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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care Design 헬스케어 디자인

1. 목표 및 개요
본 <헬스케어디자인> 수업은 ECD융합디자인연계 전공의 전공 과목으로, 2014년도 여름학기에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총 3주에 걸쳐 ‘의료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본 수업에는 산업디자인학, 시각디자인학, 디지털아트학, 의공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하였으며 총 3팀의 학제적 팀 구성을 통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내원자 서비스 경험 개선을 위한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현장의 실제 문제를 고객의 입장에서 점검하고 ‘최고의 환자 중심 병원’을 위한 대안을 제시, 병원 고위 관계자의 평가 및 실제 적용을 검토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의료 서비스디자인 우수 전문가를 초청하여 병원 내에서 특강을 추진하는 등 병원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이끌 수 있도록 하였고, 참여 학생에게는 다양한 전공 간 창의적 사고와 협력을 통한 팀워크 역량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기본적 소양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객의 눈으로 고객의 서비스 경험을 개선한다는 목표 아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영진 및 의료진과의 논의를 통해 서로 다른 세 가지 영역을 개발 대상으로 선정, 방향을 설정하였다. 다학제적 팀원으로 구성된 세 팀은 각각 다음의 세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인트로의 방문자 경험 개선
  • 소화기병센터의 환자 경험 개선 방향
  • 입원실의 환자, 보호자 경험 개선 방향

‘인트로의 방문자 경험 개선’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방문하는 고객, 즉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본인이 필요로 하는 의료 서비스를 받기 이전까지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특히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고 고객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눈으로 보는 관점이 중요하였는데, 방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CEV(Customer Eyes View)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여 수행하기도 하였다. ‘소화기병센터의 환자 경험 개선’은 현재 원주기독병원의 외래 진료과목 중에서 다수 환자 대비 협소한 공간, 복잡한 시스템 등으로 열악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소화기병센터를 대상으로 환자들이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또한 ‘입원실의 환자, 보호자 경험 개선’에서는 입원 환자들이 장기간 머물러 생활하는 병동을 대상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생활함에 있어 경험하는 서비스를 시설, 환경, 사인 시스템 등의 측면에서 문제 정의를 시도하고, 이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하였다.

2. 진행과정 및 방법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진행 과정은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하였다. 이 프로세스는 ‘Discover(문제 발견) – Define(문제 정의) – Develop(아이디어 개발) – Deliver(전달)’의 총 네 단계의 과정을 통해 서비스디자인을 수행하는 방법으로 각 단계별 목표에 따라 그에 부합하는 적합한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각 팀의 진행 과정은 이 프로세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세 팀 모두 서로 다른 주제를 바탕으로 리서치 내용과 방법, 그에 따른 발견점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각 팀의 진행 순서와 수행 방법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에 따라 각 팀들은 서로 다른 팀들의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발견점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며 공유할 수 있었고 각 팀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며 다양한 시각에서 도전할 수 있었다. 총 15일동안 각기 다른 프로젝트 주제를 부여 받은 세 팀은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의 네 단계 순서를 각 팀의 일정에 맞추어 진행하였다.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에서는 현장 관찰, 관계자 및 환자 인터뷰, CEV(Customer Eyes View)를 주로 시행하였는데 특히 현장 관찰 시에는 현장에 어색함이 없이 녹아들기 위해 의료진의 인턴 가운 및 명찰을 착용하는 등 복장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 길지 않은 프로젝트 기간 등의 이슈로 인해 프로세스의 각 단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상황과 여건에 적합한 방법론을 발견하여 사용하였고 단계의 전후 과정도 함께 병행하며 진행되었다.

더블다이아몬드 프로세스와 그에 따른 서비스디자인 방법
더블다이아몬드 프로세스와 그에 따른 서비스디자인 방법

To improve patient’s service experience from their point of view, three design projects were initiated after several careful discussions with the top management of Wonju Severance Hospital. Three interdisciplinary teams undertook their projects based on the following topics. A) ‘Improvement on the visitor experience of intro’: The purpose of this project was to improve the former experience of customers of Wonju Severance Hospital, patients in other words, from the entrance to the hospital to the point before they receive the medical service they need. In this project, it was important to adopt the stance of customers (patients) by viewing familiar things in unfamiliar ways in customers’ perspective. A new methodology called CEV (Customer Eyes View) was developed and implemented in this project. B) ‘Improvement on the patient experience of gastroenterology center’: The purpose of this project was to improve the service and environment of the gastroenterology center in the outpatient departments that has been providing poor service to patients due to the limited space and complicated system. C) ‘Improvement on the experience of patients and guardians in the hospital wards’: In this project, problems were discovered and improved for the service, facility, environment, and sign system that hospitalized patients and their guardians experience during their longer stay in wards.

3. 결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내원자 서비스 경험 개선을 위한 본 수업의 세 가지 프로젝트는 각각의 과정이 달랐듯 결과물의 형태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먼저 ‘인트로의 방문자 경험 개선’ 과제에서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병원을 방문한 고객이 서비스에 접근하기까지 병원 내 정돈되지 않은 형태의 시각 사인물들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였고 이를 시각적으로 개선하였다. 병원 내부의 사인물 뿐만 아니라 병원 외부에서부터 고객이 의료 서비스를 찾아 가기까지 접하게 되는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하였고, 프로젝트가 완료된 이후 병원의 외관이 개선되기도 하였다.

사인시스템 개선 이미지
사인시스템 개선 이미지

‘소화기병센터의 환자 경험 개선’ 과제의 결과물은 공간을 재구성한 것이었다. 현재 소화기병센터의 복잡하고 협소한 공간 문제와 의료진과 환자의 복잡한 동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고객이 더욱 편안한 외래 진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해당 팀은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사용자 참여 워크숍을 통해 의료 현장 관계자들과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보다 결과물에 대한 타당성과 적합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또한 ‘입원실의 환자, 보호자 경험 개선’ 과제에서는 병동 생활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경험하는 서비스에 대하여 시설, 환경, 시각사인물의 문제를 발견하여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현재 병원에서 환자가 제공받는 입원 서비스의 질이 환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며 시설이 가장 열악한 병동 환경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여 이에 대한 대안을 사례를 통해 제시하였다.

4. 의료 서비스디자인, 무엇을 알고 가야 할까?
우리는 최근 디자인 분야의 확장과 더불어,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의료산업에서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왜 이런 움직임이 생기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져 보았을 것이며, 이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분야라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본 수업에 참여하는 15일 간 의료 현장을 밀접하게 경험하면서, 의료 현장에는 디자이너의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음을 알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디자이너가 병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디자인을 수행할 때에는 의료 산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더불어 병원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 및 협력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필자는 본 수업을 통해 깨달은 의료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사고를 바탕으로 향후 디자이너가 의료 서비스디자인을 수행할 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이슈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의료 서비스디자인분야는 ‘본질’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는 매사 진중한 태도로 본질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여야 하는데, 다시 말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의료산업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습득하고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의료 현장은 다른 서비스 산업과는 달리 환자의 건강, 존엄, 생명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의료현장에 대해 어느 정도 혜안을 가진 전문가들이 접근하여야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근 고객의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창의적인 사고에 익숙한 디자이너의 역량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그 이전에 산업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의료 분야는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사고만으로 접근해서는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이다. 접근하여야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의료분야의 특성으로 인해 의료 현장에는 늘 디자이너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전에 병원의 협조를 받았다 할지라도 환자의 존엄과 생명에 다루는 중요한 일들과 직면할 때에는 미리 계획한 모든 일들이 무효가 되기 쉽다. 서비스디자인 도구와 방법을 의료 현장에서 그대로 수행에 옮기는 것은 어려우므로 상황의 변수에 익숙해지고 빠르게 대처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의료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의 경험을 점차적으로 쌓아가면서 상황에 따른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모색, 발견해나간다면 프로젝트를 긍정적인 결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의료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의 중요한 협력자인 ‘의료진’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은 의료행위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기관이므로 그 같은 목적성을 갖고 있지 않은 우리를 외부인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우리가 외부인이 아니라 병원과 협력하는 관계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바쁜 의료 업무 속에서도 이들 스스로를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도록 동기부여 시켜야 한다. 의료진과 좋은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의료인이 처한 힘겨운 의료 업무 현실을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이는 서비스디자인의 중요한 측면 중 하나인 ‘Co-Creation’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이들을 각각 의료인과 환자로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서비스 수혜자인 환자를 우리가 만족시켜야 할 고객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려 하며, 가끔은 의료인들 조차도 그들이 겪는 문제를 말하기보다 환자의 불편을 우선적으로 호소한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환자가 겪는 문제들만큼이나 의료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혹은 상호연결성을 가지고 발생된다. 리서치를 하다 보면 서비스제공자와 수혜자의 한 편에만 서서 현상을 바라보기 쉬우나, 어느 한 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 모두의 관점과 니즈를 이해하고 인식하여야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로는 리서치 과정에서의 접근 방법에 관한 것인데, 의료 서비스디자이너로서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고객은 ‘의료진과 환자’ 둘 모두라는 것이다. 서비스디자인이 다른 디자인분야와 구분되는 주요한 차별점 중 하나는 서비스제공자와 서비스수혜자 모두의 경험을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섯 번째는 본인만의 신념을 가지고 문제를 대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대단한 신념이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수혜자인 환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신념의 문제이다. 필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병원의 이익과 환자의 만족 사이에서 무엇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지 비중의 문제를 두고 고민한 적이 있다. 서비스디자인은 클라이언트이자 서비스제공자인 조직, 서비스수혜자인 고객 둘 모두의 만족을 고려해야 하는 분야이다. 결국 이 두 이해관계자 중 어느 쪽을 우선적으로 만족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인데, 이러한 질문을 보다 골똘히 고민하게 되는 분야가 바로 의료 서비스분야라고 생각된다. 만약 우리가 병원 경영진의 입장이라면 병원의 수익 및 자본에 관한 현실적 여건들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나 디자이너의 관점이라면 서비스를 경험하는 고객의 만족을 보다 우선시 생각하게 된다. 하물며 의료 서비스의 고객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나약한 환자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만약 본인이 디자이너라는 명목 하에 있다면, 의료 서비스디자인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환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이 같은 신념을 갖고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2014년도 여름학기의 본 수업에서는 병원과의 협력하에 의료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시도하였는데, 이 분야에 대한 학부생들의 관심이 눈에 띄었을 뿐만 아니라 낯선 분야이지만 진중한 자세로 프로젝트에 임하는 자세가 무척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디자인 전공자로써 만약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이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는 학부생들이라면 장기적인 관심을 둘 것을 조언하고 싶다. 삶과 죽음이 내제된 꽤나 무거운 주제이지만, 그 만큼 의미가 있기도 한 의료 분야와 그 현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다면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을 것이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System Design 시스템 디자인

