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재활용, 리사이클링 (recycling)이란 단어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재활용이란 수명을 다한 제품이나 원료 등을 회수하여 재생, 이용함으로써 유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는 것으로 ‘재순환’을 말한다. 세계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환경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이 아주 중요하며 국가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재활용이 당연시 되고 있고, 우리 생활 속에도 재활용은 깊이 들어와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분리수거도 재활용의 한 방법이며 이외에도 리폼이나 중고 옷가게 등 우리는 기존의 자원을 일상 생활에서 쉽게 재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기존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더욱 더 가치있는 재활용(re-cycle) 방법이 생겨났는데. 바로 업사이클(up-cycle)이다.
새활용이란 말로도 쓰이는 업사이클은 기존에 단순히 용도를 변경하는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단순한 재사용 보다 한 단계 진보된 개념으로써 재활용품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불어 넣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재활용품의 가치를 높여 멋지고 아름다운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업사이클의 실천 사례로는 가정과 사회 에서 여러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 가 장 눈에 띄는 것으로는 업사이클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공헌 활동이 있다. 업사이클은 환경을 더 욱 가치있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기에 많은 기업 들이 업사이클을 사회적 공헌의 방법 중 한가지 로 실천하고 있다.
업사이클을 실천하는 유명한 기업으로는 스위 스의 프라이탁(freitag)이 있다. 취리히에서 가방 속 물건이 비에 젖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물색하 다 낡아 버려지는 트럭의 방수 덮개에서 아이디 어를 얻어 메신저 백을 만들면서 시작된 이 기업 은 낡은 트럭 방수 천막과 현수막, 폐타이어, 자 동차 안전벨트 끈 들을 이용하여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어낸다. ‘인간과 지구 를 보호함으로써 선한 이윤을 얻는다’라는 프라 이탁의 기업 철학답게 이 기업의 제품은 업사이 클링이란 아이덴티티 안에서 만들어진다. 이렇 게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가방 들은 유일한 패턴을 가진 가방으로서 희소성까 지 갖추게 되며 인기를 끌어 연간 30만여 개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게다가 프라이탁 가방이 판매되는 취리히의 본사도 17개의 컨테이너를 쌓아올려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또 다른 기업으로는 돈을 주고 버려야 하는 오 래된 소방 호수를 가져다 가방, 벨트, 지갑 등을 만들고 수익의 절반을 소방서에 기부하여 화재 진압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관들에게 지 원하고 있는 독일의 포이어웨어(Feuer wear)가 있다. 이 브랜드의 제품들은 모두 수작업 공정 으로 이루어지며 프라이탁과 마찬가지로 세상 에 하나만 존재하는 유일한 상품이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소방 호스의 글자 마크를 간직한 채 제작이 되고 있으며, 직원이 5명 뿐이지만 전 세계에 80개 매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가구 업계의 대표적인 업사이클 빈티지 브랜드 인 우리나라 기업 매터앤매터가 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의 화물을 운송하던 트럭과 오래된 집, 어선으로 사용하던 배, 바닷물에 오랜 시간 담겨져 있던 나무를 해체하여 얻은 나무들로 인 도네시아 현지에서 공정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 구로 탄생시킨다. 문제가 있던 나무들로 제품을 만들게 되기에 흠집이 나있고 큰 흠집 같은 경 우 나무를 메꾼 흔적이 나있지만 그런 점들을 빈 티지 적인 요소로 탈바꿈 시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하고있다.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교 통수단인 모터사이클의 폐타이어를 이용해 신 발을 만드는 인도솔(www.indosole.com), 타이 어로 핸드백, 백팩, 휴대폰 파우치 등을 만드는 사이클러스 (www.cyclus.com), 헌 옷에서 실을 뽑아내 그 실로 양말을 만드는 솔메이트 삭스 (Solmate Socks) 등 업사이클 브랜드들은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으며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업사이클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이는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소비를 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업들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업사이클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패션이나 가구 업계의 업사이클링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눈길을 끌만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마니아 층을 꾸준히 형성해 가고 있다. 그래서 그를 통한 작품이나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오래되진 않았지만 우정사업부가 사회적기업 터치포굿과 함께 업사이클링 전시를 연지도 2회째이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작은 규모의 사회적 기업만으로는 업사이클링 시장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고, 재활용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숙련된 디자이너가 확보되지 않아 제품의 가격이 높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 보호와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업사이클링 시장은 더욱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의 재활용 비율은 49.2%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자랑하고 있어 23.3%의 미국, 15%에 불과한 프랑스보다 훨씬 높다는 점 역시 업사이클 사업을 하기에 유리하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재활용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업사이클링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대단히 큰 흐름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우리나라에선 곧 업사이클이 새로운 디자인, 시장 트렌드로 크게 뜰 것이며 그에 따른 제품들도 아주 많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사이클을 보며 그저 단순히 쓰레기를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다거나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업사이클링의 의미는 환경을 위한 작업인 동시에 버려지는 물건으로부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고쳐 사용하는 것. 그저 환경을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도 충분히 생각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