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회사 ‘Daum’ = ‘Next + Diverse Voices’ 의미한다. 즉, 순수 우리말로 ‘어떤 차례의 뒤’라는 뜻으로서 영어 ‘Next’에 해당하는 의미이다. 이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선도자로서의 미래지향적 의지를 담고 있다. 지난 10월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714번지에 있는 ㈜ Daum 커뮤니케이션 사옥을 현장기술연구 수업의 일환으로서 방문하였다, 이날은 마침 1년에 한번 조직개편을 하는 날이라 그런지 매우 어수선하였는데 이러한 분주한 와중에도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신 다음(Daum) 팀장님께서는 사옥으로 들어오자마자 회사 내 카페테리어를 통해 학생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는 등 친절을 베푸셨고 강의실에서 ‘서비스 디자인의 과정’을 중심으로 한 강연을 해주셨다. 사옥에 들어서자 통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온 내부공간은 카페테리어를 비롯한 휴게시설과 그들만의 자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담기에 충분했다. 또한 사무공간은 깔끔하고 조용하였으며 곳곳에는 안마기기와 여직원 휴게실이 별도로 존재하는 등 직원들을 위한 회사의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2007년 5월 개설된 다음 UX랩에 근무하는 총 인원은 32명으로서 UX(1,2,3팀) 그리고 마케팅 세일 팀의 총 4개 부서로 구성되어있다. 이들 중 UX(1,2,3)팀은 ‘다음카페’나 스마트 폰의 어플리케이션(‘마이피플’, ‘다음 지도 앱’, ‘다음tv’) 등의 제작을 담당하는 실제 서비스를 만드는 팀이고 마케팅 세일 팀은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고 국내/국외 인터넷 시장의 트랜드 변화를 조사하고 사용자라는 소스를 가지고 인터넷과 IT의 흐름을 분석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이렇게 웹 디자인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UX디자인이기에 제품디자인과는 다른 특징을 한 가지 언급하셨는데 그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창조물이 ‘영속되지 않음’에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웹 디자인에서의 ‘영속되지 않음’ 이란 창출된 서비스가 만약 잘못되거나 결함이 있을 시라도 해당 서버에 있는 파일을 수정 / 삭제 할 경우 해당 서비스를 곧바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창출되면 더 이상 수정할 수 없는 제품디자인과는 달리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분야라는 점에서 다르다. 따라서 통상 순발력이 좋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제품 디자인 쪽에 오래 근무했던 사람들이 이 분야로 오게 되면 초기에는 적응하기에 힘들 수 있음을 알려주기도 하셨다. 다음으로는 UX랩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전공배경에 대해 알려주셨다. 총 32명 중 1/3이 산업디자인학과 전공 출신으로서 이 밖에도 미디어, 심리학, 건축학과, 영문학과, 국문학과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전공자를 채용한 이유는 UX디자인이라는 것이 어느 한 분야의 지식만이 아닌, 여러 학문이 융합된 분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 사용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과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국내시장의 디자이너와 해외시장의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셨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해 국내 디자인 회사에는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별도로 존재하는 반면 외국은 이 두 가지의 개념이 일반적으로 합쳐져있다고 한다. 즉, 디자인’ = ‘생각하는 것을 기획하다.’ 라는 포괄적인 개념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디자인이라는 표현이 그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으로만 이해한다는 점을 아쉬워 하셨다. 즉, 소스들을 잘 설계하고 보조적인 과정들을 포함하는 것 또한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임에도 ‘디자인’이라는 표현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한정적으로만 사용되고 있기에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한정적으로 밖에 발휘할 수 없게 만드는 현 구조에 대한 우려를 말씀하셨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디자이너의 생각을 변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특히 요즘과 같이 ‘기획’이 중요한 시점에서 ‘스토리 텔러’ =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부각되고 있기에 기획력을 키우는 것이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셨다. 즉, 예전만 하더라도 단순한 서비스를 비롯해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미적인 요소, 기능과 같은 것으로 어필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음, 구글, 네이버 등 간의 기술력 차이가 좁혀지고 디자인 간의 차이도 줄어듦으로써 해당 서비스가 어떠한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즉, 사람의 삶의 가치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 기여 부분의 차이가 단락을 결정짓는다고 말씀하셨다.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은 원천기술이 여러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창작 부분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스토리 텔러가 하는 역할은 밀리터리, 가전제품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에서 원천기술이 어떻게 쓰이게 되는지에 대한 가정을 세우고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기존의 것과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이다. 다들 알다시피 과거 기술 중심의 세상에서는 기능에 부합되기 위해 디자인이 부수적으로 존재하고 기능을 구현하는 위주로 제작되었다면 지금은 똑같은 기술 앞에 디자인이 더 중요시 되고 있다. 디자인이 기술보다 더 우세한 시대가 도래하던 중 1960, 70년대 또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미국의 ‘달 착륙’ 사건이다. 이때부터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 강조되기 시작한다. 우주선과 같이 제품 자체가 복잡해지다 보니 사람이 제품이 발전하는 속도에 못 따라가게 되고 결국 제품이 사람에 맞아야 하는 시대까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어떻게 하면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할 것인가에 초점, 중점을 맞추는 바로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인 것이다.