System design is a problem solving process that relates to human society, production technology, and capitalistic economy, and requires logicality and intuitiveness. In this regard, the objective of this course was to understand and experience the holistic process of design. Students ran two different projects in this course. In the first project, students were asked to produce products utilizing sheets. Students researched on diverse types of sheets, experienced the material by conducting various experiments, and practiced the ideation process. The design subjects of the second project were the kitchen of a one-bedroom living space and a rice cooker. The main purpose of the second project was to redesign the kitchen and rice cooker for a family of 3~4 members in accordance with the increased number of single-person households, which is an emerging social phenomenon due to ‘weakening family ties’, ‘increase in number of never-married people’, and ‘job insecurity and economic depravation’.

시스템 디자인 수업 소개
시스템 디자인이란 인간사회, 생산기술, 자본경제에 관련된 문제해결 과정이며 논리성과 직관성이 함께 요구된다. 시스템디자인 수업은 이와 관련하여 디자인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경험해보기 위한 수업이다. 이 수업은 두 가지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프로젝트는 시트를 이용한 제품 제작이었으며, 이는 다양한 시트를 찾아보고 여러 방법으로 실험해 보는 재료의 경험과 아이디어 구상을 연습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원룸에서의 부엌 디자인과 밥솥 디자인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가족 가치의 약화’, ‘개인주의의 심화’, ‘비혼자 증가’, ‘고용불안 및 경제여건 악화’와 같은 이유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트렌드에 맞게 3~4인 가구를 위한 부엌과 밥솥을 리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두 프로젝트는 서로 성격이 달랐으며. 두 번째 프로젝트가 프로세스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중점으로 말하고자 한다.

수업과정
17명이 한 팀이 되어 진행 된 두 번째 프로젝트는 크게는 세 부분, 분석-개념화-디자인의 3단계로, 작게는 기술 분석, 시장 분석, 사용자 분석, 사용 환경 분석, 필요목록 작성, 개인목록 작성, 공통 요구사항 작성, 개인 요구사항 작성, 개념디자인, 목업의 10단계로 볼 수 있다.

개념 디자인
최종 목업

1. 분석
기술 분석은 대상에 적용된 기술을 조사, 해석하는 단계로 부엌을 준비대, 개수대, 조리대, 가열대로 나누어 사용하는 도구를 분석하고 필요한 도구와 있으면 편리한 도구를 구분하였다. 다음으로 시장조사는 대상에 대해 국내외를 리서치하는 단계로 국내, 해외의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부엌 및 관련 브랜드를 조사하였다. 그 뒤에 경험한 사용자 분석은 대상에 관한 사용자들의 경험, 식습관 등을 조사하는 단계로 부엌과 관련하여 평소 음식을 해먹지 않는 사람, 가끔 요리하는 사람, 평소 요리를 해먹는 사람으로 구분하고 음식을 해먹지 않을 때는 배달을 시키거나 인스턴트를 먹는 것으로 구분하여 세분화 시켰다. 또한 요리를 한다면 어떤 요리를 많이 하며 어떤 과정으로 진행이 되는지를 조사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사용 환경 분석은 대상을 사용하는 환경에 대한 분석 단계로 밥솥을 어디에 놓고 사용하는지, 냉장고를 몇 L를 사용하는지, 식기는 몇 개를 사용하고, 서랍에는 무엇이 몇 L가 들어있는지 등 환경에 포함된 주변물이 차지하는 부피와 그것의 위치를 분석하였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용자 분석과 사용 환경 분석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 분석을 했던 대상의 환경을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2. 정보개념화
개념화부터는 세가지 라이프 스타일 – 음식을 해먹지 않는 사람, 가끔 요리하는 사람, 요리를 자주 해먹는 사람 – 로 구분하여 과정을 진행하였다. 필요목록 작성에서 필요한 냉장고 내부 부피와 서랍부피, 가열기구의 면적과 종류, 조명의 밝기, 밥솥의 사용여부 등을 파악한 후 각각의 개인목록을 작성하였다. 개인 목록에는 자신의 식습관과 관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나타낸 플로우차트와 사용자분석을 통해 파악한 기존의 스타일과 자신과의 차이점을, 그리고 만들고자하는 부엌의 느낌을 이미지 맵으로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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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구목록 작성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요구목록 작성이었다고 생각한다. 요구목록 작성은 처음이라 요구사항과 희망사항의 구분이 문제가 되었고, 다음으로 공통 요구목록을 작성할 때 부피와 면적, 높이, 배치의 공통점을찾는 부분도 쉽지 않았다. 이것을 작성할 때는 17명이 다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모르는 부분은 교수님께 전화를 하면서 진행하였다. 개인 요구목록을 작성하면서는 공통 요구목록에 있는 사항을 다시 적어 문제가 되었고, 구체적인 방법과 해결안을 작성하는 것이 아닌 개념을 작성하는 부분이 어려웠다.
예를 들어 밥을 먹으면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노트북 자리를 슬라이드를 이용하여 드르륵 꺼낼 수 있도록 한다. 노트북의 어댑터를 놓을 공간과 코드를 꽂을 곳이 필요함”이라 작성했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으로 “노트북 사용과 함께 하는 간단 식사 공간 고려(노트북 전원 공급 필요)”와 같이 고쳐야 했다. 이것은 구체적인 방법과 해결안을 적게 되면 다양한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4. 개념 디자인 & Mock-up
요구목록을 작성한 다음은 개념스케치 단계로 대상을 단순화 시켜 접근하는 것이다. 부엌의 경우, 부엌을 평면으로 단순화 시키고, 배치와 형태를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으며, 이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상대방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념스케치를 한 다음 스xl로폼과 같은 가벼운 재료로 해당부분의 축소한 부피를 만들어 배치를 바꿔보는 등의 시도를 하였는데 앞에서의 개념 스케치에서 느껴지지 않았던 3차원에서의 모습을 통해 놓쳤던 부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실제 목업을 하였는데 전자레인지와 개수대의 모형제작 방법을 배울 수 있었으며, 손잡이 위치 및 종류와 서랍의 틈새가 만들어 내는 선, 그 밖의 다양한 흰 색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의의
산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해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은 프로세스 단계 중 자신의 장점이 되는 부분을 탐색할 수 있었으며, 공동 작업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런 과정 중에서 의사소통 능력도 향상되었으며 교내 전시를 통해 주변 사물과의 어울림과 같은 공간적인 감각도 키울 수 있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시간과 실력이 모자라 내부까지 제작해 보지 못한 것이다.

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디자인 프로세스 간접 체험’, ‘학생 개인의 특성 파악’, ‘공동작업을 통한 의사소통 능력과 전시를 통한 공간구성 능력의 향상’등으로 학생 개인의 능력 배양과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었다.

 

Material & Structure 재료구조실습

1. 몇 년 전 일명 ‘토스터 프로젝트’라 불리는 한 영국 디자인 대학원생의 졸업 프로젝트가 화제가 되었다. 그는 세상의 많은 물건들이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들 손에 들려지는 것일까에 의문을 갖고 직접 하나의 물건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하는데, 그가 역설계를 진행하기 위해 선택하여 참고한 물건은 우리 돈으로 7000원도 채 안 되는 토스터였고, 결국 그는 9개월여의 시간과 200만원을 들여 약 5초 정도 사용할 수 있었던 토스터를 디자인(제작)했다.

2. 역설계를 위해 그는 먼저 구입한 토스터를 분해하였는데, 놀랍게도 그 토스터는 두 쪽의 빵을 굽는 기능을 위해 100여 가지의 물질(재료)로 된 400여 개의 부품들이 얼개(구조)를 이루어 조립된 제품이었고, 결국 그는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가장 핵심적인 다섯 가지 재료 – 철, 구리, 니켈, 운모, 그리고 플라스틱 – 를 선정하여 원료의 획득에서부터 부품의 가공 및 구조를 완성하는 조립까지 혼자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3. 사실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재료구조실습’이라는 산업디자인 전공의 한 과목을 맡기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하나의 물건이 디자인되고 설계되는 과정과 그것이 실제화 되는 과정에서 어떤 재료 또는 부품들이 어떤 조립방법으로 구조를 이루면서 제품의 실제적인 기능들이 달성되는지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에게는, 이 프로젝트가 안겨준 사회적 교훈과 함께 이 프로젝트의 실제 디자이너였던 토마스 트웨이츠가 하나의 물건을 직접 만들어갔던 과정들이 더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In this course, students run three case projects as a heuristic approach to learn about materials and structures. The first project investigates the design application feasibility of a single material. Second project aims to understand how to deal with different materials and explore their feasibility. In the last project, students develop and apply the concept of materials into the psychological dimension.

