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과 2014년

In the ‘Where is Industrial Design heading?’ section, industrial design profession is called for a self-assessment of its legitimacy of existence. It is a request for a reappraisal of designers’ traditional working practice, which was to technically perform the duty that the company assigns. The consciousness of ‘Visible’ and ‘Invisible’ also reflects the trend of design profession, which not only considers the physical substances as design objects but also expands its scope into the invisible and immaterial realm, such as human psychology, welfare service, usability, and experience. Service design, one of the popular design subjects nowadays, specifically examines the factors beyond the physical substances, which is a design method that systematically considers the diverse humane, institutional, and material aspects of process and related function that design encompasses. These days, we are observing the creation and evanescence of various forms of design, events, services, and programs that are tangled with all these factors.

2001년: 13년 전
‘001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서울 선언’은 2001년 10월 우리나라 서울에서 세계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익시드: ICSID: International Council of Societies of Industrial Design) 총회를 맞아 작성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산업디자인 혹은 공업디자인이라고 부를 수 있으나 국제대회였던 만큼 원어를 그대로 발음해 쓰기로 한 듯하다. 이 대회가 있기 불과 한 달 전인 9월 11일 미국 세계무역센터와 미국방성 건물에 대한 테러공격으로 미국은 그야말로 비상 걸렸고 전 세계가 뒤숭숭하고 미국, 캐나다 쪽의 연사와 발표자들이 불참하는 등 행사진행에 어려운 점도 생기고 했다. 그럼에도 2001년 대회는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첫 해 대회로 산업디자인계에서도 회고와 전망에 관한 여러 가지 의식이 높아가고 있었고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이후 13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 있었던 ‘2001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서울 선언’을 한번 되새겨 보고 지나간 세월에 비교해 그 때 생각이 또 얼마나 공감이 가는가, 이질감이 드는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아래)

‘2001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서울 선언’
20세기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기계생산 방식에 의해 야기된 대량 생산품에게 합리성과 민주성이라는 동시대적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근대적 정체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제 21세기의 벽두에서 다시금 기술과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및 환경의 급격한 전환을 목격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20세기 문명의 총아였던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 논리를 재정립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어울림’ 디자인 패러다임을 제안하는 <익시드 2001 서울> 대회를 계기로 지난 세기가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에게 요구했던 시대적 소명을 넘어 보고자 한다. 이에 20세기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21세기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의미와 영역, 그리고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의 역할과 사명, 윤리 등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를 결산하는 <2001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서울 선언>을 공표 하고자 한다.
본 선언의 의의는 단언적 규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의 실천행위에 모종의 지향점을 제시해 준다는 데 있다. 지금은 미래 디자인의 종착역이 아니라 하나의 출발점이며, 21세기 디자인을 조망하기 위한 교두보인 셈이다.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에게 만일 공유할 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21세기의 전문가 집단으로 존속되어질 이유도 없다. 왜냐면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는 순간 미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1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서울 선언>을 통해 전문 영역으로서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문명사적 위치를 재확인하고 공존-공생의 세기를 열어 가려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의 의지를 익시드 커뮤니티 뿐 아니라 우리가 관여해 왔으며, 연루되어 있고, 참여할 세상과 더불어 공유하고자 한다.

Industrial Design은 어디까지 왔는가?
– Industrial Design은 더 이상 산업생산 방식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 Industrial Design은 더 이상 환경을 우리와 분리된 대상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 Industrial Design은 더 이상 인간의 행복을 물질적 차원에서만 구하지 않는다.

Industrial Design은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 Industrial Design은 “어떻게”에 대한 답을 내리기에 앞서 “왜”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인간과 도구, 환경 사이의 능동적인 소통을 도모할 것이다.
– Industrial Design은 “주체”와 “객체”의 합일을 추구함으로써 정신과 몸,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상호 조화로운 유기적 관계를 찾으려 할 것이다.
– Industrial Design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이어줌으로써 좀 더 깊이 있는 삶의 경험을 향해 문을 열어줄 것이다.

Industrial Designer는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가?
– Industrial Designer는 사용자 개개인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인공물에 참여함으로써 인간의 가능성과 존엄성을 키워나가는 존재이어야 한다.

– Industrial Designer는 기술과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및 환경이 생산자와 사용자에게 가하는 서로 다른 힘들을 조율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구현하는 존재이어야 한다.
– Industrial Designer는 인간의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을 끊임없이 충족시키기보다 하찮은 일상생활 속에 담겨진 진솔한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삶을 축복으로 이끄는 존재이어야 한다.
– Industrial Designer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들 사이의 대화를 촉진시킴으로써 인류공동의 선을 추구하고 “문명의 공존”에 기여하는 존재이어야 한다.
– 무엇보다도 Industrial Designer는 내일의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오늘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실존적 존재임을 스스로가 확신하여야 한다.

2014년: 13년 후
먼저 ‘Industrial Design은 어디까지 왔는가’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그간 고수되던 산업에 의한 디자인의 대량생산 원칙을 버리고자한 태도다. 주문자 요구에 따른 맞춤 제작, 공예 방식에 의한 소량제작 혹은 일품생산, 물리적 실체뿐만이 아니라 정보나 서비스를 디자인 대상으로 열어 놓은 것 등이 그 이후 실제 나타난 현상이다. 두 번째로 인간과 환경을 공동운명체로 분명히 의식하고자한 모습이다. 이는 이후 화두가 된 지속가능디자인, 그린디자인, 에코디자인 분야의 부상을 예고한 내용이다. 세 번째로 물질적 풍요를 넘는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으로, 자연과 환경을 이용의 대상으로만 보지않고 서로 공유하고 소통해야할 상호교감의 대상으로 정의하고자한 모습이다.
‘Industrial Design은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에서는 산업디자인 직업의 존재적 정당성에 관한 자각을 촉구하고 있는데 이는 그 간 디자이너들이 주어진 기업의 업무를 기능적으로 수행하던 직업적 관행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한 의식 역시 디자인 대상이 물리적 실체뿐만이 아니라, 인간심리, 복지서비스, 사용성, 경험 등, 비가시적이고 비물질적인 부분까지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서비스 디자인은 물리실체 이면에 놓인 사항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인데, 디자인을 둘러싼 여러 인간적, 제도적, 물질적 측면의 과정요소와 연계기능을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디자인 방법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런 모든 것이 서로 뒤엉켜 다양한 모습의 디자인으로, 이벤트로, 서비스로, 프로그램으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다. ‘Industrial Designer는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 가’ 역시 이상의 질문을 이어나가고 있다. 얼마 전부터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다음과 같은 현상도 이런 생각의 연장으로 보인다: 기업이나 집단에서 개개 소비자와 개인에게 눈을 돌려 하위집단의 이해에 관심을 기울여 그들의 이익에 봉사할 것을 제안하는것, 모든 부분의 지속가능성을 의식하는 것, 문화적 다양성의 수용, 인간과 자연에 공히 영향을 미치는 직업적 책임의식 부각 등등.
2001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서울선언 이후 2014년, 13년이 흘렀다. 당시 내용을 잘 뜯어보면 오늘날의 상식이 된 중요한 여러 개념의 단초가 있었다. 과연 지금 우리는 그 때의 기대와 선언만큼 잘하고 있나? 졸업을 바로 앞둔 이 시점 우리들, 산업디자인학 전공자들,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로서 세상과 나의 모습을 다시금 생각해볼 때다.

채승진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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