그렇다면 제품디자인 회사와 웹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간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하는데 있어서 강조하는 부분이 서로 다를 수 있을까? 정답은 두 영역 모두 교과서적인 사용자 중심 디자인 프로세스를 진행하되, 제품디자인이 주로 형태를 예쁘게 가공하는 ‘후단계’에 치중한다면 웹 서비스에서는 물건을 만들기 전부터 미리 생각하는 ‘전단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Daum’ 의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과정(UCD / UXD Process) 은 다음과 같다.
SB → UR → IA → IXD/ID → UT → MDT
1. SB : Strategy Building (전략수립) 단계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기 전 생각하는 과정으로서 제품의 방향과 기획을 미리 구현하는 과정의 앞 단계에 속한다. 이는 크게 1. 회사(기업) 전략, 2. 사업전략 3. 서비스 전략(제품)으로 나뉠 수 있으며 기업의 Owner의 지시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와 시장 트랜드를 면밀히 보고난 후 전략수립을 하는 경우, 마지막으로 사용자를 분석 후에 전략 수립(ex 헬스 사용자 기대수명이 높아져 50대 초반 사용자들의 관심 증가 등)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2. UR : User Research (사용자 연구) 단계를 위해서는 먼저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서비스를 구현하는 제작자의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 제품 혹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왜 이 서비스(제품)을 쓰는지 알아가기 위해서 하는 분석을 잘 하기 위하여 여러 사용자의 needs(니즈)들 중에서 가장 우선이 될 수 있는 것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하는 숙련된 경험이 필요하다. 따라서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툴(tool)을 얼마나 능숙하게 잘 쓰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렌더링 퀄리티를 얼마나 잘 구현할 수 있는지 역시 전부가 아니다’라는 점이다. 이렇듯 바로 핵심이 빠진 디자인이 있으면 안 되기에 유저 리서치가 그 만큼 중요하다. 사실 유저 리서치는 타고나지 않아도 된다. 후천적으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 텔링과 같은 경우는 감각이 유지되어야 하기에 젊었을 때부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우리에게 특별히 조언하기도 하셨다. 유저 리서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세부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2-1. Context Analysis (문맥 해석) – 이는 어떤 제품을 어떠한 환경에서 어떤 맥락에서 쓰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사용자가 이 제품을 이동 중에 사용하는지, 어두운 상황에서 사용하는지, 긴박한 상황에서 사용하는지에 대한 분석으로서 이러한 환경은 외부적인 환경인 External 환경과 사용자의 내적 환경인 Internal 환경으로 나뉘며, 이 두 가지 환경 속에서 어떠한 맥락으로 사용되는지 자세하게 분석 할 필요가 있다.
2-2. Task Analysis (과업 분석) – 한 예로 친구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사진 파일을 하나 전송하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단위와 과업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아시는가? 기본적인 단계는 다음과 같다.
①메신저 어플을 실행 → ② 메시지 보낼 친구 선정 → ③ 앨범에서 사진 / 동영상 선택 → ④ 사진 찾고 보내기.
이렇듯 이 분석단계는 사용자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떠한 단계를 거쳐서 과업을 완성시키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이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제품 혹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실제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과업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사용해 동영상을 찍고 10명 정도에게 동일한 과업을 시켜서 동일한 패턴이 관찰되면 이 부분은 통상 손대지 않고, 다양한 패턴이나 변수가 나올 시에 그 부분을 수정하려고 노력한다.
즉, 최대한 동일한 패턴이 나오도록 과업단계를 간결화 하는 것이다.
