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여름방학 카누 프로젝트: 컴포지트 카누

Dec 12, 2019 | Project Inside

정상현_Jeong, Sanghyeon

정상현_Jeong, Sanghyeon

산업디자인학전공 15학번

Summer Vacation Canoe Project: Composite Canoe

Our department has been making ships; such as canoe, kayak, and cartopper, using wood, despite its sizes and colors. Thus, we were able to pass down the better methods and tricks of production year by year. As a result, average production capacity improved each year as well as the quality of the product. During this summer vacation, we built two wooden canoes and one composited canoe. The two wooden canoes were different from the ones we’ve previously produced, but we didn’t make much difference because this year’s canoe project was focused on compositing canoes. The composite canoe was 13 feet long and we never experienced making it before in our major. Although wooden canoes are easy to repair and are relatively free in changing shapes in the manufacturing process, it is difficult to mass-produce because they have to be produced over a long period of time with hands. So by experiencing a compositional canoe, that can be seen as a counterpoint to this, it was an interesting experience for our major students who need to know the process of mass production.


2015년 3월 우리 학교에 입학해 그해 겨울 채승진 선생님을 졸라 만들게 된 Cartopper(차량 지붕에 얹기에 용이한 배)를 시작으로 작년 여름에 두 대, 이번 여름에 세 대, 총 여섯 대의 선박을 만들었다. 우리 학부에서 그간 만든 선박들은 카누, 카약, Cartopper 등 다양한 종류에 크기도 형태도 색상도 달랐지만, 목재를 사용하여 제작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 방법이나 요령이 전대 제작자에서 후대 제작자로 전해지고 평균적인 제작실력이 상향 평준화되었다.

이는 목재의 두께, 재질. 유리섬유의 평량, 적층수, 부착물의 종류 등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게 하였고 작년에는 국내 최초 카누-스컬(조정 경기 시 사용되며 한 사람이 양손으로 노를 저을 수 있게 함)겸용 16ft 카누를 제작할 수 있었다. 작년 여름 시도한 카누는 12ft(약 3.7m), 16ft(약 5m) 카누로 기존의 14ft 도면을 수정하여 계획하였다.

이 카누들을 제작할 당시 설정한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핸드캐리, 루프탑 탑재 용이성 제고
  2. 16ft 카누의 경우 호수형 카누(중저속)에 스컬(고속)을 겸용 가능케 할 것
  3. 차량 탑재 시 전고 최소화
  4. 우리 학교 호수(매지호)에 적합한 형태

위의 요구를 요약 설명하면 우리 학교에서 타기 좋은 가벼운 카누가 될 것이다. 스컬이야 16ft 카누의 시트에 부착 가능토록 조절하면 된다고 하지만, 경량화와 우리 학교에서 타기 좋은 카누를 제작하기 위해선 형태와 재료를 동시에 고려해야 했다. 채승진 선생님과 제작을 도와주시는 임병갑 목수님 그리고 팀원들과 몇 차례 회의한 결과로, 몸체에 사용한 합판을 3t, 4t를 사용하고 유리섬유를 한 장만 덮었으며 플랭크(카누의 옆면을 이루는 판재)의 개수를 줄여 경량화를 시도하였고 그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동일 규격 대비 10% 이상 경량화를 달성하며 강성도 또한 유지한 것이다. 12ft 카누의 경우 15.5kg으로 동 사이즈 카누의 무게인 20kg에 비해 78% 무게를 가진다. 성인이 혼자 운반하기에 무리 없는 무게이다. 경량화를 위해 재료를 적게 소모했으니 제작 단가와 시간이 줄었음은 물론이다. 이 시도는 앞서 말했듯 선대에서 후대로 전해진 제작에 대한 지식이 가능케 한 시도였다. 카누의 구조, 도구의 사용법, 제작 방식과 재료, 요령 등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시도 가능한 적정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알기 힘들었을 것이다.

12ft, 16ft 카누는 완성된 후 청송관 2층 천장에 매달아 전시해두었고 우리 전공의 컬렉션이 늘어났으며 새로 입학하는 후배님들의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하였다. 덕분에 올해 19년 여름에도 카누를 제작하게 되었고 말이다.

