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웠던 ‘형태와구조’ 수업: 기본-치수 개념을 중심으로

Nov 29, 2021 | ID Lecture, Know-理知

주형준_Joo, Hyeongjoon

주형준_Joo, Hyeongjoon

디자인예술학부 21학번

‘Forms and Structures’ Class that I learned: Focusing on the Concepts of Basics-Dimensions

With the goal of majoring in industrial design, I prepared my student records and a cover letter and entered the school through a non-practical examination. As such, I hoped for a class for students wishing to major in industrial design, and applied for and took the class in form and structure. The form and structure class mainly consisted of surface structure production, line structure production, wire structure production, and abstraction production. Prior to production of the surface structure, I selected and gave a presentation on original objects that will be the subject of my future works. After that, I sketched while examining the shape and structure of the original object. I chose a film camera as my original object as I thought that a film camera that was moderately complex rather than too simple and comprising straight lines rather than curves was suitable for completing the task. After deciding on the original object, I drew a mind map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the object, and selected the theme that would appear in subsequent work.


저는 산업디자인학 전공을 목표로 생기부와 자소서를 준비해서 비실기 전형으로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렇기에 산업디자인학 전공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개설된 수업을 희망했고, 형태와 구조 수업을 신청해 수강했습니다.

형태와 구조 수업은 크게 면 구조 제작과 선구조 제작, 철사 구조 제작 그리고 추상화 제작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면 구조 제작에 앞서 앞으로 만들 작품들의 주제가 될 오리지널 오브제를 선정하고, 발표합니다. 그다음으로는 오리지널 오브제의 형태와 구조를 살펴보며 스케치를 합니다. 저는 오리지널 오브제로 필름 카메라를 선정했습니다. 너무 단순한 구조보다는 적당히 복잡하고, 곡선보다는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필름 카메라가 과제의 완성도 면에 적합하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오브제를 정한 이후에는 오브제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한 마인드맵을 그려보며, 이후 작업에서 나타낼 주제를 선정합니다.

면 구조물

그다음으로는 본격적인 면 구조 제작을 위해 오브제의 치수를 측정하고 기록했습니다. 저는 면 구조 제작에서 실물 스케일의 재현에 초점을 두었기에, 버니어캘리퍼스를 사용해 카메라의 렌즈 지름, 바디의 높이 등을 최대한 세세하게 측정하고, 치수 기록을 바탕으로 직각자와 각도기를 이용해 먼 구조 재료인 마분지에 작도했습니다. 카메라의 바디와 같이 큰 부분은 작도를 바탕으로 한 전개도를 제작하고, 작은 디테일들은 면과 면을 순간접착제와 목공 풀로 접착해 완성했습니다.

선 구조물

선구조는 나무로 면구조의 모서리 부분만 따서 제작해야 했기에, 디테일 면에서는 면구조보다 떨어지지만 제작 난이도는 더 높았습니다. 특히 나무를 톱으로 자를 때, 모서리의 각도를 계산해 나무와 나무를 접합한 이후 정확한 각도가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저는 정확한 구조물 제작을 위해, CAD 프로그램에서 제작하려는 구조에 필요한 나무의 길이와 재단 각도를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재질이 나무라 종이에 비해 정확한 가공이 어려워서 면구조만큼의 정확도를 재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에 남습니다.

철사구조는 다시 평면작업과 입체작업으로 구분되어 진행했습니다. 평면작업의 경우, 철사로 오브제의 모서리 부분을 만드는 것까지는 선구조와 재질 이외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꼭짓점에서 철사와 철사를 연결할 때, 각 철사의 끝부분을 둥글게 말아서 연결하는 큰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철사들을 단단히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헐겁게 연결하여 평면에 누일 수 있고, 내부에 보강재를 넣어 세울 수도 있도록 하는 것이 철사구조 제작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평면에 누일 수 있는 구조물이 완성이 되면, 내부의 보강재를 선택하여 평면의 철사구조를 입체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때, 학기 초에 마인드맵으로 정했던 주제에 따라 보강재를 선택하고, 그에 알맞은 다른 인공물 하나를 추가로 정해야 합니다. 저는 마인드맵을 통해 ‘우리는 사진을 통해 추억을 관람한다’라는 주제를 정했고, 보강재로 오브제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인공물로는 ‘인화된 필름’을 선택하여 추억이 필름에 저장되어 있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오브젝트들의 자연스러운 배치를 위해 미술관의 느낌이 나도록 배경 제작을 계획했습니다. 보강재의 내부는 신문지와 밀가루를 섞은 신문지 죽을 사용했고, 신문지 죽의 겉에 사진을 붙여서 추억을 관람한다는 주제에 걸맞은 입체구조를 제작했습니다. ‘인화된 필름’은 오브젝트들의 스케일에 맞게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사진 원본의 레이아웃을 따서 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배경은 우드락으로 뼈대를 세운 것에 시트지를 붙였고, 사람 미니어처를 배치하여 추억을 관람하는 미술관 같은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철사구조 제작과제는 면구조 제작 과제와 선구조 제작과제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종이나 나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철사를 재료로 사용하는 점과, 철사 끝의 조인트를 감안하며 철사를 재단하는 것, 그리고 제 오브제였던 카메라의 자잘한 다이얼과 같은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서 굉장히 작은 크기의 철사를 다뤄야 했던 점이 철사구조 제작과제를 까다롭게 만드는 점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제작난이도가 높은 만큼, 배경까지 다 합한 결과물이 잘 나왔을 때 얻었던 만족감이 컸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과제였습니다.

마지막 과제는 마인드맵을 통해 나왔던 주제에 대한 추상화 제작 과제였습니다. 저는 카메라의 뷰파인더 시점에서 바라본 눈을 테이프와 수채화로 표현하여, 뷰파인더의 틀 내부에서 바깥의 추억들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간격을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추상화 제작 과제의 경우, 한 학기 동안의 과제를 통해 찾아낸 오리지널 오브제의 특성을 재해석해서 자신의 주관을 나타낼 수 있는 창의성이 제일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학기 동안의 형태와 구조 과제는 면구조 제작에서 치수 측정을 통한 복제품 제작 및 추상화 제작과 같이 객관적 모방에서 주관적 창작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한정림 교수님의 과제 코멘트와 국내외 작가들 및 그들의 작품 소개를 보고 들으며 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형태와 구조 수업을 들으며 제가 배우고 느낀 점은 굉장히 많지만, 치수 개념을 배운 것이 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추상화 작품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특별하게 디자인과 미술에 대해 배우지도 않은 상태로 디자인 대회에 참가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렌더링 이미지를 가지고서 1차 심사를 통과해서 2차 심사를 위해 목업을 제작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모델링을 할 때, 치수에 대한 개념이 없는 상태로 제작했었기 때문에 목업으로 제작하며 제가 생각했던 것과 결과물에 큰 차이가 발생했었습니다. 저는 이때 치수에 대한 개념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막상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이에 대하여 배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면구조 제작 과제에서 mm 단위로 세세하게 측정하고 손으로 만들어보면서 치수에 대한 개념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던 것이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학교 생활에서의 첫 수업을 잘 이끌어주신 한정림 교수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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