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ID Column

적정기술의 나눔_ 사회공헌디자인

매년 수천만 개의 공산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것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대부분의 산업 디자이너들은 팔기 위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어떠한 제품들은 팔릴 것이고 그렇지 않은 제품들은 버려질 것이다. 만약 버려진다면 대량생산에 의해 수 많은 양의 쓰레기가 양산되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제품들은 의미 있고 그 중 절반 이상은 우리 생활에 필요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필요성과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디자인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현대의 디자인은 사람들의 환경을 만드는 도구로써 위선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따른 상업적인 디자인은 과연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디자인이라 하면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줄 창조적인 도구가 되어야 하는데 현대 사회에 있어서 디자인은 제 역할을 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다. 또한 단순히 겉만 번지르르해 진 디자인에 대해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책임은 우리 디자이너에게 있다. 현재는 과거와 다르게 융합적 가치 체계가 널리 퍼졌고 디자인 영역 또한 그 흐름에 맞추어 발전되어 왔다. 산업 디자인의 경우에는 과거에는 대량생산체제로부터 생산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발전되었다.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기능성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점차 사용자의 인지와 경험을 중시하는 감성을 요구하는 시대로 변화되었다. 그에 따라 디자이너와 사용자의 상호적 관계가 형성되었고 서로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디자이너가 영향을 주고 받는 분야는 다양해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맺는 만큼 디자이너는 문제점들을 만들 수 밖에 없다. 특히 현재 가장 언급이 많이 되는 것은 환경에 대한 책임이다. 제조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 그 제품 사용에 따른 오염 그리고 사용 이후의 폐기 과정. 각 과정에서 오염의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시도들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삶의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들의 사회적 책임 또한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사람들의 관계를 이용한 디자인이 떠오르고 있다. 과거 상업주의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정신적 만족을 추구 하려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올바른 디자인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사용자의 Needs를이해하고 사회적 맥락을 이에 적용한다면 좋은 사회적 디자인이 될 것이다. 창조적이고 기본적인 것의 시작, 적정기술은 사회에 공헌하기에 알맞지 않을까? 사회적 디자인이라하면 흔히 우리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을 생각한다. 현재 사회공헌 디자인은 대체로 제 3세계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 문제를 완화시키고 더 나아가 해결해 줄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으로 적정기술을 사용해 이루어진다. 여기서‘적 정기술’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이다. 특히 적정기술을 사용할 때는 문제의 근원을 찾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특정한 환경 혹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경우, 그들의 일상에 대한 충분한 관찰과 조사가 필요하며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그들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적정기술 사례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사례 1] Q-Drum
Q-Drum은 최소한의 기술과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활동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사례이다. 디자이너 한스 헨드릭스는 아프리카 주민들이 물을 구하기 위해 무거운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하루에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Q 드럼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동의 편리함을 주기 위해 굴리는 방식을 사용하였고 줄로 연결하여 끌고 다니는 방식이다. 그 모양이 알파벳 Q모양을 닮았다고하여 Q-Drum이라고 불린다. 이 Q 드럼을 이용하면 어린아이, 여성들이 적은 힘으로 많은 양의 물을 옮길 수 있다. 한번에 50L~75L정도의 물이 통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는 한 가족이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Q-Drum을 통해 시간절약이 되었고 각자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디자이너 한스 헨드릭스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을 잘 관찰하여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냈다. (출처 http://www.qdrum.co.za)

[사례 2] Liter of Light_페트병 전구
필리핀에서는‘내 보금자리 재단’이 주도하는‘1 리터의 빛’ 캠페인이 실시되었다. 지난 6개월 동안 저소득층 약 2만 5000가구가 방안을 밝히는 성과를 거뒀다. 그 중에서도 Sitio Maligaya라는 철길 옆 가난한 마을이 있다. 대부분의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 낮에도 어두운 바람에 넘어지기 일수 이다. 필리핀에서는 인구 40%가 하루 2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살고 있다. 그런데도 전기료는 비싸다. 필리핀에서 싸지 않은 게 하나 있는데, 그게‘전 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 때문에 약 300만 가구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전기가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가구에서는 아예 전등을 켜지 않거나 촛불을 켜놓고 살다가 종종 화재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가정들에게 전기를 이용하지 않는 전구는 얼마나 획기적인가? 전기 없이 밝혀 주는 페트병 전구의 등장은 마을 사람에게 정말‘빛 ’이 되었다. 이 페트병의 원리 또한 굉장히 간단하다. 지붕에 올라가 구멍을 뚫으면 집안 내에서는 구멍을 뚫린 자리만 빛이 들어와 밝을 것이다. 하지만 버려진 페트병에 세제 혹은 표백제를 탄 물을 담고 그 구멍 속으로 집어 넣으면 집안 전체가 밝아진다.

