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운 연구 만들어 가기,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Dec 1, 2016 | Glocal Experience

김지해 Kim, ji-hae

김지해 Kim, ji-hae

연세대학교 대학원 산업디자인학 박사과정

Developing Research Projects that Reflects ‘Me’: Global Ph.D. Fellowship

Cybathlon race, which was held in Zurich, Switzerland on the 8th of October 2016, had the purpose of developing and competing cutting edge technology including robot technology and technology for assist gadgets. Its other existing purposes are to support scientific exchange between countries, reform the thoughts of the common people towards the development of technology and the challenge it faces, and to support the disabled entering the race. There were 6 events in the 2016 Cybathlon; robotic prosthetic arm race, BCI race, robotic prosthetic leg race, Exoskeleton race, electronic wheelchair race, and electronic stimulation bicycle race. The most impressive aspect of the race was that the tasks given for the race were closely related to our everyday life. The tasks are evaluated according to the success and failure of the movements and the performance time. This has great similarity to usability evaluation. It thus struck as if the Cybathlon is the process of evaluating the usability of various assist gadgets at the same time.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Global Ph.D. Fellowship) 이란?

우수한 국내 박사과정 및 석·박사통합과정 대학원생의 연구역량과 국내 대학원의 교육역량 제고를 위한 사업으로, 한 해에 215명 내외 전업(Full-time) 학생을 선정한다. 2년 지원 후 성과 평가결과에 따라 박사과정의 경우 추가 1년, 석·박사통합과정의 경우 추가 최장 3년까지 연간 3000만원 지원하는 사업이다. 평가 방법 및 내용은 1단계 서면평가(30%), 2단계 면접평가(70%)로 이루어진다. 서면평가는 영문으로 작성된 Introduction of Applicant (Including Personal Background, Purpose going on the doctor’s course, Reason for applying for fellowship.), Academic Plan (Describe in detail the reason and background for choosing the related department, specific major, and research advisor. Also, explain the differences between your past academic objectives for undergraduate study and your new objectives for graduate study in connection with your research proposal.) & Research Proposal (Write in detail your research proposal, including research title, preceding research & achievements, research objectives, plan, expected impact, etc.), Major Research Achievements (3 Major research achievements, 5 Other research achievements.), Reason for choosing the University, 국문으로 작성된 연구 과제 요약문에 대해 작성한 것을 제출해야 하며, 면접평가는 영어로 6분 발표, 13분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진다.

GPF의 모태가 된 미국 NSF Graduate Research Fellowship Program(GRFP)와 같이 GPF 동문들도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친목을 도모하며 서로 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사후관리 지원을 한다. 2016년 글로벌 박사 양성사업 신청요강에 명시된 사후관리로는 지도교수 역할 강화, 자체모임 지원, 홍보 강화 (우수 성과 사례집 발간/배포), 명예 제고 (교육부장관 명의 펠로우 지정서 수여), 멘토 활동 지원, 체계적 이력관리가 있다.
위의 내용은 시행 공고문 또는 신청 요강에 명시 된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의 지원 조건과 혜택이라면, 필자가 생각하는 혜택은 박사 과정 학생이 연구 책임자가 되어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연구 진행을 지원받을 수 있어 연구 기회나 동기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연구를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만으로도 지원을 준비하는 의미가 있지만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확보된다는 것이 큰 혜택이다.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지원 동기 및 대학 선정 이유

필자는 연세대학교 디자인예술학부에 09학번으로 입학해 5년 동안 산업디자인학과와 인지과학 연계전공으로 학부 과정, 2년 동안 산업디자인학과 석사 과정을 지내고 16학번으로 박사 과정에 진학하였다. 학부 2학년 때 ‘인지와 디자인’, ‘인간공학실습’ 수업을 듣고 ‘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하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이해를 심화 학습하기 위해 인지과학 연계전공을 신청하여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과에서 열리는 관련 수업을 듣게 되었다.