3. IA : (Information Architecture) 단계는 정보구조 설계를 하는 단계로서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일종의 사람의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는 전체 서비스에 대한 조망을 꿰뚫기 위한 단계이기 때문에 사용자 중심 디자인 과정 중 가장 어렵고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이 단계에서 수행하는 것은 주어진 내용에 대한 정보의 철학적 의미와 그 구조에 관한 일단의 표현. 제품 생산에 대한 내용에서는 제품을 통해서 고객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어야 하고, 모든 생산 정보를 고객과 관련된 모듈로 조직화 하는 구조이어야 한다. 산출물로는 메뉴구조도나 기능전개도, 컨텐츠 인벤트(Contents Invent) 등이 있다.
4. IXD/ID : (Interface Design / Interaction Design) 단계에서는 동선설계를 하고 그것을 FLOOR 차트로 표현한다. 또한 화면설계도 이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컨텍스트 분석(Context Analysis)를 통해 어떤 컨텐츠가 어떤 환경에서 쓰이고 사용자의 익숙한 정도(숙련도)를 파악한 다음, 과업분석(Test Analysis)를 통하여 단계를 줄이거나 바꾸거나 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사용자들의 주된 동선이나 머물러 있는 타임 등의 데이터 자료들을 가지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다음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프로토타입 (prototype)은 무엇일까? 다음은 기본적으로 웹서비스에 기반한 대부분의 결과물을 플래시로 만든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손으로 직접 작업하기도 한다. 핵심이 되는 주요동선을 페이퍼 프로토 타입(paper prototype)으로 만들어 간략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단계가 진행된 후에는 워킹 프로토 타입(working prototype) 으로 넘어가 사용성 테스트를 하기위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다.
5. UT : (Userability Test)단계는 말 그대로 사용성 테스트를 하는 단계로서 이전 과정에서 통해 만들어진 프로토 타입이 과연 효율적이고 올바른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단계이다. 따라서 실제로 사용자를 데려다가 실험을 하게 되는데 이 실험실은 사무공간 내부에 따로 설치가 되어있다. 안구를 인식하는 카메라는 가격도 몇천만원으로 굉장히 고가의 제품으로서 이 것을 가지고 사용자의 시점을 연속적으로 체크할 수도 있다. 이러한 많은 과정을 거치고 피드백 되어 잘 된 결과물만이 상품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Userability Test (사용성 테스트)와 User Test (사용자 테스트)와의 개념차이는 전자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으로서 문제를 찾기 위한 작업으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에 목적이 있으며 후자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자체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프로세스에 관한 장시간의 설명 뒤, 학생들의 질의응답을 통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학생으로서 반드시 준비해야할 것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주셨다. 첫 번째로 성적은 다소 무관하게 포트폴리오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과 학생들이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것은 포트폴리오 밖에 없다. 포트폴리오는 내가 가진 모든 경쟁력이 동원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질문으로서 UX/UI 부분에 산업디자인학과를 전공하는 학생이 지원할 수 있을까? 혹은 시각디자인학과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관한 것이었는데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전공을 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고 오히려 산업디자인과 학생은 전반적인 Ideation 과정에서 보다 신속하고 빠르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스케치를 하여 바로바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부분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산업디자인학과를 전공한 학생들이 통상 가지고 있는 약점도 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결과물에 집착하다보니 디자인을 기획하기에 앞서 너무 머릿속에 결과물을 빨리 그리려고 생각하기에 그 과정이 탄탄하지 못할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공에 대한 문제가 아닌 자기가 전공한 분야가 어떻게 회사(DAUM)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어필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을 질의응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교과서적인 프로세스가 아닌 스토리 텔링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Facebook’의 성공사례를 예로 드시며 미래의 디자이너인 우리들에게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주셨던 팀장님은 핵심은 바로 스토리에 있지 절대 과정이나 프로세스에 있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하셨다. 바로 이러한 역량을 후천적으로 키우기 위해서 추천해진 3가지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책을 많이 읽어라
2. 습작을 해라
3. 발표자료를 많이 접해라
기술의 발전으로 제품, 서비스 평준화가 이루어지면서 스토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스토리는 ‘어떤 환경에서 이렇게 활용되면 좋을 것이다’라는 사용자 입장에서 가상의 서비스를 구현하여 차별화를 두는 것이다. 또한 그 스토리는 ‘사용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기여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UX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어서 막연했던 점을 전반적인 프로세스 중심을 통해 상세히 강의해 주셔서 이해하기 쉬었고, 앞으로의 진로를 정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소중한 현장방문의 기회였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 주신 신창범 교수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