햇빛은 세제나 표백제 성분과 만나게 되면 흩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집안 전체에 빛이 퍼지게 되는 것이다. 작업의 경우 5분만에 완성되며 1달러의 비용만이 든다. 이렇게 적은 돈으로 약 55W의 전등의 밝기를 만들어낸다. 물론 이 전구는 태양이 떠있을 동안만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 낮의 변화만으로도 마을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출처 http://aliteroflight.org)

2013_%ed%8e%98%ec%9d%b4%ec%a7%80_051_%ec%9d%b4%eb%af%b8%ec%a7%80_0001 2013_%ed%8e%98%ec%9d%b4%ec%a7%80_051_%ec%9d%b4%eb%af%b8%ec%a7%80_0002 2013_%ed%8e%98%ec%9d%b4%ec%a7%80_051_%ec%9d%b4%eb%af%b8%ec%a7%80_0003 2013_%ed%8e%98%ec%9d%b4%ec%a7%80_051_%ec%9d%b4%eb%af%b8%ec%a7%80_0004

[사례 3] Sound Spray
해마다 5억 이상의 인구가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이 중 66만 명이 사망한다. 그 중 90%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데 놀라운 사실은 86%가 5세 미만의 어린이거나 산모라는 것이다. 결국 매 60초마다 1명의 어린아이가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많은 나라에서는 말라리아 퇴치 캠페인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좋지는 않다. 이 무시무시한 모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카이스트 ID+IM 연구소에서는 ‘Sound Spray’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 스프레이 또한 적정 기술을 이용한 예로, 제품의 핵심은 바로 ‘초음파’이다. 산란기의 암모기의 경우 숫모기의 소리를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다. 따라서 숫모기가 내는 1만2000Hz에서 1만7000Hz까지의 초음파를 작동시키면 암모기들이 도망친다. 이러한 소리의 원리를 이용하여 스프레이 형식의 모기 퇴치기를 만들었다. 기존 액체 살충제의 스프레이 형식에서 착안하여 스프레이 분사를 액체가 아닌 초음파를 분사한다.

Sound spray의 작동 원리는 우리가 어렸을 적 과학시간에 배웠던 간단한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자석에 의한 코일의 왕복 운동을 통해 전기를 얻는 것인데 자석을 코일의 방향으로 회전시켜 전기를 발생시킨다. 노즐을 누르면 쌓여있던 전기가 초음파를 방출한다. 스프레이를 1분 동안 흔들면 1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잠자기 전 8분 동안 흔들면 그 날 밤은 모기 걱정 없이 편안하게 잘 수 있다. 흔들기만 하면 모기 걱정이 줄어드니 안심하고 잠에 들 수 있겠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3세계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Sound Spray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아웃도어 용품으로 출시되어 야외활동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 (출처 : http://idim.kaist.ac.kr, http://blog.naver.com/hannah0201/110152770557)

이렇게 적정기술을 통한 제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생활의 변화를 준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스스로의 구매가 어려운 것이 대다수이다. 제 3세계 사람들이 자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의 교환이 비즈니스 구조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기부와 나눔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기부와 나눔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방적인 나눔의 형태가 아닌 스스로 틀을 만들 수 있는 기부가 되어야 의미 있다. 기본적인 기술을 이용한 나눔은 참 멋진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나눔 즉 디자이너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판단은 사실상 개인들의 몫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드는 자의 시선, 계획자의 시선에서 사회적 의식은 필요하다. 적정 기술이 기본적인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발전과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혁신적인 기술들이 나오기도 한다. 단순히 소비를 위한 디자인만을 개발한다면 창조적이고 실속 있는 디자인이 나오기 힘들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진보적인 기술들이 나오겠지만 그것은 시간에 따른 결과이다. 따라서 그 시점에서 필요한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이 당시의 최고의 결과가 아닐까? 따라서 그 시점에서 필요한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이 당시의 최고의 결과가 아닐까? 또한 유니버설 디자인. 에코 디자인 등 이미 각 분야의 고차원적인 디자인들이 실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사람’이 아닌 것부터 우선수위를 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 왜냐하면 디자이너의 윤리성에 있어서 보편적인 윤리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디자이너에게 높은 사회적,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며 인문적 사고와 실천을 요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날씨를 잡아라!

