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즈와 유니버설디자인

Dec 1, 2016 | Design Message

권오성 Kweon, o-seong

권오성 Kweon, o-seong

연세대학교 산업디자인학 전공교수

Triz and Universal Design

In the Universal Design seminar, it was assumed that the originally most frequently used TRIZ principles could differ according to the fields they are applied to. Some principles were guided to students as to be more suitable and practical for universal design than other TRIZ principles. Universal design refers to a broad-spectrum design concept for a broad range of users to produce buildings, products and environments. While the common ergonomic design mainly targets the most average people, universal design aims design that are inherently accessible to older people, people without disabilities, and people with disabilities. The difference universal design has compared to the existing barrier-free design and adaptable design is that the latter only targets the minority represented as the elderly and the disabled, while the former embraces both the minority and the majority. Design only for the minority is priced higher since more cost is required due to low demand and also has difficulties in supply. On the other hand, universal design can cut cost compensated from the wider range of users including the majority, which makes universal design more effective and advanced than design only aiming the minority. After learning about the fundamentals of TRIZ, students were assigned a project to develop universal design by applying TRIZ in a workshop during the seminar. The TRIZ principles used in the projects reflected an interesting result: the usual frequently used principles of TRIZ are different from the frequently used principles for universal design.

몇 년전 YSID에 트리즈와 관련한 글을 적은적이 있다. 여기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창의성 및 유니버설 디자인에서의 트리즈 응용에 대해 대학원에서 진행된 수업을 중심으로 한 사례를 논하고자 한다. 수업 속에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낼 때 디자인 전공이라는 특성상 기존의 것과 다른 무엇을 지향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그런데, 창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독창성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물의 유용성이라는 실용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독창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실용적 관점에서의 문제 해결력이 기존의 것과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창의성을 정의 할 때 그 결과가 실용적으로 유용한 것인가가 중요한 요소이다. 창의성은 누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한 편집 능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한 그리고 그와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분야의 누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한 조합, 통합능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나름의 다양한 교육이 행해지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교육이 창의성을 높이는데 기여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학교에서의 교육은 지식을 전달할 수 있지만 그 지식을 제대로 통합해 문제해결에 기여 할 수 있는 창의성을 기르는 것도 교육이라는 과정을 통해 전수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 교육 외적으로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 듯하다.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는 모호한 주장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창의성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은 없을지 하는 의문이 트리즈를 고려하게 된 이유이다. 이전 YSID에도 적었듯이 트리즈는 모순이 있는 어떤 구체적인 문제를 풀기위한 체계적인 접근방법이다.

(모순의 예, 자동차철판의 강도를 높여야 하는데 무게를 늘리면 안됨) 트리즈는 기본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발명적 접근법이지만 경영,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효용성이 검증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디자인 분야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트리즈 기법의 창시자인 겐리히 알츠슐러(Genrich Altshuller)는 구소련에서 특허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었는데, 20여만건의 특허를 분석한 결과 특허 중 약 3% 정도만이 창의성이 뛰어난 발명이었고 이들 발명에는 어떤 공통의 법칙과 패턴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후 동료들과 함께 전세계 200만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 대부분의 특허들은 이미 존재하는 다른 분야의 해결 방법을 이용하였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전체 특허의 96%는 그가 정리한 40가지의 발명원리를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찾아냈다. 그는 발명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문제 해결과 그 창의성의 수준, 문제 해결의 유형 및 시스템 진화 패턴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가르치기 시작했고 그러한 교육을 통해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구소련이 붕괴된 이후 이 방법론이 서방세계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알츠슐러는 특허와 기술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하여 40가지의 발명원리의 정리, 모순매트릭스, 76가지 표준 해결책, 창조적 문제해결알고리즘 (ARIZ) 등을 개발하여 트리즈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것은 트리즈 40가지 원리인데 이 원리만 잘 활용 할 수 있으면 트리즈 기법이 갖고 있는 힘의 대부분을 이용 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유니버설디자인 수업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트리즈 상위 활용 빈도 원리들이, 당면한 적용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가정하에 좀 더 유니버설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수 있는 원리들을 찾아 우선 적용할 수 있는 원리들을 가이드로 제공하고자 하였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알려져 있다시피 가장 넓은 범주의 사용자가 가장 넓은 범주의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서비스, 환경을 디자인 하는 것이다. 기존의 인간공학적 디자인이 다루는 인간능력의 범위가 중간의 보통사람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넓혀져 있다면 유니버설디자인은 그 범위를 좀 더 넓혀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 고령자 등 신체 및 인지적으로 좀 더 소수자들 까지를 포괄하고자 하는 개념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이 기존의 배리어 프리 디자인, 어댑터블 디자인등과 다른 점은 후자는 소수인(장애인/고령자 등) 위한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의 접근이고 전자는 소수인을 고려하지만 일반인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환경을 만든다는 점이다. 소수인만을 위한 디자인은 사용자가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고 보급이 용이하지 않지만 일반인을 함께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은 비용이 다수의 사용자로부터 상쇄되므로 더 많이 보급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소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효과적이고 진보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버설디자인 수업에서 트리즈의 원리에 대해 교육시키고 과제를 통해 유니버설디자인에 트리즈를 응용하여 디자인을 개선 시키는 워크샵을 진행한 후 그 과제들에 적용된 트리즈 원리들을 분석 한 결과, 유니버설디자인에서 많이 활용되는 트리즈 원리들은 일반적으로 트리즈에서 얘기하는 활용도가 높은 우선 순위들과 다른 것을 발견하였다. 이 결과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이와 같다.

