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웠던 시스템디자인

Nov 25, 2017 | ID Lecture, Know-理知

남현욱 Nam, Hyunuk

남현욱 Nam, Hyunuk

디자인예술학부 산업디자인학

System Design I Learned

After the lectures were over, individual projects using medical appliances continued. More than anything, by applying the work from the class projects in real life situations, I had the ambition to check how effective my methods could be utilized, how successive a design it was, what I lack from it, and in which direction I could develop it in the future.


캡스톤 디자인

캡스톤 디자인이란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학 전 과정에서 배웠던 모든 이론과 교과목들을 종합적으로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산업체와 연계하여 작품을 기획 설계 제작하는 일련의 전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종합설계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를 이용하여 팀원으로 하여금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의사소통 기술과 실제 설계 이론을 적용하여, 창의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기업 수요에 부흥하는 교과과정 개편, 산업에서 요구하는 과제 발굴 및 수행 등을 통해 제품을 실용화를 촉진하고, 학생을 관련 산업 기억으로 취업을 유도하는 실질적인 산학협력 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시스템 디자인

디자인이란 단순히 외형만을 다듬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물론 외형을 다듬는 것도 디자인의 일부이긴 하지만, 사실 디자인이란 굉장히 넓은 범위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작년 인턴 시절 나의 룸메이트였던 로봇공학과 형도 디자인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는데, 로봇공학과에서의 디자인은 구조상의 설계를 뜻한다고 나중에 전해 들었다. 시스템 디자인 역시 다양한 범위의 디자인 중 단순히 외형뿐만 아닌, 기술적인 그리고 실제적인 기능을 이해하고, 사용 과정에서 사용자 및 주변인과의 인터랙션으로 발생하는 미적이고 상징적 기능들을 최적화 시키는 디자인을 뜻한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복합적인 기능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기능 요소들을 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이론에 근거한 과학적인 분석과정과 종합과정을 필요로 한다. 시스템 디자인의 목표는 과학적인 시스템 디자인 방법론을 현재 생산되는 의료기를 대상으로 교수와 실습함으로써 시스템 디자인을 실천적으로 함양한다. 시스템 디자인 수업에서는 크게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첫 번째 프로젝트는 Tool Belt 디자인, 두 번째 프로젝트는 의료기기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프로젝트인 의료기기는 비디오 후두경을 진행했는데, 이 비디오 후두경과 툴벨트는 흔히 공부했던 창의성이 넘치거나, 외형적으로 뛰어나고 기능이 다양한 제품이 아니었다. 지극히 전문적인 이 두 가지 물건들을 마주한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실전을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들은 실제 회사와 연계된 수업과정을 통해 이론적으로만 배웠던 디자인을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Lary-S의 대표이미지
Copyright 2017. Nam Hyun-uk, Han Tae-kyeong, Shine Sun-mi.

비디오 후두경이란, 비디오와 손잡이 그리고 블레이드로 구성된 의료기구이다. 이 의료기구는 응급상황 때 의식을 잃거나, 수술 환자의 기도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의료 기구로 입에 블레이드를 깊숙이 넣고 조금 들어 올려, 파이프를 삽관할 때까지 혀와 턱을 고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시술 중 블레이드 끝에 설치된 소형 카메라가 모니터에 연결되어 파이프가 기도에 정확히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디오 후두경은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이니만큼 신속성과 안전성이 강조되어 많은 디자인의 제약점이 있고,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한 실제 비디오 후두경 제작업체에서도 제약점들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었다.