요즘 들어 날씨가 이상해지고 있다. 봄가을은 점점 사라져 가고, 맑다가 예고 없이 비가 오기도 한다. 올해 장마는 50일 넘게 이어지기도 했다.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기후 변화는 지속될 것이다. 지난 4월 기상청이 주최한 ‘2013 기상청 우산 디자인 공모전’이 많은 사람들의 성원 속에 마무리되었다. 기후변화 메세지와 기상 현상을 담은 우산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하여 총 3,153편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디자인 공모전에 3100여 점이 응모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기상·기후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날씨는 의류, 식품, 레저, 건설, 에너지, 농업, 수산업, 유통, 가전, 건강,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가령, 올해처럼 장마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고 하자. 비가 많이 내리면 재래 시장보단 주차장과 지붕이 있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을 더 선호하고, 홈 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된다. 또한 레저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실내 수영장이나 실내 놀이공원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음료와 빙과류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식품·유통업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건강·의료 분야에도 영향이 미치는데 일조량 부족, 높은 습도로 우울증 환자와 장염 환자가 증가하게 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의 51%가 날씨의 영향을 받으며, 국내 산업의 80% 정도가 날씨와 관련 있다. 날씨는 단지 우리 생활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의 지도를 바꾼다. 따라서 대비하지 못하면 날씨는 실패 요소가 되겠지만 이용할 줄 안다면 날씨는 기회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날씨만큼 소비자의 마음도 빠르게 변한다. 날씨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경영이나 마케팅에서는 날씨에 따른 소비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날씨 경영’, ‘날씨 마케팅’이 뜨고 있다. 날씨를 알면 돈이 보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스타벅스’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쌀쌀해지면 따뜻한 음료를 찾는다는 점을 착안하여 비가 많고 쓸쓸한 미국 시애틀에서 가장 먼저 ‘비 오는 날, 그리고 커피’를 내세운 날씨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마케팅은 성공으로 흥행하였고 지금까지도 비 오는 날 친구와 함께 오면 한 잔 더 제공해주는 ‘비 오는 날 쿠폰’ 등 날씨 마케팅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롯데 백화점에서는 전국 모든 점포에서 장마 기간 동안 예상치 못한 비가 와 비를 맞은 경우 타올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종이 쇼핑백이 젖을 경우를 대비하여 레인 커버도 증정하였다. 이외에 버스나 택시까지 담당 관리자가 우산을 씌워주는 등 다양한 날씨 마케팅을 선보였다. 이밖에 많은 곳에서 날씨 분석을 통하여 소비자 구매 패턴과 선호 상품을 밝혀 내고, 상품 발주와 재고 관리를 하거나 날씨 정보에 따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짜내고 있다.