Universal Design의 용용예 빈도 순위

*학생워크샵을 통한 적용 순위

  1. 원리 2번 : 추출(Extraction)
    중요한 것만 남겨두거나 필요 없는 것을 제거하자. 스마트폰에서 중요한 것만 모아 홈화면 구성. 리모컨에서 주요 기능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숨겨놓음.
  2. 원리 12번 : 높이 맞추기(Equipotentiality)
    상대방에게 쉽도록 환경을 바꾸자. 휠체어가 다니기 편리하게 단차/턱을 없앤 실내 공간.
  3. 원리 17번 : 차원 바꾸기(Moving to a New Dimension)
    공간에 변화를 주자. 사선으로 도어를 만든 세탁기.
  4. 원리 3번 : 국소적 성질(Local Quality)
    전체 중 부분만 바꾸자. JUST ONE 마우스 손의 크기에 맞추어 3가지 어태치먼트를 갈아 끼워서 조절.
  5. 원리 23번 : 피드백(Feedback)
    알아차리게 하자. 피드백을 도입하거나 이미 피드백이 있으면 그 크기나 영향을 바꾼다. 물온도를 알려주는 텀블러.
  6. 원리 15번 : 역동성(Dynamicity)
    움직이게 하자. 의자 바닥의 방석을 넘겨서 높이를 맞추는 의자.
  7. 원리 16번 : 과부족 조치(Partial or Excessive Action)
    더 많거나 또는 더 적게 하자. 손잡이를 크게 만든 옥소 감자칼.
  8. 원리 24번 : 중간 매개물(Intermediary)
    직접 하지 않고 ‘무엇’의 도움을 받자. 무게를 분산시키는 쇼핑용 공기버블 손잡이.
  9. 원리 1번 : 분할(Segmentation)
    나누고 쪼개자. 조작부를 좌우로 배치 가능한 비데.
  10. 원리 5번 : 결합/ 통합(Combininh)
    별개의 것을 합치자. 지하철 의자 사이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 제공.

통계분석을 위해 스피어만 순위 상관계수로 테스트 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일반 문제 해결 응용 순위와 유니버설디자인 응용 순위가 유사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는데, 유니버설디자인 분야에서는 일반 문제 해결과는 다른 우선순위의 원리를 적용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니버설 디자인에서는 눈으로 볼 수 있고(Visible), 손으로 만질 수 있는(Tangible) 요소를 바꿀 수 있는 원리가 많았는데, 유니버설디자인 자체가 장애와 나이, 상황에 따른 다양한 신체적 범위의 사용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적 범위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 문제가 많고 이를 만지고 볼 수 있는 요소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우리 학생들이 졸업한 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게 될 것인데, 각 분야마다의 특성에 따라 문제해결을 위해 활용 가능성이 높은 트리즈 원리 순위가 다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들을 찾아 우선 적용한다면 각자의 분야에서 좀 더 높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유능한 인재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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