디자인과 재료 그리고 구조
4. 디자인이란 말은 하나의 (디자인된) 결과를 뜻하는 말일 수도 있고 (디자인하는) 과정을 뜻하는 말일 수도 있다. 그리고 특히 과정으로서의 디자인을 말할 때 ‘디자인은 유무형의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 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런데 하나의 가치가 창조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완성시켜주는 조형적 ‘구조’가 필요하며,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나 이상의 부품화 된 ‘재료’들이 필요하다. 이 말을 다시 하면, 디자인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들은 ‘조형’과 ‘구조’라는 가장 핵심적인 틀을 통해 실현(Realization)되며, 이 틀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또는 비물리적 재료들(Materials)들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 그렇기에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영역에서 디자인을 하든지 간에 그 영역의 컨텍스트에 맞는 다양한 성격의 재료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또한 그것들의 잠재성과 가능성을 가지고 어떻게 구조화 시킬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실제적인 도구로서의 사용을 전제로 하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영역에 있어서는 그러한 지식들이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데, 결국 재료와 구조의 관계는 그것이 수행하는 기능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디자인은 그 관계성을 인간을 위하는 가치로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6. ‘재료(材料)’의 사전적인 정의는 ‘어떤 물건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감’이며, ‘재료’의 순 우리말은 옷감, 땔감 등에 쓰이는 ‘감’이다. 재료는 생산된 것이거나 생산될 수 있는 어떤 성분 또는 요소이며, 구체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집하거나 모은 것들은 모두 재료가 될 수 있다.

7. ‘구조(構造)’의 사전적 의미는 ‘부분이나 요소가 어떤 전체를 짜 이룸. 또는 그렇게 이루어진 얼개’이며, ‘구조’의 순 우리말은 ‘얼개’이다. ‘얼개’는 곧‘짜임새’인데, ‘짜임새’란 ‘앞뒤의 연관과 체계를 제대로 갖춘 상태’를 뜻하는 말이니, 이미 ‘구조’라는 말에는 다양한 요소나 조각/부품들이 하나의 체계/시스템으로 질서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가 포함되어있기도 하다.

8. 결국 디자인의 관점에서 볼 때 재료와 구조는 디자이너가 개발한 개념들이 실제화 되는데 소용되는 필수요소이며, 사용자는 이렇게 구조화 된 디자인 대상을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삶의 가치를 느끼게 되는데 이런 것이 좋은 디자인이 갖는 순기능 중의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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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으로서의 ‘재료구조실습’
9. 그런 의미에서 산업디자인 전공에 개설된 ‘재료구조실습’이란 과목은, 하나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재료들이 어떻게 질서 있는 구조와 조형을 이루어 원래 목적된 유익한 기능들을 수행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실제적인 경험들을 다루는 과목으로서, 하나의 좋은 디자인을 이루는 개념과 기능 그리고 재료와 구조 및 조형이 각각 별개의 것이면서도 동시에 통합된 하나의 가치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을 형성하는 마당이기도 하다.

10. 이러한 학습을 위해서는 먼저 산업디자인 관점에서의 재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재료는 이론과 지식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부분과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부분들도 있다. 재료공학적 관점에서 물질이나 재료들이 갖는 일반적 특성과 개론을 다루는 것이 이론과 지식에 대한 학습이라면, 체험적 측면의 학습은 실재하는 다양한 재료들을 디자인 작업에 직접 사용해보면서 그 가능성과 한계 등을 직접 학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1. 본 과목에서는 재료와 구조의 체험적 학습에 있어 세 가지 경우를 프로젝트로 만들어 진행하였는데, 먼저는 단일 재료가 갖는 디자인 적용 가능성에 대한 탐구와 두 번째로는 ‘복합재’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가능성을 탐구해보는 실습, 마지막으로 재료의 개념을 정신적인 것으로 확장시켜 적용해보는 탐구에 대한 것이었다.

12. 단일 재료가 갖는 디자인 적용 가능성에 대한 탐구에 있어서는, 한 가지 재료만을 사용하여 하나의 오브젝트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데, 선택된 재료는 EVA(Ehtylene-Vinyl Acetate Copolymer) Foam으로써, 화방이나 문방구 등에서 다양한 규격으로 쉽게 구입이 가능한 디자인 재료였다. 그리고 다른 부수적인 접착제의 사용 없이 이 재료만을 가지고 동물이나 식물 또는 건축 등을 모티브로 한 모자를 디자인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이었다.

13. 단일 재료이기 때문에 그 재료가 갖는 특성이나 한계성이 최대한 실험되어질 필요가 있었고, 모자라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형식의 조립 방법을 실험해보는 것 역시 디자이너인 학생들에게 요구된 부분이었다. 과정은 ① 디자인 모티브 선정 ② 디자인 아이디어 개발 ③ 스케치 및 종이모형을 통한 실험 ④ 도면제작 ⑤ 제품 생산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 실제 모자를 착용하여 발표회를 갖는 것으로 종료되었으며, 사례는 다음과 같다.

최종 제품

Project 02_ Stool Design
14. 다음으로 진행한 재료 체험은 ‘복합재’에 대한 것 이었다. ‘복합재’는 두 개 이상의 재료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마치 하나의 재료인 것처럼 사용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재료 해석과 적용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이런 복합재의 성격을 이해하고 체험하고자 진행한 주제는 정형외과에서 깁스를 할 때 사용하는 캐스팅테이프와 스티로폼을 사용하여 스툴을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재료를 최소한도로 사용하면서도 사람의 하중을 충분히 지탱할 수 있는 스툴의 디자인을 목표로 하여 아이디어 개발과 스터디 모형 제작 그리고 실제 제품의 제작 등의 순서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최종 제품 실험

Project 03_ Designer Design
15. 마지막 재료 체험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는 ‘재료’의 범위를 물질적인 것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나아가 한 디자이너가 갖는 디자인 언어나 철학 등의 정신적 요소들도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진행되었다. 디자이너나 건축가 또는 예술가를 선택하여 그들에 대해 스터디를 하고, 이 과정을 통해 그 들의 디자인/조형 언어나 철학적인 요소들을 추출하여 이를 재해석한 디자인 오브젝트를 제작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이었다.

16. 이 프로젝트에서는 단순히 그 ‘디자이너스러운’ 무언가를 디자인하기보다는, 디자이너에 대한 스터디를 바탕으로 한 나름대로의 해석을 담아 디자인을 개발하되 오브젝트를 제작하는 물질적 재료 역시도 제한을 두지 않고 진행함으로서 더 많은 재료의 탐구와 실험이 가능하도 록 한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시대에 디자이너로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스터디를 통해 좀 더 폭 넓은 안목으로 디자인을 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도 담겨 있었다. 최종 디자인 아이템은 탁상 또는 벽시계였다.

포스터

17. 학기 중에 진행한 세 번의 재료 체험이나 지식적인 학습을 통해 디자인 재료의 모든 것을 다 이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그리고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은 늘 우리 주위에 펼쳐져 있는 재료와 물질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것들을 실험해보면서 디자인 적용 가능성을 다양하게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 디자이너가 인간을 위해 개발하고 구상하는 모든 아이디어와 개념 그리고 가치들은 결국 그것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재료’와 ‘구조’를 통해서 1차적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18.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 2학기마다 본 수업 ‘재료구조실습’을 귀한 학생들과 같이 진행하였다. 매학기마다 즐거운 열심을 가지고 목요일 오전의 4시간을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언젠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반갑게 만나 인사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수업의 기회를 주신 산업디자인 전공 교수님들께도 지면을 빌어 늦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적정기술의 나눔_ 사회공헌디자인

매년 수천만 개의 공산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것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대부분의 산업 디자이너들은 팔기 위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어떠한 제품들은 팔릴 것이고 그렇지 않은 제품들은 버려질 것이다. 만약 버려진다면 대량생산에 의해 수 많은 양의 쓰레기가 양산되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제품들은 의미 있고 그 중 절반 이상은 우리 생활에 필요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필요성과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디자인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현대의 디자인은 사람들의 환경을 만드는 도구로써 위선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따른 상업적인 디자인은 과연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디자인이라 하면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줄 창조적인 도구가 되어야 하는데 현대 사회에 있어서 디자인은 제 역할을 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다. 또한 단순히 겉만 번지르르해 진 디자인에 대해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책임은 우리 디자이너에게 있다. 현재는 과거와 다르게 융합적 가치 체계가 널리 퍼졌고 디자인 영역 또한 그 흐름에 맞추어 발전되어 왔다. 산업 디자인의 경우에는 과거에는 대량생산체제로부터 생산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발전되었다.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기능성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점차 사용자의 인지와 경험을 중시하는 감성을 요구하는 시대로 변화되었다. 그에 따라 디자이너와 사용자의 상호적 관계가 형성되었고 서로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디자이너가 영향을 주고 받는 분야는 다양해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맺는 만큼 디자이너는 문제점들을 만들 수 밖에 없다. 특히 현재 가장 언급이 많이 되는 것은 환경에 대한 책임이다. 제조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 그 제품 사용에 따른 오염 그리고 사용 이후의 폐기 과정. 각 과정에서 오염의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시도들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삶의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들의 사회적 책임 또한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사람들의 관계를 이용한 디자인이 떠오르고 있다. 과거 상업주의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정신적 만족을 추구 하려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올바른 디자인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사용자의 Needs를이해하고 사회적 맥락을 이에 적용한다면 좋은 사회적 디자인이 될 것이다. 창조적이고 기본적인 것의 시작, 적정기술은 사회에 공헌하기에 알맞지 않을까? 사회적 디자인이라하면 흔히 우리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을 생각한다. 현재 사회공헌 디자인은 대체로 제 3세계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 문제를 완화시키고 더 나아가 해결해 줄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으로 적정기술을 사용해 이루어진다. 여기서‘적 정기술’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이다. 특히 적정기술을 사용할 때는 문제의 근원을 찾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특정한 환경 혹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경우, 그들의 일상에 대한 충분한 관찰과 조사가 필요하며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그들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적정기술 사례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사례 1] Q-Drum
Q-Drum은 최소한의 기술과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활동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사례이다. 디자이너 한스 헨드릭스는 아프리카 주민들이 물을 구하기 위해 무거운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하루에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Q 드럼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동의 편리함을 주기 위해 굴리는 방식을 사용하였고 줄로 연결하여 끌고 다니는 방식이다. 그 모양이 알파벳 Q모양을 닮았다고하여 Q-Drum이라고 불린다. 이 Q 드럼을 이용하면 어린아이, 여성들이 적은 힘으로 많은 양의 물을 옮길 수 있다. 한번에 50L~75L정도의 물이 통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는 한 가족이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Q-Drum을 통해 시간절약이 되었고 각자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디자이너 한스 헨드릭스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을 잘 관찰하여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냈다. (출처 http://www.qdrum.co.za)