올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제작한 카누는 목조카누 두 대, 컴포지트 카누 한 대이다. 목조카누 두 대는 우리 전공에서 그간 제작한 카누들과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크게 차별되진 않았고, 이번 카누 프로젝트는 컴포지트 카누를 중점으로 진행하였다. 13ft(약 4m)이며 우리 전공에서 처음 시도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컴포지트 카누는 공장에서 틀을 이용해 찍어내는 몸체와 우리가 작업하는 나머지 부분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복합소재를 사용하는데 내가 본 제작과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틀에 탄소섬유, 유리섬유를 접착 스프레이를 이용해 가접착하며 번갈아 쌓는다.
  2. 강성도를 위해 미리 재단한 폼을 가접착하고 탄소섬유를 덮는다. 후에 접착제가 스며들어 굳게 되면 뼈대 역할을 한다.
  3. 접착제(레진)가 스며들 수 있도록 관을 배치한다.
  4. 비닐을 덮고 관에 호스를 꽂고 밀봉한다.
  5. 비닐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고 레진을 천천히 스며들게 한다.
  6. 다 굳으면 틀에서 떼어내고(이때 외장 도색이 완료된 상태로 나오게 된다) 테두리를 정리한다.
  7. 내장에 우레탄 클리어 코트를 도포한다.
  8. 건웨일과 덱, 부력함, 시트를 가공하여 부착한다.

컴포지트 카누 몸체 제작은 레진이 경화되기까지 수일이 소요되어 오래 걸리는 것 같지만 손으로 하는 목조카누의 경우 몇 주씩 제작 기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컴포지트 카누는 이번 제작이 처음이니 몸체 제외 나머지 부속의 가공에 어려움이 존재했지만, 몸체는 항상 일정하고 나무를 이용해 나머지 부착물만 제작하여 결합하면 되니 부속품도 규격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제작 시간을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조카누는 보수가 용이하고 제작 과정에서 형태변경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인력이 투입되어 장기간 제작하여야 하므로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대중화에 무리가 있다. 그래서 이와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컴포지트 카누를 경험해봄으로써, 대량생산의 과정을 알아야 하는 우리 전공 학생들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다.

올해 카누를 처음 만드는데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한 두 후배님(차후 우리 과의 주력 카누 제작자가 될)의 소감문으로 이 글을 마친다.


나무판자가 나에게 의미 있어지는 과정

처음 나무판자가 공방에 왔을 때, 나에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는 정말 나무와 내가 어떤 관계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판자에 구멍을 뚫고, 뻣뻣한 나무를 휘어서 형태를 잡고, 형태를 고정하기 위해 에폭시를 바르고, 배의 선체를 매끈하게 사포질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나에게 의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모든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귀찮고 힘든 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배하나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손이 가고 이 배가 책임질 목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내가 힘들고 지친다고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산업 디자인이라는 전공이 작업하는 모든 순간에 얼마나 진지해야 하는지, 성실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내가 비록 조그만 카누 한 대를 만들었지만 내가 했던 일은 얼핏 보면 의미 없을 수 있었던 나무판자에 생명을 넣은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내가 처음으로 한 나무 작업이었고, 완제품으로 만든 첫 번째 물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내가 한 행동 하나하나가 합쳐져서 다른 이들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즐거움을 주는 것을 만들었다는 것이 아주 뿌듯했다.

산업디자인학전공 17학번 변서희


학교에 제일 처음 왔을 때 우리 학과 건물을 처음으로 가봤다. 그때 2층 복도에 매달려있던 카누를 보고 엄청나게 설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설마 학교에서 학생들이 만들었을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방학 때 학생들이 만들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어릴 때부터 정말 나무배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서 나무로 조각배만 열심히 만든 나에게 정말 이런 둘도 없을 기회는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 카누를 만들러 갔을 때 판자가 어떻게 카누가 될지 짐작이 가지 않아서 조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틀 만에 모양이 갖춰졌을 때에서야 카누를 만드는 것이 실감이 들었다. 그다음부터는 계속 에폭시와 샌딩의 연속이었다. 날이 더워져서 새벽부터 시작했는데 덕분에 작업이 끝나도 3시가 넘지 않아서 하루를 길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어서 그런지 작업이 전혀 힘들지 않았고 에폭시나 페인트 색 제조 같은 새로운 사실을 배울 때마다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두 목제카누 작업이 끝나고 세풍폴리머에서 컴포지트 카누가 도착했다. 다들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어서 조금 걱정했지만 목제카누 만들 때랑 다른 것이 거의 없어서 꽤 수월하게 작업이 진행된 것 같다. 카본 소재여서 그런지 충격을 주면 깨진다고 하셔서 조심하게 작업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웨일 붙일 때 에폭시로 붙이자마자 마스킹테이프를 뗐으면 웨일 부분이 더 깔끔하게 됐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우레탄 클리어를 뿌릴 때 너무 많이 뿌리는 바람에 흐른 자국이 남을 것 같아 걱정했지만 마르고 나니 자국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16피트와 14피트 목제카누를 페인트칠까지 완성하고 나니 엄청 뿌듯했다. 각 카누 데크 안쪽에 같이 만든 사람들 이름을 적었는데 그 때문인지 더 기분이 좋았다. 컴포지트 카누는 목수님도 처음 만드는 거여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이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결과가 잘 나와서 좋았다.

산업디자인학전공 18학번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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