날씨를 분석해서 상품 기획에 이용하는 날씨 경영, 날씨 마케팅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한 사용자의 대응 체계의 취약성을 보완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도 날씨를 기회로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날씨 어플리케이션이다. 오늘 비가 올까? 우산을 챙겨가야 하나? 우리는 매일 매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내일의 날씨를 확인한다. 앱스토어에 별도의 날씨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로 날씨 어플리케이션은 굉장히 많다. 대디컴퍼니의 날씨 앱 ‘테이크 웨더’는 사용자를 기상 캐스터로 만든다. ‘오늘 날씨 어때요?’라는 질문에 사용자들이 사진으로 대답하여 사용자들끼리 날씨 정보를 공유하게 만든다. GBM의 ‘웨더톡’도 비슷한 방식인데 GPS좌표값을 활용한 실시간 ‘내 위치 날씨’와 ‘톡(Talk)’으로 다른 사람들과 날씨 정보를 공유한다. 날씨 정보를 실제 그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해 더 정확한 날씨를 알 수 있어 사용자들은 기후 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 날씨 어플리케이션 말고도 기후 변화에 대응을 도와주는 제품과 서비스는 많다. WaarSchijntde-ZonWel.nl는 날씨정보를 기반으로 여행지를 찾는 사이트로, 사용자가 원하는 날씨(온도)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해 준다. 여행지를 결정할 때 중요한 요인에 속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날씨’이다. 그래서 이용자가 원하는 날씨정보를 기반으로 여행지를 추천하는 기능을 갖추고, 이런 기능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Winter Wake-Up는 사용자가 기상시간을 입력하면 밤새 온라인 기상정보와 연결되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종합하고 만약 밤 동안 눈이 오거나 얼음이 얼 경우에는 평소보다 일찍 알람을 울린다. 날씨 탓에 출근 전 소요시간을 배려한 발상이다. 또한 vavuud의 Wind meter는 전기 없이 작은 자석이 회전하는 제품을 스마트폰의 이어폰잭에 꽂아 풍향을 측정하며, 실시간으로 웹상에서 각 지역의 정보를 공유한다. 야외활동이 많거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배를 타야 하는 경우나 윈드서핑, 글라이더 등의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바람의 세기가 중요한데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대략적인 바람의 세기 정보로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이 제품을 통하여 매 시각 특정지역에서의 정확한 풍향 정보를 알 수 있다.

앞으로 환경오염이나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날씨는 더더욱 이상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날씨는 큰 실패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날씨을 읽고 이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날씨를 정확히 분석하고 예측하여 그것을 신속하게 상품 기획에 반영하여야 한다. 아니면 기후 변화에 취약한 사용자를 도와주어 사용자들이 날씨에 구애 받지 않도록 하는 날씨 관련 상품도 좋다. 날씨를 이용한 제품과 서비스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열어 날씨를 잡아보자.

2013 코엑스 산학연협력 탐방기

시스템 디자인 실습 수업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캡스톤 교내우수사례로 뽑혀 10월 23,24,25일,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산학연협력 EXPO’에 참가했다. 출품작은 ‘Home AED System’으로 기존의 자동제세동기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새로운 유비쿼터스 헬스(U-Health) 시스템으로 크게 자동제세동기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의 심장의 상태를 읽을 수 있는 팔찌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선통신을 이용하여 기기 간 정보공유가 이뤄지도록 하는 개념디자인을 제안하였다.

2013년 여름학기가 시작되기 며칠 전 같은 과 선배로부터 시스템디자인수업에서 같은 조를 하자는 전화를 받았다. 시스템 디자인 실습은 산업디자인 전공을 희망하는 3학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업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특히 수업의 모든 프로젝트가 조를 짜서 진행하므로 아는 사람들과 미리 조를 짜놓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선배와 함께 하기로 하였다. 수업진행은 크게 3단계로, 기본적인 역학에 관한 학습, 기존 제품 문제점 분석 및 리디자인, 새로운 제품 디자인으로 구성되어있다.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울뿐더러 학점에서도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젝트인데 크게 두 조로 나뉘어 우리 조는 자동제세동기를, 다른 한 조는 헬스자전거를 디자인하였다.

자동제세동기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되는 심장 정지 상태의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원상태로 되돌려주는 기기로써 의료인만 사용할 수 있는 수동제세동기와 달리 일반인들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한 두 개로 모든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으며 배터리를 이용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갑자기 발생 된 심장관련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자동제세동기는 낯선 기기이지만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심정지 환자와 자동제세동기 보급에 대한 법률적 강화 등을 보아 향후 몇 년 뒤에는 자동제세동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기존의 자동제세동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조금 더 값싸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자동제세동기를 디자인했다.

자동제세동기의 이름은 ‘VESTA’로 로마 신화에 나오는 가정을 수호하는 ‘Vesta’라는 여신의 이름을 따왔으며 시스템은 크게 자동제세동기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의 심박수를 체크하는 팔찌로 구성돼있다. 조원은 총 6명으로 초반에는 함께 자료를 조사한 후, 디자인을 하는 단계에서는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자동제세동기 디자인을 맡았고 다른 한 팀은 어플리케이션 설계 및 GUI 를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나는 어플리케이션조에 속하여 GUI디자인과 플래쉬 작업을 맡게 되었다.