[사례 2] Liter of Light_페트병 전구
필리핀에서는‘내 보금자리 재단’이 주도하는‘1 리터의 빛’ 캠페인이 실시되었다. 지난 6개월 동안 저소득층 약 2만 5000가구가 방안을 밝히는 성과를 거뒀다. 그 중에서도 Sitio Maligaya라는 철길 옆 가난한 마을이 있다. 대부분의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 낮에도 어두운 바람에 넘어지기 일수 이다. 필리핀에서는 인구 40%가 하루 2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살고 있다. 그런데도 전기료는 비싸다. 필리핀에서 싸지 않은 게 하나 있는데, 그게‘전 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 때문에 약 300만 가구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전기가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가구에서는 아예 전등을 켜지 않거나 촛불을 켜놓고 살다가 종종 화재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가정들에게 전기를 이용하지 않는 전구는 얼마나 획기적인가? 전기 없이 밝혀 주는 페트병 전구의 등장은 마을 사람에게 정말‘빛 ’이 되었다. 이 페트병의 원리 또한 굉장히 간단하다. 지붕에 올라가 구멍을 뚫으면 집안 내에서는 구멍을 뚫린 자리만 빛이 들어와 밝을 것이다. 하지만 버려진 페트병에 세제 혹은 표백제를 탄 물을 담고 그 구멍 속으로 집어 넣으면 집안 전체가 밝아진다.

햇빛은 세제나 표백제 성분과 만나게 되면 흩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집안 전체에 빛이 퍼지게 되는 것이다. 작업의 경우 5분만에 완성되며 1달러의 비용만이 든다. 이렇게 적은 돈으로 약 55W의 전등의 밝기를 만들어낸다. 물론 이 전구는 태양이 떠있을 동안만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 낮의 변화만으로도 마을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출처 http://aliterofligh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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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 Sound Spray
해마다 5억 이상의 인구가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이 중 66만 명이 사망한다. 그 중 90%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데 놀라운 사실은 86%가 5세 미만의 어린이거나 산모라는 것이다. 결국 매 60초마다 1명의 어린아이가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많은 나라에서는 말라리아 퇴치 캠페인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좋지는 않다. 이 무시무시한 모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카이스트 ID+IM 연구소에서는 ‘Sound Spray’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 스프레이 또한 적정 기술을 이용한 예로, 제품의 핵심은 바로 ‘초음파’이다. 산란기의 암모기의 경우 숫모기의 소리를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다. 따라서 숫모기가 내는 1만2000Hz에서 1만7000Hz까지의 초음파를 작동시키면 암모기들이 도망친다. 이러한 소리의 원리를 이용하여 스프레이 형식의 모기 퇴치기를 만들었다. 기존 액체 살충제의 스프레이 형식에서 착안하여 스프레이 분사를 액체가 아닌 초음파를 분사한다.

Sound spray의 작동 원리는 우리가 어렸을 적 과학시간에 배웠던 간단한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자석에 의한 코일의 왕복 운동을 통해 전기를 얻는 것인데 자석을 코일의 방향으로 회전시켜 전기를 발생시킨다. 노즐을 누르면 쌓여있던 전기가 초음파를 방출한다. 스프레이를 1분 동안 흔들면 1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잠자기 전 8분 동안 흔들면 그 날 밤은 모기 걱정 없이 편안하게 잘 수 있다. 흔들기만 하면 모기 걱정이 줄어드니 안심하고 잠에 들 수 있겠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3세계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Sound Spray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아웃도어 용품으로 출시되어 야외활동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 (출처 : http://idim.kaist.ac.kr, http://blog.naver.com/hannah0201/110152770557)

이렇게 적정기술을 통한 제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생활의 변화를 준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스스로의 구매가 어려운 것이 대다수이다. 제 3세계 사람들이 자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의 교환이 비즈니스 구조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기부와 나눔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기부와 나눔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방적인 나눔의 형태가 아닌 스스로 틀을 만들 수 있는 기부가 되어야 의미 있다. 기본적인 기술을 이용한 나눔은 참 멋진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나눔 즉 디자이너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판단은 사실상 개인들의 몫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드는 자의 시선, 계획자의 시선에서 사회적 의식은 필요하다. 적정 기술이 기본적인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발전과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혁신적인 기술들이 나오기도 한다. 단순히 소비를 위한 디자인만을 개발한다면 창조적이고 실속 있는 디자인이 나오기 힘들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진보적인 기술들이 나오겠지만 그것은 시간에 따른 결과이다. 따라서 그 시점에서 필요한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이 당시의 최고의 결과가 아닐까? 따라서 그 시점에서 필요한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이 당시의 최고의 결과가 아닐까? 또한 유니버설 디자인. 에코 디자인 등 이미 각 분야의 고차원적인 디자인들이 실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사람’이 아닌 것부터 우선수위를 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 왜냐하면 디자이너의 윤리성에 있어서 보편적인 윤리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디자이너에게 높은 사회적,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며 인문적 사고와 실천을 요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날씨를 잡아라!

요즘 들어 날씨가 이상해지고 있다. 봄가을은 점점 사라져 가고, 맑다가 예고 없이 비가 오기도 한다. 올해 장마는 50일 넘게 이어지기도 했다.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기후 변화는 지속될 것이다. 지난 4월 기상청이 주최한 ‘2013 기상청 우산 디자인 공모전’이 많은 사람들의 성원 속에 마무리되었다. 기후변화 메세지와 기상 현상을 담은 우산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하여 총 3,153편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디자인 공모전에 3100여 점이 응모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기상·기후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날씨는 의류, 식품, 레저, 건설, 에너지, 농업, 수산업, 유통, 가전, 건강,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가령, 올해처럼 장마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고 하자. 비가 많이 내리면 재래 시장보단 주차장과 지붕이 있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을 더 선호하고, 홈 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된다. 또한 레저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실내 수영장이나 실내 놀이공원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음료와 빙과류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식품·유통업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건강·의료 분야에도 영향이 미치는데 일조량 부족, 높은 습도로 우울증 환자와 장염 환자가 증가하게 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의 51%가 날씨의 영향을 받으며, 국내 산업의 80% 정도가 날씨와 관련 있다. 날씨는 단지 우리 생활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의 지도를 바꾼다. 따라서 대비하지 못하면 날씨는 실패 요소가 되겠지만 이용할 줄 안다면 날씨는 기회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날씨만큼 소비자의 마음도 빠르게 변한다. 날씨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경영이나 마케팅에서는 날씨에 따른 소비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날씨 경영’, ‘날씨 마케팅’이 뜨고 있다. 날씨를 알면 돈이 보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스타벅스’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쌀쌀해지면 따뜻한 음료를 찾는다는 점을 착안하여 비가 많고 쓸쓸한 미국 시애틀에서 가장 먼저 ‘비 오는 날, 그리고 커피’를 내세운 날씨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마케팅은 성공으로 흥행하였고 지금까지도 비 오는 날 친구와 함께 오면 한 잔 더 제공해주는 ‘비 오는 날 쿠폰’ 등 날씨 마케팅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롯데 백화점에서는 전국 모든 점포에서 장마 기간 동안 예상치 못한 비가 와 비를 맞은 경우 타올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종이 쇼핑백이 젖을 경우를 대비하여 레인 커버도 증정하였다. 이외에 버스나 택시까지 담당 관리자가 우산을 씌워주는 등 다양한 날씨 마케팅을 선보였다. 이밖에 많은 곳에서 날씨 분석을 통하여 소비자 구매 패턴과 선호 상품을 밝혀 내고, 상품 발주와 재고 관리를 하거나 날씨 정보에 따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짜내고 있다.

날씨를 분석해서 상품 기획에 이용하는 날씨 경영, 날씨 마케팅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한 사용자의 대응 체계의 취약성을 보완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도 날씨를 기회로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날씨 어플리케이션이다. 오늘 비가 올까? 우산을 챙겨가야 하나? 우리는 매일 매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내일의 날씨를 확인한다. 앱스토어에 별도의 날씨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로 날씨 어플리케이션은 굉장히 많다. 대디컴퍼니의 날씨 앱 ‘테이크 웨더’는 사용자를 기상 캐스터로 만든다. ‘오늘 날씨 어때요?’라는 질문에 사용자들이 사진으로 대답하여 사용자들끼리 날씨 정보를 공유하게 만든다. GBM의 ‘웨더톡’도 비슷한 방식인데 GPS좌표값을 활용한 실시간 ‘내 위치 날씨’와 ‘톡(Talk)’으로 다른 사람들과 날씨 정보를 공유한다. 날씨 정보를 실제 그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해 더 정확한 날씨를 알 수 있어 사용자들은 기후 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 날씨 어플리케이션 말고도 기후 변화에 대응을 도와주는 제품과 서비스는 많다. WaarSchijntde-ZonWel.nl는 날씨정보를 기반으로 여행지를 찾는 사이트로, 사용자가 원하는 날씨(온도)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해 준다. 여행지를 결정할 때 중요한 요인에 속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날씨’이다. 그래서 이용자가 원하는 날씨정보를 기반으로 여행지를 추천하는 기능을 갖추고, 이런 기능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Winter Wake-Up는 사용자가 기상시간을 입력하면 밤새 온라인 기상정보와 연결되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종합하고 만약 밤 동안 눈이 오거나 얼음이 얼 경우에는 평소보다 일찍 알람을 울린다. 날씨 탓에 출근 전 소요시간을 배려한 발상이다. 또한 vavuud의 Wind meter는 전기 없이 작은 자석이 회전하는 제품을 스마트폰의 이어폰잭에 꽂아 풍향을 측정하며, 실시간으로 웹상에서 각 지역의 정보를 공유한다. 야외활동이 많거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배를 타야 하는 경우나 윈드서핑, 글라이더 등의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바람의 세기가 중요한데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대략적인 바람의 세기 정보로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이 제품을 통하여 매 시각 특정지역에서의 정확한 풍향 정보를 알 수 있다.

