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디자인 실습 수업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캡스톤 교내우수사례로 뽑혀 10월 23,24,25일,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산학연협력 EXPO’에 참가했다. 출품작은 ‘Home AED System’으로 기존의 자동제세동기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새로운 유비쿼터스 헬스(U-Health) 시스템으로 크게 자동제세동기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의 심장의 상태를 읽을 수 있는 팔찌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선통신을 이용하여 기기 간 정보공유가 이뤄지도록 하는 개념디자인을 제안하였다.
2013년 여름학기가 시작되기 며칠 전 같은 과 선배로부터 시스템디자인수업에서 같은 조를 하자는 전화를 받았다. 시스템 디자인 실습은 산업디자인 전공을 희망하는 3학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업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특히 수업의 모든 프로젝트가 조를 짜서 진행하므로 아는 사람들과 미리 조를 짜놓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선배와 함께 하기로 하였다. 수업진행은 크게 3단계로, 기본적인 역학에 관한 학습, 기존 제품 문제점 분석 및 리디자인, 새로운 제품 디자인으로 구성되어있다.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울뿐더러 학점에서도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젝트인데 크게 두 조로 나뉘어 우리 조는 자동제세동기를, 다른 한 조는 헬스자전거를 디자인하였다.
자동제세동기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되는 심장 정지 상태의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원상태로 되돌려주는 기기로써 의료인만 사용할 수 있는 수동제세동기와 달리 일반인들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한 두 개로 모든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으며 배터리를 이용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갑자기 발생 된 심장관련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자동제세동기는 낯선 기기이지만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심정지 환자와 자동제세동기 보급에 대한 법률적 강화 등을 보아 향후 몇 년 뒤에는 자동제세동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기존의 자동제세동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조금 더 값싸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자동제세동기를 디자인했다.
자동제세동기의 이름은 ‘VESTA’로 로마 신화에 나오는 가정을 수호하는 ‘Vesta’라는 여신의 이름을 따왔으며 시스템은 크게 자동제세동기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의 심박수를 체크하는 팔찌로 구성돼있다. 조원은 총 6명으로 초반에는 함께 자료를 조사한 후, 디자인을 하는 단계에서는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자동제세동기 디자인을 맡았고 다른 한 팀은 어플리케이션 설계 및 GUI 를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나는 어플리케이션조에 속하여 GUI디자인과 플래쉬 작업을 맡게 되었다.
어플리케이션의 역할은 크게 비상시와 평상시로 나뉘어지는데 평상시에는 심박수 관리, 자동제세동기 관리 그리고 응급처치 관련 교육을 담당하고 비상시에는 신속한 신고를 돕는다. 별도로 사용자의 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는 팔찌가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항상 체크하고 스마트폰에 심장 정보를 보내 사용자가 평소에도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심장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한다. 심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팔찌가 사용자의 심박수의 이상 유무와 움직임이 있는지 없는지를 분석한 후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면 비상신호를 스마트폰에 보내 빠르고 신속하게 119센터에 신고를 한다. 또한, 어플리케이션에 저장해놓은 비상연락망으로 긴급문자를 보내어 응급구조대보다 더 먼저 올 수 있는 근처의 가족이나 이웃들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동제세동기 프로젝트가 교내 캡스톤 디자인 우수사례로 뽑혀 10월 23일, 24일, 25일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산학연협력 EXPO에 참가하게 됐다. 이 전시회는 캡스톤 디자인 우수성과뿐만 아니라 LINC가족기업 취업박람회나 창인발굴 오디션, 창업 페스티벌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되었으며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 고등학생, 직장인들도 많이 참가하여 각기 개성 있고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들을 선보였다. 전시기간이 시험기간하고 겹쳐 팀원들이 각자 맡을 시간을 정해서 부스를 맡았으며 비는 시간에는 링크사업단에서 오신 직원들이 대신 자리를 지키며 설명을 도와주셨다.
첫날에는 한 시간마다 한 번씩 고등학생 단체관람객들이 와서 전체적인 시스템 및 디자인 프로세스등을 설명해 주었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와는 달리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미 학교에서 소방안전교육을 받아 자동제세동기와 응급처치 방법 등을 알고 있어 새삼 나이차이를 실감 할 수 있었다. 설명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후 시간이 조금 남자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학교 출품작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아이디어가 좋거나 마감 품질이 뛰어난 출품작들도 많았지만 가끔은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출품작들까지 역시 대학생들만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전시장이었다. 전시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던 점은 프로토 타입의 작동 유무가 보는 사람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즉 실제로 사용 가능한 정도로 구현하여야 하는데 시간, 기술, 예산 등의 문제 때문에 아쉽게도 작동되는 프로토 타임은 만들 수 없었다. 또한, 다른 팀들은 특허나 실용신안도 등록하고 비즈니스에 관한 부분도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으며 실제로 출품작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제품이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구현 가능성과 사업모델 등을 상당히 중요시 여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팀은 전체적인 시스템 개념과 외관에 집중하여 이런 부분들을 신경 쓰지 못했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다.
이번 산학연협력 엑스포를 통해 다른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출품 된 신선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었고 또 전문가들의 현실적인 조언들은 들을 수 있어서 진로설계와 앞으로 무엇을 좀 더 공부해야 할지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링크사업단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창출하여 창업 혹은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