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어워드 2021: 회전하는 스쿱 스트레처

Nov 29, 2022 | Project Inside

손지윤, 윤정환, 안영서

손지윤, 윤정환, 안영서

디자인예술학부 산업디자인학 전공

James Dyson Award 2021: Rotate Scoop Stretcher

Industrial Design majors Son Jiyoon, Yoon Jeonghwan and Ahn Yeongseo created a rotate scoop stretcher in the system design practice course in 2021. The design won the domestic exhibition for the 2021 Dyson Design Award and was selected for special display at the Korea Design Exhibition. I believe this is the result of diligently learning the system design process in class.


산업디자인학 전공 손지윤, 윤정환, 안영서로 이루어진 저희 팀은 2021년 시스템디자인실습 수업을 통해 Rotate Scoop Stretcher(회전하는 보조 들것)을 디자인했습니다. 해당 디자인은 2021 다이슨 디자인 어워드 국내전 입상,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특선 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수업에서 체계적인 시스템디자인 과정을 충실히 학습하여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디자인실습 수업에서는 크게 분석-개념화-디자인의 과정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나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시중의 의료기기에 적용하는 리디자인 과제를 수행하며 다시 한 번 학습하게 됩니다. 저희 팀은 2021 KIMES 의료기기박람회에서 인상 깊게 본 척추 손상 환자용 보조 들것인 스쿱 스트레처를 리디자인 대상 제품으로 선정하여 과제를 진행했습니다.

보조 들것은 환자 발생 시 지면에서부터 구급차 내의 주 들것 위까지 환자를 운반하는 데 쓰입니다. 스쿱 스트레처(Scoop Stretcher)는 스파인 보드(Spine Board)와 달리 두 개로 분리되는 블레이드를 환자의 측면에 각각 끼워 넣어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보조 들것으로, 기존 스파인 보드로 환자를 이송할 때 사용되는 로그-롤 자세를 개선하여 척추의 움직임을 줄인 제품입니다. 때문에 척추 외상환자에게 스쿱 스트레처가 더욱 적합하다는 해외 논문자료와 제작사 측의 설명과는 달리, 척추 외상 환자에게는 스쿱 스트레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우리나라 응급구조사의 교과서 내용과, 소방서 측의 답변을 확인했습니다.

저희는 사용 방법이 다른 이유가 무엇이고, 정확한 사용 방법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소방서와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응급의학과와 정형외과 교수님께 자문을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척추 외상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로그롤 자세를 개선한 스쿱 스트레처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답변을 받았고, 저희는 이 답변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구급대원분들이 기존 제품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하실 수 있는 스쿱 스트레처를 디자인하게 되었습니다.

응급상황 시 119구급대원이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먼저 사용자와 사용 환경, 사용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실제 사용자와 면담하면서 직접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는 소방서에 방문했습니다. 팀원끼리 환자와 사용자의 역할을 번갈아 가며 체험해보면서 제품 사용 방식을 이해했고, 구급대원들에게 실제 구조 작업 시 제품의 어떤 점에 만족했고 불만족했는지에 대해 여쭤보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견학 후에는 사용 과정을 세밀하게 나누어 사용자와 피사용자로써 느낀 사용성을 세세히 분석했으며, 각 단계마다 어떤 유용성과 조작성을 갖는지 등을 평가 했습니다. 앞선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최종 디자인에 충족되어야할 ‘요구목록’을 작성하여 디자인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그 후 판재의 형태, 손잡이의 형태와 개수, 잠금장치, 접는 방식 등 제품의 모든 요소에 대한 해결 원리를 찾는 morphological chart를 작성했습니다. 작성한 대안들을 수업에서 수차례 피드백을 받으며 수정한 끝에, 앞서 작성했던 요구목록의 사항에 적합한 최선의 개념 대안들을 항목 당 하나씩 결정할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개념디자인을 거쳐 구체디자인을 정립하였습니다.

저희 팀이 해결 원리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충족 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요구사항은 판재 결합 방식, 사용자의 작업 부하 감소, 피사용자의 척추 안정 지지였습니다. 첫째로 저희는 판재의 결합과 분리 방식이 다소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기존 제품은 [머리 쪽 결합장치 분리-다리 쪽 결합장치 분리-환자 몸 아래에 판재 삽입-머리 쪽 결합장치 체결-다리 쪽 결합장치 체결]의 과정을 거칩니다. 판재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측면을 들어 올려야 하는데, 여기서 어느 정도 척추의 움직임이 발생하며, 환자의 몸을 들어 올리는 사람과 끼워 넣는 사람이 모두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고민한 끝에 저희는 회전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머리 판재와 중간 판재 사이 양쪽에 하나씩 회전축을 추가하여 머리 쪽 결합장치가 필요 없으면서도, 양쪽 판재를 다리 쪽으로 한 번에 모아주어 결합하기만 하면 되는 간소화된 과정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척추 외상 환자가 주로 발생하는 현장은 평평하고 넓은 도로이므로, 이러한 대안은 실제 사용 시 유용할 것으로 판단하여 중요한 해결 원리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체압분포도와 평균 신장 자료