앞으로 환경오염이나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날씨는 더더욱 이상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날씨는 큰 실패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날씨을 읽고 이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날씨를 정확히 분석하고 예측하여 그것을 신속하게 상품 기획에 반영하여야 한다. 아니면 기후 변화에 취약한 사용자를 도와주어 사용자들이 날씨에 구애 받지 않도록 하는 날씨 관련 상품도 좋다. 날씨를 이용한 제품과 서비스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열어 날씨를 잡아보자.

2013 코엑스 산학연협력 탐방기

시스템 디자인 실습 수업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캡스톤 교내우수사례로 뽑혀 10월 23,24,25일,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산학연협력 EXPO’에 참가했다. 출품작은 ‘Home AED System’으로 기존의 자동제세동기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새로운 유비쿼터스 헬스(U-Health) 시스템으로 크게 자동제세동기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의 심장의 상태를 읽을 수 있는 팔찌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선통신을 이용하여 기기 간 정보공유가 이뤄지도록 하는 개념디자인을 제안하였다.

2013년 여름학기가 시작되기 며칠 전 같은 과 선배로부터 시스템디자인수업에서 같은 조를 하자는 전화를 받았다. 시스템 디자인 실습은 산업디자인 전공을 희망하는 3학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업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특히 수업의 모든 프로젝트가 조를 짜서 진행하므로 아는 사람들과 미리 조를 짜놓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선배와 함께 하기로 하였다. 수업진행은 크게 3단계로, 기본적인 역학에 관한 학습, 기존 제품 문제점 분석 및 리디자인, 새로운 제품 디자인으로 구성되어있다.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울뿐더러 학점에서도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젝트인데 크게 두 조로 나뉘어 우리 조는 자동제세동기를, 다른 한 조는 헬스자전거를 디자인하였다.

자동제세동기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되는 심장 정지 상태의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원상태로 되돌려주는 기기로써 의료인만 사용할 수 있는 수동제세동기와 달리 일반인들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한 두 개로 모든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으며 배터리를 이용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갑자기 발생 된 심장관련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자동제세동기는 낯선 기기이지만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심정지 환자와 자동제세동기 보급에 대한 법률적 강화 등을 보아 향후 몇 년 뒤에는 자동제세동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기존의 자동제세동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조금 더 값싸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자동제세동기를 디자인했다.

자동제세동기의 이름은 ‘VESTA’로 로마 신화에 나오는 가정을 수호하는 ‘Vesta’라는 여신의 이름을 따왔으며 시스템은 크게 자동제세동기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의 심박수를 체크하는 팔찌로 구성돼있다. 조원은 총 6명으로 초반에는 함께 자료를 조사한 후, 디자인을 하는 단계에서는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자동제세동기 디자인을 맡았고 다른 한 팀은 어플리케이션 설계 및 GUI 를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나는 어플리케이션조에 속하여 GUI디자인과 플래쉬 작업을 맡게 되었다.

어플리케이션의 역할은 크게 비상시와 평상시로 나뉘어지는데 평상시에는 심박수 관리, 자동제세동기 관리 그리고 응급처치 관련 교육을 담당하고 비상시에는 신속한 신고를 돕는다. 별도로 사용자의 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는 팔찌가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항상 체크하고 스마트폰에 심장 정보를 보내 사용자가 평소에도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심장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한다. 심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팔찌가 사용자의 심박수의 이상 유무와 움직임이 있는지 없는지를 분석한 후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면 비상신호를 스마트폰에 보내 빠르고 신속하게 119센터에 신고를 한다. 또한, 어플리케이션에 저장해놓은 비상연락망으로 긴급문자를 보내어 응급구조대보다 더 먼저 올 수 있는 근처의 가족이나 이웃들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동제세동기 프로젝트가 교내 캡스톤 디자인 우수사례로 뽑혀 10월 23일, 24일, 25일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산학연협력 EXPO에 참가하게 됐다. 이 전시회는 캡스톤 디자인 우수성과뿐만 아니라 LINC가족기업 취업박람회나 창인발굴 오디션, 창업 페스티벌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되었으며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 고등학생, 직장인들도 많이 참가하여 각기 개성 있고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들을 선보였다. 전시기간이 시험기간하고 겹쳐 팀원들이 각자 맡을 시간을 정해서 부스를 맡았으며 비는 시간에는 링크사업단에서 오신 직원들이 대신 자리를 지키며 설명을 도와주셨다.
첫날에는 한 시간마다 한 번씩 고등학생 단체관람객들이 와서 전체적인 시스템 및 디자인 프로세스등을 설명해 주었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와는 달리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미 학교에서 소방안전교육을 받아 자동제세동기와 응급처치 방법 등을 알고 있어 새삼 나이차이를 실감 할 수 있었다. 설명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후 시간이 조금 남자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학교 출품작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아이디어가 좋거나 마감 품질이 뛰어난 출품작들도 많았지만 가끔은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출품작들까지 역시 대학생들만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전시장이었다. 전시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던 점은 프로토 타입의 작동 유무가 보는 사람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즉 실제로 사용 가능한 정도로 구현하여야 하는데 시간, 기술, 예산 등의 문제 때문에 아쉽게도 작동되는 프로토 타임은 만들 수 없었다. 또한, 다른 팀들은 특허나 실용신안도 등록하고 비즈니스에 관한 부분도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으며 실제로 출품작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제품이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구현 가능성과 사업모델 등을 상당히 중요시 여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팀은 전체적인 시스템 개념과 외관에 집중하여 이런 부분들을 신경 쓰지 못했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다.

이번 산학연협력 엑스포를 통해 다른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출품 된 신선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었고 또 전문가들의 현실적인 조언들은 들을 수 있어서 진로설계와 앞으로 무엇을 좀 더 공부해야 할지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링크사업단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창출하여 창업 혹은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

가치의 재탄생

모두들 재활용, 리사이클링 (recycling)이란 단어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재활용이란 수명을 다한 제품이나 원료 등을 회수하여 재생, 이용함으로써 유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는 것으로 ‘재순환’을 말한다. 세계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환경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이 아주 중요하며 국가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재활용이 당연시 되고 있고, 우리 생활 속에도 재활용은 깊이 들어와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분리수거도 재활용의 한 방법이며 이외에도 리폼이나 중고 옷가게 등 우리는 기존의 자원을 일상 생활에서 쉽게 재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기존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더욱 더 가치있는 재활용(re-cycle) 방법이 생겨났는데. 바로 업사이클(up-cycle)이다.

새활용이란 말로도 쓰이는 업사이클은 기존에 단순히 용도를 변경하는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단순한 재사용 보다 한 단계 진보된 개념으로써 재활용품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불어 넣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재활용품의 가치를 높여 멋지고 아름다운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업사이클의 실천 사례로는 가정과 사회 에서 여러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 가 장 눈에 띄는 것으로는 업사이클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공헌 활동이 있다. 업사이클은 환경을 더 욱 가치있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기에 많은 기업 들이 업사이클을 사회적 공헌의 방법 중 한가지 로 실천하고 있다.

업사이클을 실천하는 유명한 기업으로는 스위 스의 프라이탁(freitag)이 있다. 취리히에서 가방 속 물건이 비에 젖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물색하 다 낡아 버려지는 트럭의 방수 덮개에서 아이디 어를 얻어 메신저 백을 만들면서 시작된 이 기업 은 낡은 트럭 방수 천막과 현수막, 폐타이어, 자 동차 안전벨트 끈 들을 이용하여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어낸다. ‘인간과 지구 를 보호함으로써 선한 이윤을 얻는다’라는 프라 이탁의 기업 철학답게 이 기업의 제품은 업사이 클링이란 아이덴티티 안에서 만들어진다. 이렇 게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가방 들은 유일한 패턴을 가진 가방으로서 희소성까 지 갖추게 되며 인기를 끌어 연간 30만여 개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게다가 프라이탁 가방이 판매되는 취리히의 본사도 17개의 컨테이너를 쌓아올려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솔메이트 삭스의 제품
솔메이트 삭스의 제품