어플리케이션의 역할은 크게 비상시와 평상시로 나뉘어지는데 평상시에는 심박수 관리, 자동제세동기 관리 그리고 응급처치 관련 교육을 담당하고 비상시에는 신속한 신고를 돕는다. 별도로 사용자의 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는 팔찌가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항상 체크하고 스마트폰에 심장 정보를 보내 사용자가 평소에도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심장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한다. 심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팔찌가 사용자의 심박수의 이상 유무와 움직임이 있는지 없는지를 분석한 후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면 비상신호를 스마트폰에 보내 빠르고 신속하게 119센터에 신고를 한다. 또한, 어플리케이션에 저장해놓은 비상연락망으로 긴급문자를 보내어 응급구조대보다 더 먼저 올 수 있는 근처의 가족이나 이웃들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동제세동기 프로젝트가 교내 캡스톤 디자인 우수사례로 뽑혀 10월 23일, 24일, 25일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산학연협력 EXPO에 참가하게 됐다. 이 전시회는 캡스톤 디자인 우수성과뿐만 아니라 LINC가족기업 취업박람회나 창인발굴 오디션, 창업 페스티벌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되었으며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 고등학생, 직장인들도 많이 참가하여 각기 개성 있고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들을 선보였다. 전시기간이 시험기간하고 겹쳐 팀원들이 각자 맡을 시간을 정해서 부스를 맡았으며 비는 시간에는 링크사업단에서 오신 직원들이 대신 자리를 지키며 설명을 도와주셨다.
첫날에는 한 시간마다 한 번씩 고등학생 단체관람객들이 와서 전체적인 시스템 및 디자인 프로세스등을 설명해 주었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와는 달리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미 학교에서 소방안전교육을 받아 자동제세동기와 응급처치 방법 등을 알고 있어 새삼 나이차이를 실감 할 수 있었다. 설명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후 시간이 조금 남자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학교 출품작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아이디어가 좋거나 마감 품질이 뛰어난 출품작들도 많았지만 가끔은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출품작들까지 역시 대학생들만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전시장이었다. 전시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던 점은 프로토 타입의 작동 유무가 보는 사람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즉 실제로 사용 가능한 정도로 구현하여야 하는데 시간, 기술, 예산 등의 문제 때문에 아쉽게도 작동되는 프로토 타임은 만들 수 없었다. 또한, 다른 팀들은 특허나 실용신안도 등록하고 비즈니스에 관한 부분도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으며 실제로 출품작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제품이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구현 가능성과 사업모델 등을 상당히 중요시 여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팀은 전체적인 시스템 개념과 외관에 집중하여 이런 부분들을 신경 쓰지 못했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다.

이번 산학연협력 엑스포를 통해 다른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출품 된 신선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었고 또 전문가들의 현실적인 조언들은 들을 수 있어서 진로설계와 앞으로 무엇을 좀 더 공부해야 할지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링크사업단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창출하여 창업 혹은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

가치의 재탄생

모두들 재활용, 리사이클링 (recycling)이란 단어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재활용이란 수명을 다한 제품이나 원료 등을 회수하여 재생, 이용함으로써 유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는 것으로 ‘재순환’을 말한다. 세계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환경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이 아주 중요하며 국가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재활용이 당연시 되고 있고, 우리 생활 속에도 재활용은 깊이 들어와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분리수거도 재활용의 한 방법이며 이외에도 리폼이나 중고 옷가게 등 우리는 기존의 자원을 일상 생활에서 쉽게 재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기존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더욱 더 가치있는 재활용(re-cycle) 방법이 생겨났는데. 바로 업사이클(up-cycle)이다.