비디오 후두경에는 크게 3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로, 기기의 손잡이가 인체공학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아 불편함이 있었고, 두 번째로, 모니터는 내구성이 낮고 구조상 결함이 있어 방수에 취약했으며, 피와 오물에 자주 노출된다는 문제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환자의 입 크기와 식도의 길이에 따라 다른 크기의 블레이드를 사용해야 하여, 여러 종류의 블레이드를 들고 다녀 블레이드의 분실의 문제가 자주 발생했고, 쉽게 손잡이에 끼워지는 구조도 아니었기 때문에 응급상황에서는 전문가조차 당황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긴급 상황에서 빠르고 간단한 사용, 높은 안정성, 피나 오물을 쉽게 씻어낼 수 있는 위생성과 방수 기능 등은 기본적으로 요구됐다.

우리는 단순히 1차원적인 해결이 아닌 문제의 본질을 알기 위한 현장 필드 리서치와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고, 양질의 정보를 얻기 위해 후두경을 실제로 사용하는 간호사, 응급 구조사 분들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동시에 후두경 업체와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한 실제 문제,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확실히 실제 현장에서 겪는 문제와 우리가 이론적으로 다가갔을 때 느끼는 문제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다. 우선 현장에서는 신속한 처치를 위해 후두경을 사용한 직후 아무 곳에나 던져버리고, 바로 다음 의료 행위를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이는 위생과 내구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해 주는 원인이 되었다. 또한 크기 차이가 많이 나는 소아형 블레이드와 대형 블레이드 두 종류 이외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블레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점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다양한 크기의 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블레이드-손잡이 분리형보다는 일체형 블레이드를 더 많이 선호한다는 점 등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정보들을 종합하여 구제적인 로드맵과 아이디어 구상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기존의 방식이 아닌 손잡이-블레이드 일체형으로 하되 기존의 분리형 블레이드가 가진 다양성이라는 장점은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진행했다. 디자인 방향과 문제를 확인했지만 의료기기 특성상 안전하고, 어떠한 극한상황에서도 기본적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해야 하는 등, 수많은 제약이 있어 아이디에이션이 전체 과정 중 가장 고통스럽고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최종 아이디어는 컨셉 아이디어의 수많은 부분을 조합하여 완성되었다. 사실상 기존의 모든 기능들을 다른 방식으로 대체했는데, 핸드폰에서는 많이 사용되나 기존의 제품군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았던 실리콘 케이스를 사용해서 내구성과 방수성을 높였고, 방수에 제일 취약했던 모니터 (상하)틸팅 회전 부분은 실리콘 내부에 위치하고, 모니터 (좌우)로테이팅 회전 부품은 실리콘 외부로 위치하여 실리콘의 유격을 방지했다. 또한 분리형 블레이드를 사용했던 기존 후두경을 일체형으로 변환시키되, 블레이드를 교체하는 것이 아닌 블레이드가 부착된 손잡이를 교체하도록 하여 교체 시 신속성과 직관성을 더했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을 때 블레이드가 손잡이에 포개어 보관하도록 디자인되어 휴대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동시에 블레이드가 수납되는 손잡이 부분은 왼손으로 잡았을 때 손가락이 들어가는 공간으로 사용되어 더 꽉 단단하게 잡을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손잡이 크기와 형태는 인체공학적 요소를 고려하여 디자인되어 손이 큰 남자 의료인부터 손이 작고 힘이 약한 여자 의료인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이 의료기기를 이용한 개별 프로젝트는 진행이 계속됐다. 무엇보다 시스템 디자인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진행되었던 작업물들을 실전에 적용함으로써, 내가 사용한 방법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고, 얼마나 성공한 디자인인지, 그리고 어떠한 점이 부족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 나의 결과물을 사용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연구재단의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였다.그리고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는 한국연구재단 주최의 디자인 경진대회로, 50여 개 학교와 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비디오 후두경의 결과물을 정리하여 응모하였고 영광스럽게도 학교 대표로 선발되었다. 이후 8월과 11월 정부세종컨벤션 센터와 부산 컨벤션 센터 열리는 경진대회에 참가하여 부스를 내고 발표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후 좋은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되었고, 한국연구재단상을 수상, 현재 옥션 마켓을 진행하면서 사업화를 위한 전초 단계를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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