또 다른 기업으로는 돈을 주고 버려야 하는 오 래된 소방 호수를 가져다 가방, 벨트, 지갑 등을 만들고 수익의 절반을 소방서에 기부하여 화재 진압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관들에게 지 원하고 있는 독일의 포이어웨어(Feuer wear)가 있다. 이 브랜드의 제품들은 모두 수작업 공정 으로 이루어지며 프라이탁과 마찬가지로 세상 에 하나만 존재하는 유일한 상품이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소방 호스의 글자 마크를 간직한 채 제작이 되고 있으며, 직원이 5명 뿐이지만 전 세계에 80개 매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가구 업계의 대표적인 업사이클 빈티지 브랜드 인 우리나라 기업 매터앤매터가 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의 화물을 운송하던 트럭과 오래된 집, 어선으로 사용하던 배, 바닷물에 오랜 시간 담겨져 있던 나무를 해체하여 얻은 나무들로 인 도네시아 현지에서 공정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 구로 탄생시킨다. 문제가 있던 나무들로 제품을 만들게 되기에 흠집이 나있고 큰 흠집 같은 경 우 나무를 메꾼 흔적이 나있지만 그런 점들을 빈 티지 적인 요소로 탈바꿈 시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하고있다.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교 통수단인 모터사이클의 폐타이어를 이용해 신 발을 만드는 인도솔(www.indosole.com), 타이 어로 핸드백, 백팩, 휴대폰 파우치 등을 만드는 사이클러스 (www.cyclus.com), 헌 옷에서 실을 뽑아내 그 실로 양말을 만드는 솔메이트 삭스 (Solmate Socks) 등 업사이클 브랜드들은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으며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업사이클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이는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소비를 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업들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업사이클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패션이나 가구 업계의 업사이클링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눈길을 끌만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마니아 층을 꾸준히 형성해 가고 있다. 그래서 그를 통한 작품이나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오래되진 않았지만 우정사업부가 사회적기업 터치포굿과 함께 업사이클링 전시를 연지도 2회째이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작은 규모의 사회적 기업만으로는 업사이클링 시장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고, 재활용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숙련된 디자이너가 확보되지 않아 제품의 가격이 높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 보호와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업사이클링 시장은 더욱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의 재활용 비율은 49.2%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자랑하고 있어 23.3%의 미국, 15%에 불과한 프랑스보다 훨씬 높다는 점 역시 업사이클 사업을 하기에 유리하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재활용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업사이클링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대단히 큰 흐름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우리나라에선 곧 업사이클이 새로운 디자인, 시장 트렌드로 크게 뜰 것이며 그에 따른 제품들도 아주 많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사이클을 보며 그저 단순히 쓰레기를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다거나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업사이클링의 의미는 환경을 위한 작업인 동시에 버려지는 물건으로부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고쳐 사용하는 것. 그저 환경을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도 충분히 생각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Universal Design

유니버셜 디자인 수업
수업 유니버셜 디자인은 디자인 융합과정으로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지식을 획득하고, 아이디어를 공유 및 창출하는 강좌이다. 학생들은 인간의 물리적 · 인지적 능력을 학습하여, 장애인 및 고령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안한 제품, 기기, 환경 디자인에 필요한 요소들을 각종 실습과 사례 조사, 등을 통해 탐구한다. 수업은 산업 디자인전공 교수와 물리치료학 전공 교수 2인의 공동지도 하에 진행된다. 산업디자인 영역으로 인간공학과 유니버셜 디자인을 심화 탐구하고, 물리치료학 기초 영역들을 배움으로써 학생들은 다양한 시선과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두 학문의 융합을 통해 기존에 디자인 영역만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풀어내는 능력을 배양함에 수업의 목표가 있다. 접근하기 어려웠던 두 전문 영역의 융합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유니버셜 디자인?
흔히 유니버셜 디자인을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인식하지만, 유니버셜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수를 위한 디자인이다. 장애의 유무나 기타 요인들에 상관없이 가능한 넓은 범주의 사용자가 다양한 상황에서 제품이나 환경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유니버셜 디자인의 고려 대상자인 장애인이나 고령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사용의 혜택을 주기 때문에 범용성을 특징으로 가지며, 초보자와 익숙한 사용자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때문에 유연성 또한 유니버셜 디자인의 큰 특징이 된다. 그러나 범용성과 유용성을 위해 좋은 디자인이 요구하는 어떠한 작은 요소도 포기하지 않는다. 즉, 유니버셜 디자인은 다수의 사람들의 편의와 요구를 수용하며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겸비하는 것이다.

유니버셜 디자인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로 뉴욕 필 오케스트라 연주 중단 사태가 있다. 연주 중단 사태는 객석의 노신사가 원인이었다. 연주가 한참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는 순간에 노신사의 아이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노신사는 소리를 끄는 방법도 몰랐으며, 배터리도 분리할 수도 없어서 자신의 벨소리를 오케스트라 연주에 더하였다. 이는 사용자가 제품 사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생긴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제품에 유니버셜 디자인적 접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다.

반대로, 유니버셜 디자인이 잘 적용된 성공 사례로는 OXO International의 Good Grips 시리즈들이다. 제품의 편의성과 기능을 고려하여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OXO 제품들은 유니버셜 디자인을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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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O의 제품들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탄생의 배경에서도 유니버셜 디자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OXO의 설립자인 Sam Farber는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부인이 주방기구들을 사용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것이 원인이 되어 제품의 디자인을 고안해 내기 시작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환자는 물론 일반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하였고, 동시에 제품 사용의 효율성도 설계의 고려 대상으로 포함하였다. 그는 모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주방기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소비자와 판매상을 만나는 등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제품을 설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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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그림1

Eye Drops Applicator[그림1]는 손잡이를 누르면 안약이 자동으로 투입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안약통을 편하게 들어서 원하는 지점에 쉽게 투약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또한 최소한의 힘으로 안약을 투입할 수 있는 효율성을 갖추었다.

그림2
그림2

AT&T 사의 Big Button Phone[그림2]은 고령자와 약시 환자를 위해 디자인 된 제품이다. 버튼이 크고 숫자가 명확하게 표기되어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용이 편리하며, 경련이나 손 운동 장애를 갖은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의 디자인에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특정 대상자만을 위한 분위기가 풍기지 않으며, 심플한 것이 특징이다.

그림3
그림3

트라이포트 플레닝의 핸디 워미[그림3]는 비닐봉투를 손으로 잡을 때 사용하는 보조 손잡이이다. 이 손잡이는 손에 걸리는 무게를 분산하여 무거운 물건을 쉽게 들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이다. 위의 사례들처럼 좋은 유니버셜 디자인은 다양한 사용자들 모두가 제품 또는 환경을 이용함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며, 외형의 모습도 훌륭한 디자인 요소를 갖추는 것이다. 수업 때 이와 같은 다양한 사례들을 조사 및 분석하고, 학생 스스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기존의 디자인을 개선하거나 새로이 고안하여 다양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유니버셜 디자인의 기본적인 법칙을 익힌다.

유니버셜 디자인의 7가지 법칙

유니버셜 디자인에는 7가지 법칙이 있다.

  • 공평한 사용_Equitable Use
  • 사용에 있어서의 유연성 확보_Flexibility in Use
  •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_Simple, Intuitive Use
  • 쉽게 인지 가능한 정보_Perceptible Information
  • 오작동에 대한 포용력_Tolerance for Error
  • 신체적 부담의 경감_Low physical Effort
  • 여유 있는 공간의 확보_Size and Space for Approach and Use

이 유니버셜 디자인의 7법칙이다.

“공평한 사용”은 어느 그룹의 사용자에게도 유용하고 판매할 만한 디자인을 의미하고, “사용에 있어서의 유연성”은 넓은 범주의 개인적 선호도 및 능력을 충족시키는 디자인을 뜻한다.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은 제품 혹은 환경의 사용법이 사용자의 경험, 지식, 언어능력, 집중력 증에 제한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함을 말하며, “오작동에 의한 포용력”은 실수나 의도하지 않은 조작에 대하여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신체적 부담의 경감”은 사용자의 신체적 부담이나 수고를 줄여 효과적이고 안락하게 하는 것이며, “여유 있는 공간의 확보”는 사용자의 신체 크기, 자세, 움직임을 고려해 적정한 크기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위의 7가지 법칙들을 사례연구와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학습하며, 더불어 이를 적용 및 응용하여 개인의 디자인 능력으로 내재화 한다.

장애와 고령화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장애에 대한 심도 있는 수업을 통해 이들이 겪는 불편함을 체험하고 이해한다.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 인지와 언어장애, 이들이 복합되어 나타나는 복합장애, 등 여러 장애의 요인과 특징들을 배움으로써, 이들 생활의 불편함을 감소 및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디자인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이들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체험하기 위해 각종 장애 체험기기를 이용한 실습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겪을 수 없었던 불편함을 경험하고, 이를 기반으로 불편함을 완화하는 디자인을 고안한다. 그러나 디자인을 함에 특정 소수 사용자를 위한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편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아닌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진정한 의미의 유니버셜 디자인이며, 이것이 유니버셜 디자인이 추구하는 바이다.

성남고령친화센터 방문
성남고령친화센터 방문을 통해 실제 고령자들이사용하는 제품들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 하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성남고령친화체험관은 전시체험, 생애체험, 치매체험 등의 3가지 프로그램이 있으며, 이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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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체험실에는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을 사용 대상자로 고려하여 디자인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학생들은 전시체험을 통해 이들을 위한 제품에 대해 파악하고 체험하게 된다. 11개의 테마 공간을 관람하며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현재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장애와 고령화에 대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유니버셜디자인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장애와 고령화는 우리에게서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들을 위해 디자인된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졌지만, 아직 이들이 생활함에 불편함을 느끼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음 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이들의 불편함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에 대해 생각한다. 실제 관람을 마친 학생들은 자신의 주위에서 잊고 지내던 장애나 고령자들에 대해 생각하고, 사회적인 분위기와 현재 상황을 고려하여 유니버셜 디자인적 관점으로 해결 방안들을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수업 유니버셜 디자인은 디자인 분야의 탐구뿐만 아니라, 장애와 고령화에 대한 체험과 학습을 통해 일반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환경과 상황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하며, 미래에 전문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을 하게 될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선과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한다.

