 단어를 찾으라는 게 아닙니다. 전공이나 취미, 또는 관심사들을 바탕으로 형성된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어떤 길로 나아가고 싶다는 큰 방향을 설정하는 걸 말하는 거예요. 가는 길에 부딪치고 넘어지고 멀리 돌아가게 되더라도, 가려는 방향이 정해져 있다면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제가 그렇게 헤맸던 사람 중에 하나이거든요. 🙂
Interviewer
최재혁 Zake CHOI,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운송디자인Transportation Design 전공.
이동영 Mono LEE
한국예술종합학교
Interviewer
김재형 Kim, Jaehyeong
한우석 Han, Wooseok
연세대학교 디자인예술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