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고 소통하는 디자이너_송승용

A Designer Who Communicates and has Empathize_Song, Seung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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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아트와 디자인은 서로 다른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를 구분 지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를 더 많이 고려하는 것이 디자이너일까? 그렇다면 아티스트는 관람객을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자신의 개성을 자신의 작품에 표현하는 것이 아티스트라면, 자신의 개성을 제품에 표현하지 않는 것이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을까? 이렇듯 아트와 디자인은 어떠한 경계를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경계를 정확히 잡아낼 수 는 없다. 이런 모호한 경계에서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송승용 디자이너를 만나보았다. 송승용 디자이너는 랭스고등미술디자인학교 디자인 석사과정을 이수 하였고, 한국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지난 6월 11일 개최된 ‘2013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이 선정한 ‘W 호텔 미래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했다.


Q : 아티스트는 관객에게 감동을 전달하고자 하고, 디자이너는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송승용 디자이너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고자했는가.
A : 새로운 작품을 만들때 나의 경험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예를 들어, 나는 어릴적에 테이블 밑에 숨거나, 방석이나 이불을 높게 쌓아서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만드는 걸 좋아했다. 이런 나의 추억을 오브제에 담으면서 ‘많은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면 어떨까? “ 라는 생각을 하며 작업 했던 것 같다. 나는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처럼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공감’하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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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송승용 디자이너의 작품은 사용자의 사용성 뿐만 아니라 그들과 이야기 하려는 시도 때문인지, 오브제가 작품인지 제품인지 명확히 구분이 되지 않는것 같다. 송승용 디자이너는 아트와 디자인의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A : 아트와 디자인의 경계는 정확히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그 경계는 분명히 존재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경계를 자신이 어떻게 정의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트 관련 비평가들이 생각하는 아트와 디자인의 경계가 있을 테고, 그와 똑같이 나 자신이 갖고 있는 아트와 디자인의 경계가 있을 것이다. 그 경계를 나 자신이 어떻게 정의 짓느냐에 따라 그 디자이너의 작품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Q : 디자인 전공을 하기전 조각을 전공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디자인 전공을 하게 되었는가.
A : 조각을 전공 하던 시절에는 스님이 되고 싶었다. 불상 조각으로써 중생들에게 뜻을 전하고자 했다. 그래서 불교 미술을 공부 했다. 조각 공부를 다 끝낸 뒤, 유럽으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 때의 유럽은 제품 생산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컨셉을 갖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금은 컨셉 제품이 새롭지 않겠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컨셉 제품을 디자인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내게 있어 매우 신선했다. 컨셉 제품이 등장하기 전에는 ‘어떻게 만들어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까?’라는 생산중심의 생각이 주를 이뤘었지만, 내가 유학을 간 1990년대 말에는 컨셉 제품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 시대 흐름에 맞춰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컨셉을 도출해 내기위해 그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까지 고민했다. 자신의 컨셉 표현하기 위해 벽화를 그리거나, 바닥에 천을 깔아 그림을 그리거나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컨셉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들은 흔히 말하는 아트냐, 디자인이냐 하는 경계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컨셉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들에게서 디자인의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Q : 그들의 작업 모습이 디자인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게된 자극제가 가되었는데 그런 학생들과 함께 학교 생활을 하면서 인상 깊은 장면이 있는가.
A : 나는 제일 처음 수강 했던 데생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은 석고상을 한가운데 놓고 둘러 앉아 석고상 그리는데, 입시 미술을 준비할때 처럼 그리면 덩어리 감을 멋지게 표현 할 수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나고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펼쳐 놓았는데 구도, 투시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각자가 원하는 재료를 가지고 스피드 크로키를 하는 수업이었는데, 모델의 자세가 3초마다 변하고, 학생들은 그 모델을 그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빠르게 스케치를 진행하니까 그림 그리는 것을 어색해 하던 친구들이 점점 그럴 듯하게 자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은 여러 가지 재료를 갖고 최대한 종이를 더럽히는 거였는데, 학생들은 종이를 던지고, 밟고 손으로 찍고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그 더럽힌 종이 속에서 모델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찾아내야 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칼로 긁어내고 지우개로 그림을 지워내면서 그림을 완성 시켰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연필뿐만 아니라 다른 도구도 표현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여러 방법으로 모델의 모습을 찾아내려고 하니까 그 어지러운 종이 속에서 모델의 모습이 점점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방법 말고도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Q : 수업이 어떤 것을 학습 하기보다는 학생 스스로 무엇인가를 느끼게끔 하는것 같은데, 그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궁극적으로 어떤것을 얻을 수 있었는가.
