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날씨가 이상해지고 있다. 봄가을은 점점 사라져 가고, 맑다가 예고 없이 비가 오기도 한다. 올해 장마는 50일 넘게 이어지기도 했다.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기후 변화는 지속될 것이다. 지난 4월 기상청이 주최한 ‘2013 기상청 우산 디자인 공모전’이 많은 사람들의 성원 속에 마무리되었다. 기후변화 메세지와 기상 현상을 담은 우산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하여 총 3,153편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디자인 공모전에 3100여 점이 응모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기상·기후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날씨는 의류, 식품, 레저, 건설, 에너지, 농업, 수산업, 유통, 가전, 건강,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가령, 올해처럼 장마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고 하자. 비가 많이 내리면 재래 시장보단 주차장과 지붕이 있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을 더 선호하고, 홈 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된다. 또한 레저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실내 수영장이나 실내 놀이공원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음료와 빙과류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식품·유통업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건강·의료 분야에도 영향이 미치는데 일조량 부족, 높은 습도로 우울증 환자와 장염 환자가 증가하게 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의 51%가 날씨의 영향을 받으며, 국내 산업의 80% 정도가 날씨와 관련 있다. 날씨는 단지 우리 생활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의 지도를 바꾼다. 따라서 대비하지 못하면 날씨는 실패 요소가 되겠지만 이용할 줄 안다면 날씨는 기회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날씨만큼 소비자의 마음도 빠르게 변한다. 날씨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경영이나 마케팅에서는 날씨에 따른 소비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날씨 경영’, ‘날씨 마케팅’이 뜨고 있다. 날씨를 알면 돈이 보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스타벅스’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쌀쌀해지면 따뜻한 음료를 찾는다는 점을 착안하여 비가 많고 쓸쓸한 미국 시애틀에서 가장 먼저 ‘비 오는 날, 그리고 커피’를 내세운 날씨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마케팅은 성공으로 흥행하였고 지금까지도 비 오는 날 친구와 함께 오면 한 잔 더 제공해주는 ‘비 오는 날 쿠폰’ 등 날씨 마케팅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롯데 백화점에서는 전국 모든 점포에서 장마 기간 동안 예상치 못한 비가 와 비를 맞은 경우 타올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종이 쇼핑백이 젖을 경우를 대비하여 레인 커버도 증정하였다. 이외에 버스나 택시까지 담당 관리자가 우산을 씌워주는 등 다양한 날씨 마케팅을 선보였다. 이밖에 많은 곳에서 날씨 분석을 통하여 소비자 구매 패턴과 선호 상품을 밝혀 내고, 상품 발주와 재고 관리를 하거나 날씨 정보에 따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짜내고 있다.
날씨를 분석해서 상품 기획에 이용하는 날씨 경영, 날씨 마케팅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한 사용자의 대응 체계의 취약성을 보완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도 날씨를 기회로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날씨 어플리케이션이다. 오늘 비가 올까? 우산을 챙겨가야 하나? 우리는 매일 매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내일의 날씨를 확인한다. 앱스토어에 별도의 날씨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로 날씨 어플리케이션은 굉장히 많다. 대디컴퍼니의 날씨 앱 ‘테이크 웨더’는 사용자를 기상 캐스터로 만든다. ‘오늘 날씨 어때요?’라는 질문에 사용자들이 사진으로 대답하여 사용자들끼리 날씨 정보를 공유하게 만든다. GBM의 ‘웨더톡’도 비슷한 방식인데 GPS좌표값을 활용한 실시간 ‘내 위치 날씨’와 ‘톡(Talk)’으로 다른 사람들과 날씨 정보를 공유한다. 날씨 정보를 실제 그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해 더 정확한 날씨를 알 수 있어 사용자들은 기후 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 날씨 어플리케이션 말고도 기후 변화에 대응을 도와주는 제품과 서비스는 많다. WaarSchijntde-ZonWel.nl는 날씨정보를 기반으로 여행지를 찾는 사이트로, 사용자가 원하는 날씨(온도)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해 준다. 여행지를 결정할 때 중요한 요인에 속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날씨’이다. 그래서 이용자가 원하는 날씨정보를 기반으로 여행지를 추천하는 기능을 갖추고, 이런 기능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Winter Wake-Up는 사용자가 기상시간을 입력하면 밤새 온라인 기상정보와 연결되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종합하고 만약 밤 동안 눈이 오거나 얼음이 얼 경우에는 평소보다 일찍 알람을 울린다. 날씨 탓에 출근 전 소요시간을 배려한 발상이다. 또한 vavuud의 Wind meter는 전기 없이 작은 자석이 회전하는 제품을 스마트폰의 이어폰잭에 꽂아 풍향을 측정하며, 실시간으로 웹상에서 각 지역의 정보를 공유한다. 야외활동이 많거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배를 타야 하는 경우나 윈드서핑, 글라이더 등의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바람의 세기가 중요한데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대략적인 바람의 세기 정보로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이 제품을 통하여 매 시각 특정지역에서의 정확한 풍향 정보를 알 수 있다.
앞으로 환경오염이나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날씨는 더더욱 이상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날씨는 큰 실패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날씨을 읽고 이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날씨를 정확히 분석하고 예측하여 그것을 신속하게 상품 기획에 반영하여야 한다. 아니면 기후 변화에 취약한 사용자를 도와주어 사용자들이 날씨에 구애 받지 않도록 하는 날씨 관련 상품도 좋다. 날씨를 이용한 제품과 서비스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열어 날씨를 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