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경제

The Experience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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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경쟁 시대

지금 우리는 어느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에 의미를 두는가? 그 의미있는 것들에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는가? 기업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어떤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가? 지금 우리는 물 한 병을 마시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다. 그것도 500원에서 10000원까지. 무엇이 이런 차이를 주는가? 최근 기업의 경쟁 패턴은 가격, 품질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우량 기업들은 기업 경영의 필수 조건으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적인 마케팅 분야의 대가 필립 코틀러 박사는 그의 저서 마켓 3.0에서 시장 주도를 위한 핵심 컨셉을 정의하였다. 산업 혁명 이후 마켓 1.0 시대에는 사람들의 수요보다 물질의 공급이 부족하였던 시대로 제품의 생산성, 효율 그리고 품질이 중요하였던 규모의 경제였다. 마켓 2.0 시대에는 물질의 풍요가 시작된 시점으로 제품의 생산보다 고객이 더 중요한 시기였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을 세분화하여 분석하고, 타켓 시장을 설정하는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품종 소량 생산의 경제였다. 하지만 지금의 마켓 3.0시대에는 소셜네트워크의 확산 등 고객들의 참여가 더 활발해 졌고 물질의 양과 질을 넘어 사람들의 감성과 영혼에 까지 설득할 수 있는 ‘가치’가 핵심 컨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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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가치

500배의 경제적 가치
전 세계적으로 커피 산업은 불황을 모르고 계속 성장하고 있고 현대인들은 하루 평균 2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커피 농장에서 원두를 수확하고 카페에서 우리가 커피 한잔을 마시기 까지 수 많은 단계를 거치고 각 단계마다 경제적 가치는 향상된다. 커피 원두를 볶아 원자재(commodity) 상태로 팔면 한 컵당 평균 1~2센트를 받는다. 이를 분쇄하고 포장하여 상품(good)으로 팔면 한 컵당 5~25센트를 받을 수 있으며 원두로 커피를 내리는 서비스(service)를 고객에게 제공하면 한 컵당 75~100센트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2~5달러를 지불하고 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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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1센트짜리 가치를 5불로 만들었는가? 왜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이곳에 가서 커피를 마셔야 하는가? 우리는 이곳에서 단순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만의 경험을 마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험 가치를 사는데 500배의 돈을 지불하고 있다.

통합된 솔루션의 가치
현재 세계의 거대 기업들 중 기업 가치 1등은 단연 애플이다. 인터브랜드, 브랜드디렉토리 등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 평가 회사에서 한 목소리로 애플을 세계 1등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애플의 시가 총액은 5,000억 달러로 2,000억 달러의 삼성전자보다 월등이 높은 수치이다. 두 기업을 견인하고 있는 대표 제품인 스마트폰만 비교하더라도 기술적 스펙은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애플의 아이폰보다 우수하다라고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두 기업 가치의 큰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거대 기업들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세계 전자제품 제조 회사들의 롤모델이었던 소니는 수익보다 손실이 더 큰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고 아이비엠은 컴퓨터 하드웨어 사업을 철수하고 서비스업으로 기업의 비즈니스를 변경한지 오래다. 모토로라는 기존 사업이 더 이상의 경쟁력이 없어 분할 매각하여 휴대폰 사업부가 구글에 인수된 상태이며 한 때 세계 60% 휴대폰 시장을 잠식하였던 노키아조차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여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리는 등 인수된 회사나 인수한 회사나 기업의 비즈니스를 다각화 하여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의 사업 변화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플랫폼/서비스/유통에 이르기까지 통합되고 일관된 경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세계 1등 기업이 된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을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성/일관성/새로움/차별화라는 경험의 총체로 기업의 진정성을 고객에게 느끼게 해주었던 애플의 비즈니스 전략을 타 경쟁기업들이 모방하여 생존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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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경제
농업경제 시대에 사람들은 대부분 빵을 굽는데 필요한 밀이나 가족이 입을 옷을 짜기 위한 양모 등 원재료를 주로 이용하여 생활하였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서 도시로, 들에서 공장으로 이동했으며, 결국 공장에서는 철강, 기계 외에도 옷과 빵까지 생산하였고 사람들은 이런 상품을 구매하여 생활하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임금인상과 근로시간이 단축되자 사람들은 늘어난 여가생활에 직접 빵을 굽고 옷을 만드는 대신 레스토랑에 가서 서비스 받는 음식을 먹었으며 백화점에서 패션에 대한 서비스를 받으며 옷을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제는 차별화를 위해 많은 기업이 서비스 경제를 벗어나 경험 경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피자헛은 단순한 식사 서비스만을 제공하지는 않고 자녀를 위해 촛불을 켠 케이크와 풍선, 광대 등 오락거리를 모두 갖춘 생일파티를 열어 주기도 하며 월트디즈니는 디즈니파크를 통해 이미 경험경제의 전문가로 인정 받고 있다. 디즈니파크의 직원은 배우이며 방문객은 관객, 테마공원은 무대로 자리하여 고객들에게 무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앨빈토플러(Alvin Toffler)에 의해 최초로 도입된 경험 경제(The experience economy) 개념은 조셉 파인(Joseph Pine), 제임스 길모어(James Gilmore), 롤프 옌센(Rolf Jensen)에 의해 이론으로 정립되었고 이는 고객이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스토리와 경험을 사는 경제 활동으로 정의된다. 경제 구조는 거래 대상의 고객 맞춤화(customization)를 통해 일상적인 재화로써 역할을 극복하여 새로운 재화가 탄생하며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가 진보하여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발전한다. 반면에 거래 대상이 경제 구조 심화에 따라 일상적인 재화(commoditization)로 느껴지면 경쟁력은 하락된다. 서비스 경제는 ‘경험재’를 제공하는 경험 경제 시대로 진화 중인데 경험재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다른 서비스나 재화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무엇인가’를 제공할 때 탄생한다. 즉 하드웨어 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제품간 성능 차이가 좁혀지고 스펙 경쟁 의미가 쇠퇴되면 고객에게 제공되는 경험의 가치가 중요해진다. 이러한 경험경제는 상품에 녹아 있는 무형의 가치인 스토리나 주관적 경험, 감성, 창의적 아이디어 등을 주요 가치로 삼는다. 좋은 경험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고 사람들은 마음속에 것들을 나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 소통하고 관계는 향상된다. 그리고 기업들은 그런 사회 현상에 주목하고 있고, 그들은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가치 경영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런 경험 경제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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