스쿱 스트레처는 응급 상황에서 척추 손상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사용되는 제품인 만큼, 환자를 보다 안전하게 지지할 수 있는 구조와 형태를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와상 체압 분포도를 조사하여 머리와 등, 엉덩이를 지지할 수 있도록 제품의 기본 베이스를 설계하였고, 사이즈코리아에서 조사한 한국 성인 남성과 여성 키의 평균값, 최대, 최솟값을 반영하여 제품의 하단에 길이조절 장치로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또한 회전하면서 환자의 몸 아래로 밀어 넣어지는 동작이 보다 유리하도록 블레이드의 형태를 사선으로 디자인하였고, 모서리 부분에는 날을 주어 더 적은 힘으로도 제품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여덟 개의 판재를 등 밑에 끼워 보면서 어떤 형태가 척추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등 밑에 끼워지는지를 탐구했고, 수업을 통해 교수님께 피드백을 받아 가장 적절한 굴곡을 찾아냈습니다. 해당 판재의 형태에 따른 적절한 보강 구조를 교수님과 함께 연구해보았고, 그 결과 견고하면서도 적은 질량을 가져 작업 부하 또한 줄일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저희는 환자를 운반할 때 높은 작업 부하로 손목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점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119 구급대원이 근골격계 질환 및 손상을 얻게 되는 이유의 약 48%가 환자 운반 작업 때문이며 소방대원들과 대화를 나눴을 때 환자를 나르고 싣는 작업 시 힘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손목에 가해지는 부하가 적도록 하는 손잡이 형태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사진과 같이 실험을 통해 무게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와 손잡이 굴곡에 따른 사용감을 탐구해보았고, 우리나라 구급대원의 작업 환경에 맞도록 2인 또는 3인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손잡이 형태를 탐구했습니다. 스펀지에 철사를 넣어 어떤 각도에서 손목이 최대한 꺾이지 않는지, 2명 또는 3명이 들어도 편하기 위해서는 손잡이를 어디에 위치시켜야하는지에 대해 여러 대안을 탐구하며 최선의 대안을 찾았습니다. 손잡이 외에도 스쿱 스트레처의 무게 자체가 가벼울수록 사용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얇은 블레이드 판 구조에 최소한의 늑골 보강으로 가벼우면서도 안정적인 지지가 가능하도록 제품을 설계했습니다.

늑골 구조

위의 과정을 통해 여러 개의 구체디자인을 고안했고, 요구목록을 충실히 반영하는 형태·재료·색채 등을 포함한 최종 구체디자인을 정립했습니다. 환자의
머리에 먼저 밀어 넣은 다음 블레이드를 회전하는 사용법을 사용자가 유추할 수 있도록 머리 블레이드와 몸, 다리 블레이드의 색채를 분리하여 사용했으며 응급 상황에 사용되는 제품이고, 머리 부분이 가장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안전색인 노란색을 사용했습니다. 회전축과 손으로 조작하는 부분인 길이 조절 장치, 잠금장치, 그리고 스트랩 걸이는 빛이 없는 구조 환경에서도 사용하기에 용이하도록 발광하는 재질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긴박한 상황에서
환자가 스쿱 스트레처 위에 있는 상태로도 방사선 촬영이 가능하도록 프레임을 제외한 블레이드 부분은 방사선이 투과 가능한 재질로 구성했습니다. 또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사출 성형에 용이한 판재와 파이프의 구조를 고안하여 제품의 생산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Rotate Scoop Stretcher 제품 사용 과정
야간 사용 모습

시스템디자인실습 수업과 회전하는 스쿱 스트레처 프로젝트를 통해 기능적이며 가장 효율적인 형태를 디자인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고, 모든 과정에서
이유가 있는 디자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이 형태가 좋아 보여서가 아닌, 그 형태, 색깔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통계적, 구조적, 학술적 근거를 통해
뒷받침하였고, 그 결과 좀 더 합당한 디자인을 도출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전하는 스쿱스트레처를 만드는 여정은 제품 디자인 과정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으며, 앞으로 하게 될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 큰 발판이 될 뜻깊은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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