유니버셜 디자인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다.
Universal Design = Design for All

Interaction Design

디자인예술학부에서는 3,4학년 학생들을 2012년 2학기 대상으로 인터랙션 디자인(캡스톤 디자인) 교과목을 운영하였다. 캡스톤 디자인의 취지에 맞게 산업 현장의 관심 트렌드를 파악하여 과제를 발굴하였고, 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조직 운영 방식을 교육에 도입하여 다양한 자질과 역량을 가진 학생들을 팀으로 구성하여 운영 하였으며, 과제 종료 시에도 현재 디자인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결과물들을 산출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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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캡스톤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 3 요소

1. 캡스톤 디자인 개요
캡스톤 디자인(capstone-design)이란 공학계열의 학생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학 전 과정에서 배운 모든 이론 교과목들을 종합적으로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산업체와 연계하여 작품을 기획ㆍ설계ㆍ제작하는 일련의 전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종합설계(Capstone-Design)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를 이용하여 팀원으로 하여금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의사소통기술과 실제 설계이론을 적용하여 창의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캡스톤 디자인은 기업수요에 부응하는 교과과정 개편(교과목ㆍ교재ㆍ교수법 등), 산업에서 요구하는 과제 발굴 및 수행등을 통해 제품의 실용화를 촉진하고, 학생을 관련 산업 기업으로 취업을 유도하는 실질적인 산학협력 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2. 인터랙션디자인(캡스톤 디자인) 수업 소개
2-1. 실무형 디자인 프로세스
본 수업에서는 산업 밀착형 교육을 위하여 현재 기업에서의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물도 현재 디자인 현장의 요구에 근접한 수준으로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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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인터랙션디자인실습(캡스톤디자인) 프로세스

1) 과제 기획: 시장자료 조사 및 기업 실무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IT 산업 현장에서의 중요한 많은 트렌드 중 하나로 ‘지식 경험 공유(knowledge sharing)’ 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 키워드가 본 수업의 대주제로 선정되었다.

2) 기회 발견: 최근 산업현장에서는 다양한 통찰력(insight) 얻기 위해 디자인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리서치와 분석이 이루어진다. 본 수업에서도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리서치 전에 인문ㆍ사회학적 측면, 사용자의 요구사항 측면, 시장성 측면, 기술 구현 가능성 측면에서 분석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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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 기회 발견을 위한 다면 리서치·분석 목적 및 방법론

3) 타겟 설정: 사용자 그룹별로 온라인 설문 및 일대일 인터뷰를 통해 발견된 사용자 요구 사항들을 선별하고 다음 단계에서 각 팀별로 컨셉을 발굴하기 위한 기본 프레임으로 사용될 PX(persona-experience) 맵을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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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타겟 설정을 위한 프레임 (PX(persona-experience)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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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특허 출원서

4) 컨셉 발굴: PX 맵 상에서 각 팀별로 컨셉 타겟 영역을 설정한 뒤 컨셉을 발굴하는 과정을 수행하였다. ‘크리에이티브 워크샵’이라는 명칭 하에 학생 및 교수가 같은 팀원 한명 한명으로 참여하여 수평적 위치에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굴하도록 하였다. 본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현실감 있는 아이디어로 발전될 수 있도록 지도되었다. 본 수업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산업 현장의 실무자들이 본 워크샵에 함께 한다면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컨셉이 발굴될 수 있다. 이렇게 발굴된 컨셉들은 디자인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컨셉 선별 과정이 필요한데 본 수업에서는 선행 특허 조사를 실시하였다. 변리사를 초청하여 선행 특허 조사에 대한 기본 교육을 실시하였고, 특허검색을 통해 학생들은 본인들이 낸 아이디어와 비슷한 특허 유무를 확인 할 수 있었으며 유사 특허 발견시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 또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특허 변리사와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특허 출원서 작성 및 본인들의 특허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지도 받을 수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국내 특허 출원으로 학생들은 본인들이 발굴한 컨셉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 받을 수 있었다. 본 수업 과정에서 발굴된 컨셉 중 5건이 국내 특허로 출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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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 특허 출원 결과

5) 상세 디자인: 현재 IT 산업에서 요구하는 디자인 결과물들은 각각의 디자인 전공자들이 각기 다른 결과물을 내 놓는 방식이 아닌 서로 융합하여 하나로 어우러진 최적의 디자인이다. 이에 본 수업에서도 팀원은 다른 전공(산업디자인ㆍ시각디자인ㆍ디지털아트)이지만 결과적으로 종합된 하나의 결과물로 사용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디자인 하였다.

6) 시제품 제작: 기존의 제품디자인의 경우 제품의 외형을 디자인하고 3차원의 디자인 목업을 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디자인에서는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을 디자인하고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시제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본 수업의 결과물에 있어서도 사용자가 제품이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함으로써 느끼는 경험을 평가하기 위하여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였다. 디자인 전공 학생들에게는 작동되는 시제품을 제작하는 기술이 부족할 수 있었지만 해당 제작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를 만나서 지도를 받거나, 다른 학과다른 전공 학생들과 함께 협업하여 결과물을 도출하였다.

7) 평가ㆍ피드백: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수행해 온 디자인 결과물을 평가 받는 다는 것은 교육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캡스톤 디자인 프로세스 중에도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가 있는데 해당 수업 이외 다른 수업에서 개발된 결과물도 공유하고 우수 사례에 대해 수상을 하는 등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본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평가 받고 피드백 받는 과정을 수행하였다. 또한 본 수업 결과 시제품들은 외부 학회(2013 HCI korea 학술대회)에도 출품하여 7개 작품 전시와 논문 발표를 하였으며, 그 자리에서 기업의 실무자들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 학생들의 작품을 외부인들에게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림) 외부 캡스톤 디자인 결과 전시 및 발표
그림) 외부 캡스톤 디자인 결과 전시 및 발표
그림 ) 시제품 제작 및 구현
그림 ) 시제품 제작 및 구현

2-2. 실무형 디자인 지도 방법론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 맞추어 인력 및 조직에도 유연함이 필요하다. 본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에 있어서도 유연함을 가지도록 진행되었다.

1) 팀 구성: 기업에서는 주요 프로젝트가 있을 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프로젝트 팀(Task Force Team, TF)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단기간에 최고의 결과물을 얻기 위하여 각자 다른 부서에 있더라도 프로젝트 수행 기간 동안은 한 공간에 모여 해당 프로젝트에 집중한다. 본 수업에서도 각기 다른 배경과 소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하여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개발하고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하였다.

2) 운영 방식: 강한 팀워크는 팀원 한 명 한 명의 전문성을 최대로 발휘하고 이를 하나로 응집시킬 수 있을 때 최대의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팀원들의 전문성을 단기간에 상승시키기 위해 새로운 교육 운영 방법론인 십자형 팀ㆍ그룹 조직을 운영하였다. [그림14]에서 팀당 한 명씩 선발하여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학생들끼리 그룹을 묶어 해당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때 각 그룹별로 해당 분야 전문가(기업 실무자 및 전공 교수) 미팅을 통해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거나 리서치ㆍ분석 방법론을 지도 받기도 하였다. 이후 그룹별로 결과물을 산출한 뒤 팀원들은 그 결과물들을 가지고 각 팀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모인 팀은 4개의 다른 그룹 결과물을 기반으로 컨셉 타겟 영역을 설정한 뒤 세부 컨셉을 발굴하였으며 이 컨셉들은 전술한 바와 같이 특허 출원으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였다.

표 ) 다양한 평가 과정
표 ) 다양한 평가 과정

2-3. 수업 결과물 사례
1) 투명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뉴 인터랙션 제안: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투명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뉴 인터랙션에 대한 컨셉.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 IT 기업을 위한 컨셉으로 특허 출원을 통하여 지식재산권을 확보하였으며 프로토타이핑을 통하여 구현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

그림 ) 탈부착형 안경 디스플레이 시스템 구조도
그림 ) 탈부착형 안경 디스플레이 시스템 구조도

2) 탈ㆍ부착형 안경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할 수 있는 웨어러블 컴퓨팅 디바이스의 하나로 스마트 글래스는 미래에 부각되는 새로운 디바이스 플랫폼이다. 이를 타겟으로 한 분리형 스마트 고글 시스템으로 제품 뿐 만이 아니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컨셉을 발굴하였으며 특허를 출원하였다.

 

 

3) 테이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카페 UX: 최근 삼성전자에서도 새로운 마켓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디바이스로 테이블 디스플레이(SUR40)를 개발하였다. 본 컨셉은 본 디바이스를 활용한 새로운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제안한 것으로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을 통해 활용 가능성을 테스트하였다.

그림 ) 테이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카페 UX 프로토타입
그림 ) 테이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카페 UX 프로토타입

3. 의의
산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디자인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교육에 적용하여 학생들이 디자인 실무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발굴한 컨셉은 디자인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특허를 출원하여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후 디자인으로 구체화 시켰다. 또한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고려하여 디자인 전 공간 융합된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을 제작, 컨셉의 구현 가능성을 확인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제작된 결과물들을 교내ㆍ외 전시회에 출품하였으며 다양한 업계의 실무자들에게 직접 발표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에서 본인들의 작품의 산업 현장에 응용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함양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디자인 실무 간접 체험’, ‘특허 출원’, ‘실무형 시제품 제작’, ‘외부 전시 발표 및 실무자 피드백’ 등으로 본인들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뿐 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으로 인한 예비 디자이너로써의 자신감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Healthcare Design

1. 수업 개요
/2013-1 헬스케어디자인

헬스케어디자인 수업은 ECD 융합디자인 전공과목으로써 디자인전공자들과 타전공자들의 융합프로젝트를 통하여 협업에 대한 역량을 증진, 디자인결과물을 산출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3년도 1학기의 헬스케어 디자인 수업은 이전과는 다르게 의료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며,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프로세스와 방법론들이 요구되었다. 하여, 현재 의료서비스디자인을 실무에서 연구하고 계시는 구정하 강사님이 수업의 진행에 참여하였고 이 글의 후반부에서는 구정하 강사님과의 인터뷰에서 있었던 의미 있는 내용들을 전하고자 한다.