3학년때 ‘시스템디자인’ 수업에서 산학 협동 프로젝트로 LS산전의 전기 자동차 충전기 UI 디자인을 진행했었는데 이 경험을 통해 UI 디자인에 대한 전문성을 쌓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위와 같이 산업디자인학과 수업 수강을 통해 얻은 학문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사용자 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UI 디자인’이라는 관심 연구 분야를 박사과정에까지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석사과정 3학기에 해외 진학을 통해 연구를 계속 할 것인지, 연세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서 같은 연구 주제로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지 고민했다. 그 때 유학을 가고 싶은 연구실의 연구 성향, 연구 결과들 유학 비용 같은 것을 살펴보며 비교 우위를 따져보곤 하였는데 한국에서 계속 연구를 하게 된다면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에 지원을 해 보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 될 것이라 생각을 했었고, 만약 지원을 하게 된다면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지원 서류 항목의 ‘Reason for choosing university’에 어떻게 작성할 수 있을지 생각 해 보았었다. 결국엔 이때 생각 해 본 대학 선정 이유들이 필자가 같은 곳에서 학부, 석사, 박사과정을 보내기로 결심을 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첫 번째 이유는 지도 교수님이신 연세대학교 디자인예술학부 권오성 교수님을 비롯하여 이병종 교수님, 이주명 교수님, 채승진 교수님이다. 교수님 네 분이 갖고 계신 다양한 관점과 각기의 방식으로 가르침을 주시는 덕분에 석사 과정동안 좋은 연구 경험 뿐 아니라 특별한 인생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국내외 어느 연구실을 가도 이렇게 주체적으로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오랜 시간 동안 배움이 풍부하며, 심적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대학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이유는 연구 주제와 관련된 대학 인프라이다. 필자의 연구 주제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재활보조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가이드라인 연구’ 이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는 대학 병원, 주변 관련 기관 및 회사, 관련 학과 등 재활보조기기라는 연구 주제와 관련한 인프라가 잘 형성되어 있고 이러한 인프라는 연구 협력을 기대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러한 인프라들은 다양한 관점을 연구에 반영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위 두 가지 이유 외에도 ‘사람’에 대한 이해가 가장 기본인 필자의 연구에서 필자가 가장 잘 아는 한국 문화와 한국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 이 대학 선정 이유로 작성한 것이다.

연구 주제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에 지원한 연구명은 ‘국내 중소 의료기기 회사가 활용 가능한 지체장애인을 위한 재활 보조기기 사용자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 연구’이다. 이러한 연구 주제를 생각하게 된 것은 석사 과정 연구 경험을 통해서이다. 필자는 석사 과정 동안 T map 선행 연구, 2013-2014 디자인 백서, 대학 병원 서비스 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TRIZ 워크숍 연구 등 기업 인턴, 수업과 프로젝트 참여로 여러 연구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가장 관심이 가는 주제와 관련된 연구는 ‘상지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상지 재활치료기기 디자인 기술 개발’, ‘중증 장애인의 사회 참여 증진을 위한 손 작업 로보틱가젯 시제품 개발’ 이다. 이 연구에 참여하는 동안 필자는 주로 사용자, 사용 환경 조사와 UI 디자인을 맡아 했는데 이 때 재활보조기기의 UI 디자인에 참고 할 수 있는 적합한 문헌이 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장애인과 노인이라는 사용자 그룹은, 필자와 같이 노하우가 없는 햇병아리 디자인 연구자가 접근하기에는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사용자 그룹이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막연하였다. 처음 시작이 어려우니 이 분야를 시작하고 싶은 디자이너가 흥미를 쉽게 잃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의학적 용어를 사용한 참고 문헌은 많지만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문헌도 부족했다. 그래서 필자는 재활 보조기기의 UI 디자인에 참고 할 수 있는 문헌이 부족하다고 불평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필자가 기존 문헌들을 연구하고 통합하고 정리하는 연구를 시도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재활보조기기 분야는 아직 사용자 중심 디자인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주로 ‘작동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춰 있는데, ‘작동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사용하기 좋은’ 제품 개발로 개발 관점이 넓어지면 더 좋은 제품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고 재활보조기기의 UI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연구결과들이 직접 R&D가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활용 할 수 있을 때 이러한 기대가 실현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연구는 총 3년 동안 2년, 1년으로 나누어 계획하였다. 보조공학 분야에서 보조기기 사용성은 Human, Activity, Assistive Technology를 고려해야 하는 HAAT 모델이 있다. 이러한 모델은 디자인 분야에서 제품 개발을 위해 사용자, 사용 환경, 제품을 살펴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러한 HAAT 모델을 바탕으로 연구를 세 파트로 나누었다.

첫째, 한국 지체장애인의 특성에 대한 이해이다. 이를 위해 문헌 조사를 통해 한국 지체장애인의 현황을 살펴보고 장애의 정도인 기능 및 증상에 따른 분류를 살펴본다. 또한, 한국 지체장애인의 일상 생활 활동 및 행위에 대한 현장 조사 및 문헌 조사를 진행한다. 즉, 재활보조기기 개발에 필요한 한국 지체장애인의 현황 및 특성에 대한 문헌 조사 및 관찰, 인터뷰와 같은 현장조사를 통해 그 내용을 조사, 분석하고 디자이너가 재활보조기기 개발에서 지체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 할 수 있도록 의학용어가 아닌 시각화 된 언어로 재분류, 체계화 하고자 한다.