A : 이런 방식으로 1년 동안 데생 훈련을 하니까 학생들이 각자의 컨셉을 잡을 수 있었다. 점프하면서 스케치를 하거나, 더러워진 종이 속에서 특징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여러 방법에서 힌트를 얻는 방식 이었다. 예를 들면 어떤 학생은 모델을 거꾸로 매달고 그림을 그리는 수업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자화상을 그린다면 어떨까?’ 라는 컨셉을 도출해 냈다. 이런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컨셉으로 발전시킨다. 그렇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Q : 조각을 오랜시간동안 전공 하다가 다른 영역인 디자인을 배우게 되었는데, 디자인 전공할 때 괴리감이 들지 않았는가.
A : 내가 조각을 공부 할 때 조각은 나에게 전부였다. 내가 조각을 전공하면서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정말 장인처럼 조각을 했다. 나의 작품에 교수님들도 대단하다며 칭찬 해주었고, 성적도 만족할 만큼 받았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조각 활동은 완벽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주변에서 인정 받다 보니까 예술이라는 것은 그림을 잘 그리면 되고, 내가 영혼을 바쳐 작업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예술이라고 생각해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학을 간 첫 일 년 동안 내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유학을 갔을 때, 선생님들이 내게 해준 말은 ‘네가 하는 조각 행위는 아트가 아니다. 너는 지금 아티스트로서의 행위가 아닌 장인으로서의 행위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이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내가 여태 것 해왔던 활동은 예술가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 이었다. 그곳의 선생님들은 배움을 강조 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표현 하고 있고, 우수한 작품들은 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지, 그걸 통해서 내 자신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공부해야 했다. 단순히 남들보다 더 열정 있게 작업 한다고 해서 내작품이 훌륭한 작품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Q : 디자이너 송승용 씨가 학생 때 정말 열심히 생활 하셨던 것 같은데 지금 디자인전공 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는가.
A : 나는 학생들에게 일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내가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 지금의 현실이 어떻고,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자 한다. 아까도 말한 것처럼, 조각외의 세상을 몰랐던 내게 ‘다른 세상이 있다.’는것을 알려 주는 좋은 선배가 있었더라면 나는 다른 인생을 살아왔을 거라 생각한다. 그 앞길이 지금보다 좋던 나쁘던 상관없이. 지금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최대한 빨리 사회 경험을 해보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디자인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자 하면 책을 읽거나 인터넷에서 찾으면 된다. 그 방법이 훨씬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의 진실에 대한 것은 책에 나와 있지 않다.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도 앞으로 겪을 일의 예고편이거나 자극제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이 깨달을 만큼의 무게는 지니고 있지 않다. 학생들이 직접 뛰어들어 사회의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대응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런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들 중 가장 좋은 것이 인턴 이다. 인턴을 빨리 나가면 나갈수록 좋다. 내가 생각하기 에는 1학년 때부터 인턴을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디자인에 발 담근 친구들한테 돈을 주며 일을 시킬까 싶지 만, 그때는 돈을 바라고 일을 해선 안된다. 돈 보다 중요한건 경력과 경험 그리고 성실함이다. 이러 방법으로 부딪히는 친구들은 나중에 취업하고자 할 때 눈에 띈다. 학교 성적이 좋지 못할지라도, 이정도의 경력이 있고 노력을 하는 친구라면 어느 회사라도 이 친구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성실한 사람인 것이 입증 된 거니까. 나는 이런 것들을 직접 경험해보며 느낄 수 있었다. 여러분들 보다는 늦었었다. 여러분들은 내가 그때 처해 있던 환경 보다 더 좋은 환경속에 있다. 좋은 학교와 선배 그리고 무엇보다 기회가 많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잡아 잘 이용한다면 여러분들도 성공한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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