본 수업의 과정은 한 학기동안 두 차례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프로젝트는 디자인예술학부의 이주명 교수님의 지도 아래 ‘건강검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두 번째 프로젝트는 구정하 강사님의 지도로 ‘원주기독병원의 로비’를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디자인을 제안하였다. 본 수업에서 진행한 의료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하여 필자는 10주간 진행된 두 번째 프로젝트의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2. 수업 과정
/의료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병원 로비는 환자가 병원과 만나는 첫 실내 공간이자 직접적인 서비스가 시작되는 공간이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은 기다리고, 이동하고, 정보를 제공받고, 소통하고, 거래를 한다. 이 프로젝트는 원주기독병원의 병원로비를 대상으로 환자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 혹은 서비스, 또는 로비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행위를 재해석하여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User Centered Design),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Design for User Experience)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다음은 프로젝트의 과정을 기술한 것이다.

1) 디자인 리서치 : 배경지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기술과 고객 지식, 비즈니스 환경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정의하고, 조사계획 및 사전 준비를 통해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진행한 후, 병원 현장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리서치를 더욱 심화 및 확장해 나갔으며 이 밖에 탐구를 위한 방법(도구)으로 에쓰노그라피, 이해관계자맵, 쉐도잉 등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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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료 해석과 아이디어 발상 : 리서치를 진행한 후에는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다. 여기에는 퍼소나와 시나리오, 디자인 드라이버 등의 방법이 이루어졌으며 로우데이터(rawdata)가 아닌 결과물에 대해 시각화한 자료를 보여주는 것이 요구되었다. 디자인 드라이버는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일컫는 말로 통찰(insight)과 그것의 집합체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며 모든 팀들은 리서치와 전략, 가치, 그리고 통찰을 컨셉(concept)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을 학습하였다.

untitled-243) 컨셉 선정과 발전, 심화 : 하지만 리서치 과정 및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 디자인 도구들이 어느 한 단계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가 마무리 될 때까지 수행과 반복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는 순차적이기 보다는 순환적인 구조를 가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구체화/시각화 과정을 통해 컨셉을 도출하고, 이를 발전·심화 시키는 단계를 몇 주간 진행하였다.

4) 발표와 전시 : 10주간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후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에서 발표 및 전시를 진행하였다. 각 조는 그 간 연구해왔던 환자 및 보호자의 needs와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종 결과물을 도출해내었다. 이는 제품 혹은 서비스의 형태로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제품/시스템의 도입, 병원을 찾는 이들 중 각기 다른 needs를 갖는 사람들을 고려한 서비스 디자인이었다. 아래는 그 결과물의 모습이며 왼쪽부터 차례로 ‘Mom’s eye’, ‘도란도란 수납’, ‘로비테라피’이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아이와 함께 병원을 방문한 부모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대기 시간을 줄일수 있도록 한 무인 수납 서비스, 야간 로비를 활용하여 내원 환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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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평가와 의의

“헨리 포드가 만일 일반인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아마도 ‘자동차’가 아닌,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이는 소니 전 회장이었던 모리타 아키오의 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고객 insight를 얻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일반인들을 이끄는 것은 분석이 아닌 직관을 통한 혁신적 사고를 바탕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사용자 중심 디자인(User Centered Design)을 반박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으나,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문제해결’로써의 디자인 개념이 부각되면서 디자이너들은 현상을 더 나아지게, 인간의 삶을 더 이롭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는데 이는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조형을 만들어 내거나 시각화하는 과정보다는 리서치와 분석에 대한 과정을 더욱 강화하게 하였다. 보통 우리가 디자인을 할 때에 사용자 조사를 하는 과정을 생각해보겠다. 이 과정은 문헌조사보다는 관찰, 인터뷰 등의 방법을 실행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들이 과연 얼마나 잘 수행되어지느냐 하는 문제는 연구자의 역량에 달려있다. 과연 우리는 이들을 프로젝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끌어갈 수 있도록 확실하게 사용했을까? 많은 경우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본 수업의 의료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환자나 보호자들과의 인터뷰에 너무 많은 의존을 하였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리타 아키오의 말처럼 고객에게 물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어떠한 직관적 사고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의료 서비스 디자인’은 다르다는 것이다. 다양하고 수많은 서비스 산업 중 특히 의료산업은 사람의 생명, 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의료현장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쇠약한 환자를 포함해 의료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며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직관적 사고보다는 오랜 기간 이 분야에 대해 연구하며 쌓은 지식과 사람 중심의 분석적 사고가 바탕이 된 서비스 디자인이 요구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본 수업에서 진행되었던 두 번의 의료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는 향후 학부 학생들이 이 분야로 진출함에 있어 서비스 디자이너 또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로써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 있는 첫 발판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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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_김민주_Kim, Minju / 산업디자인전공 / 석사과정
인터뷰이_구정하_Ku, Jungha / Design Care / Service Designer

1. 선생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비스 전략 디자이너’ 구정하입니다. 서비스디자이너라는 말은 굉장히 흔하게 쓰이지만, 본질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의료산업에 관하여 서비스 전략, 병원 경영, 환경 디자인 이 세 가지를 다루며 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전략가입니다.

2. 지난 헬스케어디자인 수업에서 의료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경험이 어떠하였나요? 또,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이들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처음에는 학생들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왜냐하면 이 학생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성이 확립된 상태가 아니라 그것조차도 키워나가야하는 학부 학생들이었기 때문이에요. 디자이너들이야 결과적으로는 이 수업에서 디자인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차원에서 좋은 것이지만 타 전공의 학생들에게는 ‘이 수업을 통해 어떤 것을 얻고 싶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고 그들에게 이 수업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했어요. 그런데 진행을 해보니, 잘하더라고요.(웃음)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자기분야에서의 관점을 유지한 채 방향을 내놓고,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백퍼센트 쏟으려고 하는 부분들이 아주 좋았어요. 나중에는 타 전공의 학생이 처음 보는 디자인 프로그램 툴들을 배워가며 같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들 간의 확연한 경계가 있었지만 나중이 되어서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이 된 거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분야에 대해 오픈마인드가 되고, 팀원들과 무언가를 함께 도모해 보아야겠다는 생각들이 생긴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것이야말로 이 친구들이 얻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죠. 마지막에 나온 결과물도 결코 디자이너만 해서는 나올 결과물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아마 학생들 스스로도 결과물이나 아이디어가 혼자 진행했던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한 느낌이 있었을 거예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이 수업에 비중을 두게 된 것도 그들이 스스로 느끼는 충족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해요. 또 결과물 자체를 보기 보다는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배웠다는 의미가 중요하구요.

3. 디자인 분야에서 새롭게 대두된 서비스디자인의 의미와 이것이 갖는 가능성은 무엇일까요?
지금 우리는 서비스디자인에 대해서 너무도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는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제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표현은 ‘서비스디자인이란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를 가지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디자인적 사고가 갖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이는 디자이너가 쓰는 방법이나 프로세스를 문제해결에 사용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세상에는 의료서비스를 포함한 여러 서비스가 있고 이들은 고유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부족했어요. 하지만 서비스디자인이라는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디자이너가 일을 하는 방법과 프로세스 등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된 것이죠. 서비스디자인은 사람을 중심으로, 또 그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비단 서비스 뿐 만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여러 사람들을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시켜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문제를 해결하게 하고 이전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서비스 디자인 또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그렇다면 의료산업에서 서비스디자인이 갖는 위기와 기회는 무엇일까요?
아시다시피 현재는 ‘의료서비스디자인’을 한다는 사람들도 많고 국가적으로도 지원을 많이 하려고 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 부분은 서비스 디자인을 의료산업에 적용할 때에, 디자이너가 그저 좋아 보이는 아이디어를 ‘짠’하고 내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 채 의료계에서는 그저 이벤트성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일로 서비스디자인이 부각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러워요. 그렇게 나온 결과물들은 실제로 병원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의료계 전체가 서비스디자인에 대해 등을 돌려버릴 수가 있는 거죠. 이를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지금으로써는 가장 위험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서비스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제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변화할 수 있고, 일을 하는 방법이 바뀔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알려줘야 합니다. 의료서비스에서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굉장히 한정적이고 지엽적일 수밖에 없어요. 의료계는 굉장한 전문성을 가진 분야이고 그 안의 사람들은 모두 다른 전문 분야를 가진 광범위한 곳이니까요. 우선 디자이너는 의료계 내의 사람들을 알아야 하고,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을 가져야 해요. 의료계가 가진 문제를 풀기 위해서 디자이너의 이러한 역량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고, 이를 서비스디자인이 잘 해낸다면 의료계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선생님께서 의료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실 때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며,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나요?
여러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해노력합니다. 초반의 리서치 및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과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자료들을 잘 모으는 게 중요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참여시켜야 해요. 이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얼마나 동기를 가지고 참여를 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물론 개인적인 동기들이 있을 수 있지만 본인들이 즐겁게 참여해야 무언가가 되는 것이거든요. 이처럼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참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디자이너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이야기와 더 좋은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닐까요?

6. 미래의 서비스디자이너를 꿈꾸는 연세대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 분야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신문도 많이 보고, 인문학 관련한 책들을 보는 것도 좋고, 다방면에 관심을 많이 가져두는 것이 나중에 서비스디자이너로 일을 할 때 중요한 원천이 될 것입니다. 서비스디자인은 혼자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도의 전문지식은 아니더라도 알아들을 수는 있어야 해요. 디자인 고유분야가 아닌 분야들에 대해서도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굉장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서비스디자이너는 종전 디자이너의 역할처럼 시각화를 전담하는 역할에서 벗어났으며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의 숨어있는 창의력을 꺼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예요.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긍지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디자이너가 세상에 나아가 변화를 주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