새활용이란 말로도 쓰이는 업사이클은 기존에 단순히 용도를 변경하는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단순한 재사용 보다 한 단계 진보된 개념으로써 재활용품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불어 넣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재활용품의 가치를 높여 멋지고 아름다운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업사이클의 실천 사례로는 가정과 사회 에서 여러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 가 장 눈에 띄는 것으로는 업사이클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공헌 활동이 있다. 업사이클은 환경을 더 욱 가치있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기에 많은 기업 들이 업사이클을 사회적 공헌의 방법 중 한가지 로 실천하고 있다.

업사이클을 실천하는 유명한 기업으로는 스위 스의 프라이탁(freitag)이 있다. 취리히에서 가방 속 물건이 비에 젖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물색하 다 낡아 버려지는 트럭의 방수 덮개에서 아이디 어를 얻어 메신저 백을 만들면서 시작된 이 기업 은 낡은 트럭 방수 천막과 현수막, 폐타이어, 자 동차 안전벨트 끈 들을 이용하여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어낸다. ‘인간과 지구 를 보호함으로써 선한 이윤을 얻는다’라는 프라 이탁의 기업 철학답게 이 기업의 제품은 업사이 클링이란 아이덴티티 안에서 만들어진다. 이렇 게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가방 들은 유일한 패턴을 가진 가방으로서 희소성까 지 갖추게 되며 인기를 끌어 연간 30만여 개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게다가 프라이탁 가방이 판매되는 취리히의 본사도 17개의 컨테이너를 쌓아올려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솔메이트 삭스의 제품
솔메이트 삭스의 제품

또 다른 기업으로는 돈을 주고 버려야 하는 오 래된 소방 호수를 가져다 가방, 벨트, 지갑 등을 만들고 수익의 절반을 소방서에 기부하여 화재 진압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관들에게 지 원하고 있는 독일의 포이어웨어(Feuer wear)가 있다. 이 브랜드의 제품들은 모두 수작업 공정 으로 이루어지며 프라이탁과 마찬가지로 세상 에 하나만 존재하는 유일한 상품이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소방 호스의 글자 마크를 간직한 채 제작이 되고 있으며, 직원이 5명 뿐이지만 전 세계에 80개 매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가구 업계의 대표적인 업사이클 빈티지 브랜드 인 우리나라 기업 매터앤매터가 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의 화물을 운송하던 트럭과 오래된 집, 어선으로 사용하던 배, 바닷물에 오랜 시간 담겨져 있던 나무를 해체하여 얻은 나무들로 인 도네시아 현지에서 공정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 구로 탄생시킨다. 문제가 있던 나무들로 제품을 만들게 되기에 흠집이 나있고 큰 흠집 같은 경 우 나무를 메꾼 흔적이 나있지만 그런 점들을 빈 티지 적인 요소로 탈바꿈 시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하고있다.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교 통수단인 모터사이클의 폐타이어를 이용해 신 발을 만드는 인도솔(www.indosole.com), 타이 어로 핸드백, 백팩, 휴대폰 파우치 등을 만드는 사이클러스 (www.cyclus.com), 헌 옷에서 실을 뽑아내 그 실로 양말을 만드는 솔메이트 삭스 (Solmate Socks) 등 업사이클 브랜드들은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으며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업사이클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이는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소비를 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업들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업사이클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패션이나 가구 업계의 업사이클링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눈길을 끌만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마니아 층을 꾸준히 형성해 가고 있다. 그래서 그를 통한 작품이나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오래되진 않았지만 우정사업부가 사회적기업 터치포굿과 함께 업사이클링 전시를 연지도 2회째이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작은 규모의 사회적 기업만으로는 업사이클링 시장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고, 재활용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숙련된 디자이너가 확보되지 않아 제품의 가격이 높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 보호와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업사이클링 시장은 더욱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의 재활용 비율은 49.2%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자랑하고 있어 23.3%의 미국, 15%에 불과한 프랑스보다 훨씬 높다는 점 역시 업사이클 사업을 하기에 유리하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재활용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업사이클링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대단히 큰 흐름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우리나라에선 곧 업사이클이 새로운 디자인, 시장 트렌드로 크게 뜰 것이며 그에 따른 제품들도 아주 많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사이클을 보며 그저 단순히 쓰레기를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다거나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업사이클링의 의미는 환경을 위한 작업인 동시에 버려지는 물건으로부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고쳐 사용하는 것. 그저 환경을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도 충분히 생각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