둘째, 지체장애인이 사용하고 있는 재활보조기기 문헌 및 현황 조사를 통해 지체장애인의 기능 및 증상에 따른 재활보조기기의 제품 분류를 진행한다. 제품 분류별로 재활보조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분석한다. 다시 말해, 한국 지체장애인을 위한 일상생활 재활보조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사례를 조사, 분석을 실시한다. 제품은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지체장애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필요로 하는 이동보조기기로 한정한다.

셋째, 기존 재활보조기기와 관련된 사용성 향상을 위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조사, 분석한다. 또한, 앞서 진행한 연구들을 통합하여 중소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한국 지체장애인을 위한 재활보조기기 사용성 가이드라인의 구성 및 내용을 제안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Rehacare 2016, Cybathlon 참가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연구비를 지원받고 가장 먼저 연구비를 사용한 것은 Rehacare 2016 와 Cybathlon과 Cybathlon Symposium 참가이다. Rehacare 2016은 GPF 연구의 이동보조기기 제품 조사를 위해 참관하였고 Cybathlon은 미래형 이동보조기기 연구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참관하였다. 2016년 9월 28일 ~ 10월 1일에 열린 Rechare 2016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의료 및 재활 관련 제품 전시회이다. 작년 Rechare 2015도 상지 재활치료기기 연구의 출장으로 이병종 교수님과 김세희 연구원과 함께 참관했는데 올해 Rechare 2016을 참관하면서 작년과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다. 올해는 특히 작년과 훨씬 큰 규모로 많은 회사들이 참여하였지만 디자인을 앞세운 회사 제품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디자인에 대한 고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재활, 보조기기 시장과의 차이가 확연하였다. 휠체어 유저가 아닌 필자도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이 잘 정돈된 제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친할머니를 위해 국내에서 롤레이터를 구매하려고 시도하였는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롤레이터를 찾아보기 어려워 롤레이터 구매를 망설였지만 Rechare 2016에서는 완성도 높은 롤레이터를 많이 찾아 볼 수 있었고 재활보조기기의 선진화를 체감 할 수 있었다. 작년과의 눈에 띄는 차이점은 전동 휠체어 조작부의 고도화이다. 대부분의 전동 휠체어는 몇 개의 LED로 상태 정보를 표시하였는데, 간단한 디스플레이를 조이스틱 앞 부분에 부착하여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주었다. 전동 휠체어 가변동작 기능을 실시간으로 상태 표시해 준다. 또한, 수동 휠체어에 부착하는 전동 핸드바이크 모듈 제품이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수동 휠체어에 전동 핸드바이크 모듈을 부착하여 손으로 몇 번 움직이면 엄청난 속도로 앞을 나아가는 제품이다.

그림 2. 수동 휠체어
그림 3. 수동 휠체어에 전동 핸드바이크 모듈 부착한 모습

2016년 10월 8일에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된 Cybathlon 경기는 로봇 기술을 포함한 첨단 보조 장치의 기술을 겨루고 개발 및 과학 교류 강화 지원, 기술의 도전과 기회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의식 개혁, 장애인에 대한 경기 대회 참가 지원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Cybathlon 2016의 경기 종목은 로봇 의수 경기, BCI 레이스, 로봇 의족 경기, Exoskeleton 경기, 전동휠체어 경기, 전기 자극 자전거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경기에서 수행해야 하는 과제들이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작업이었다는 점이다. 연세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김종배 교수님이, 선수로 참가한 전동 휠체어 경기를 사례로 자세히 설명하자면 1) 책상에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책상 상판 아래로 들어갔다 나오기 2) 4개의 폴 사이를 지그재그로 지나가기 3) 경사로를 올라 문을 열고 닫고 경사로를 내려오기 4) 울퉁불퉁한 길 지나가기 5) 옆경사로 지나가기 6) 계단 오르고 내리기 항목이 있다. 이러한 경기 항목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림 4. Cybathlon 경기장

경기 점수는 과제를 성공했느냐 안했느냐와 과제 수행 시간에 따라 매겨지는데 이는 사용성 평가 기준과 매우 유사하다. 필자는 Cybathlon 경기가 동시에 여러 보조기기 제품이 동시에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Cybathlon 경기 항목이 일상생활에서 마주 할 수 있는 과제들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경기 구성에 매우 심사숙고 한 것을 느꼈을 뿐 아니라 보조기기들을 기술의 정도를 확인 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Exoskeleton 경기를 보면 독일의 Exoskeleton은 평지에서 매우 잘 걷지만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과 경사로를 오르고 내리는 것을 하지 못했고, 한국의 Exoskeleton은 평지에서의 걷는 속도가 독일의 것에 비해 느렸지만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과 경사로를 오르고 내리는 것이 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Rehacare 2016과 Cybathlon 참관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연구 조사를 할 수 있었던 것 뿐 아니라 재활보조기기의 세계적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감사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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