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그 너머에;‘디자인’을 크게 보아라.

Nov 25, 2017 | Design Message

이용규 Yi, Yongkyu

이용규 Yi, Yongkyu

디자인예술학부 산업디자인학 학사,
운송디자인 석사, CCS

Beyond Design: Widen Your Perspective on ‘Design’

The last thing I would like to mention to my fellow Yonsei University students is to broaden their perspectives on ‘design’ by eliminating the boundaries of the definition of design. I hope my fellow future designers will invent their signature design by enlarging their own strength that they found from designing. In other words, if you think you have a strength in aesthetical design, find a way to highlight the beauty you can appreciate. Whereas if your strength is in planning and marketing, build a portfolio that could show off your ability. Work your way to establish your own unique design that is developed from your strength rather than finding a frame in which your insights could be imprisoned.


4년 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운송 디자인을 전공하려고 유학 왔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흘렀다. 유학 기간 동안 수차례의 자동차 디자인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비단 상품을 아름답게만 만드는 조형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 GUI와 같은 사용자와 제품 간의 인터랙션 디자인과 같은 상품개발이었다. 특히 지난 2016년 인도 마힌드라 북미 테크니컬 센터에서의 인턴은 디자이너로서 엔지니어와의 협업 관계를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곳에서 나는 북미시장을 위한 풀 사이즈의 픽업트럭을 디자인하기 위하여 미국의 젊은 층이 픽업트럭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분석 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성 분석과 더불어 레저용 픽업트럭을 개발하기 위해 선행 디자인 단계에서 필요한 경쟁사 분석 및 마케팅 분석까지 담당하여 이전의 어떤 프로젝트보다 더욱 깊이 있는 총괄적인 디자인을 창출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논리적인 프로세스에 맞춰 진행하던 중 부딪히는 난관이 존재했을 때는 자료 분석만이 아닌 전공을 통해서 배운 그림이나 만들기와 같은 조형적 방법으로 이를 먼저 표현하고자 노력하였는데, 신기하게도 그림을 그리고 만드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조형이 나오고 이 조형과 기능을 맞물릴 수 있는 다양한 기능적 아이디어가 창출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상품은 철저한 사전조사와 분석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직관적인 영감, 만들기, 스케치 등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나는 그 이후로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관련 전공에 필요한 소양뿐 아니라 독서, 사색, 글쓰기, 박물관 관람, 신문기사 읽기 등 보다 통합적인 역량을 기르기 위해 다양하게 탐구하며, 경험을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직관적인 능력 또한 무에서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과 경험으로 인해 발현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은 점은 이처럼 디자인을 통합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일링, 즉 심미적인 부분은 분명 디자인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키 요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된 디자인을 하려면 선행단계에서 필요한 기술 동향 분석이나, 미래 트렌드 분석과 같은 것 역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러한 것들이 논리적으로 감성적으로 맞물려 더욱 탄탄한 작품으로 완성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원에서 운송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항상 ‘회사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가 되는 것’을 꿈꾸어 왔다. 그를 위해 미래에 있을 차량을 상품화하고 니즈와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을 분석하여 이를 창의적인 혁신으로 이끄는 상품개발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혼다 미래 트럭 디자인

가령, 2015년 혼다 디자인 스튜디오와 같이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는 그린란드와 같이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의 자동차를 천연연료인 눈을 활용해 주행하는 활용안을 제시하여 동력원 아이디어에 대한 호응을 얻었고, 졸업 논문 작품에서는 근 미래 미국 10대들을 위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승차 공유 서비스란 논문의 주제로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GUI와 멀티미디어를 탑재한 새로운 개념의 사용자 시나리오를 제시하여 참신한 아이디어를 인정받기도 하였다. 이처럼 멀티미디어와 첨단기술을 융합한 모빌리티 디자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며, 나는 이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2022 알파로메오 수퍼카 컨셉
2030 구글 자율 주행자동차

이제 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 회사만이 내놓는 상품이 아니라, 삼성, 엘지, 구글, 우버, 애플 등과 같은 IT 기업이나 전자기기 회사가 너도나도 개입하여 새로운 관점의 혁신적인 상품으로서 자리 잡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다가오는 시점, 사용자가 자동차를 소유개념이 아닌 공유개념으로서 더욱 친근한 상품으로서 인식하게 되는 등 자동차에 IT를 결합한 전장 기술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융합 시대에는 자동차 디자이너의 역할도 아마 달라질 듯 싶다. 단순히 스타일링만 하는 디자이너에서 미적 감각은 물론 비즈니스 감각과 기술 법률까지도 고려한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통찰이 필요한 융합적인 디자이너의 역할이 요구되지 않을까 싶다. 이는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하면 상품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되는 것이다.

내가 연세대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디자인이라는 것을 한가지 정의에 가두어 놓고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즉, 디자인하면서 발견한 나만의 장점을 살린 부분을 극대화하여 나만의 디자인 방식을 만들길 바란다. 내가 심미적인 것에 능력이 출중하다고 판단되면 그것을 특성화하길 바라며, 반대로 기획 혹은 마케팅 같은 곳에 장점이 있다면 그것을 살린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어떠한 틀을 만들고 거기에 나를 끼워 맞추려고 하는 디자인이 아닌 나만의 장점을 부각한 나만의 디자인 방식을 꼭 갖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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